이렇게나 똑똑한 동물들 - 과학으로 들여다본 동물들의 인지 능력 탐 그래픽노블 4
세바스티앵 모로 지음, 권지현 옮김, 최종욱 감수 / 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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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또한 동물이면서, 다른 동물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동물들이 있고, 그 동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도 한데, 왜 이렇게 무관심한지 모르겠다. 오히려 나는 동물보다는 식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동물로서,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물들에 대해 어느 정도 레벨의 상식을 갖는 것이 맞다 싶어서 동물들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하려고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매우 잘 쓰여진 책이다. 그림도 책과 어울리고, 전체적으로 내용도 상당히 질적으로 높다. 일반 책에서는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복잡하게 다룰 것들을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게,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것들만 정리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어른도 보기 좋지만, 아이도 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이 책을 만화처럼 만든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동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동물의 세계에 대해 조금 더 특별한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좋은 점은 다양한 동물의 세계들, 즉 우리가 보고 생소한 동물들에 대해 논하는 게 아니라, 익히 우리 주변에 있는 다른 동물들에 대해서 논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양이나 닭, 돼지, 소, 염소 등이 나오고 그들이 느끼는 인지적 능력과 감각적 능력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반려동물인, 개나 고양이, 또는 새나 열대어 같은 동물들은 논의에서 벗어나 있어, 약간 아쉽기는 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개나 고양이 등에 대한 새로운 인지적 정보를 얻고 싶어할 것이다. 그건 아마도 저자의 전문 영역이 가축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뭏튼 가축이 바라보는 세계 또한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과 달리 다양하고 복잡해서 읽는 맛이 있다.

인간이 다른 동물에 대해 아는 것들, 다른 식물에 대해 아는 것들은 극히 한계적이다. 인간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인간이 다른 동물들에 대해 알고 있다는 지적 오만은 늘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또한 다른 동물들과 같은 동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다른 동물들 또한 그 자체로 고귀한 존재인 셈이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살아야 하기에, 살기 위해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존재한 인간으로서, 다른 동물들의 희생이 필요한 부분은 안타까운 일이다. 가능한 육식을 최소한도로 줄이는 게 다른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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