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코딱지 코지 웅진 우리그림책 95
허정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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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이야기다.

대부분 동화책은 해피엔딩인데 이 동화책은 새드엔딩이다. 마음이 아프다. 우리 코지는 과연 어떻게 됐을까? 경험에 의하면 아마도 말라 비틀어졌을 것이다.

코지가 말라 비틀기 전의 상황을 되돌아 보자

코지는 서영여 왼쪽 콧구멍 속에 사는 코딱지다. 코지는 거기서 편안한 삶을 영위한다. 조용하고 아늑한 곳. 소파도 있고 욕실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삶을 지루하게 느끼고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항상 모험에는 위기가 닥치는 법이다. 앞으로 갈수록 점점 밝아지며 온갖 좋은 향이 난다. 피안에 대한 희망이 부풀어 오르는 찰나, 갑자기 암전이 되며 무언가 커다란 것이 쏙 자기에게 다가온다. 코지는 정신없이 도망치며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자리에 코비라는 친구가 새로 나타났다. 코비는 오른쪽 콧구멍에 사는 코딱지. 코비는 코지에게 자기가 다녀온 바깥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거기는 완벽한 천국. 코지는 코비가 왔음에도 피안에 대한 환상을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서영이를 자극한다. 어떻게든 나가고 싶다. 이 세상에서의 삶을 끝내고 새로운 곳에서 환상의 세계를 살고 싶다!

결국 코지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시간이 온다.

서영이 손가락이 쑥 하고 왼쪽 콧구멍으로 들어오자 코지는 그 손가락에 편승해 드디어 밖으로 나온다. 성공. 드디어 피안에 이르렀다. 천국이다. 모든 것이 밝고 아름답다. 서영이 얼굴도 처음 봤다.

코지는 서영이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했지만, 서영이는 코지를 더러운 존재로 바라볼 뿐이었다.

서영이는 코딱지를 튕겨서 날린다. 코딱지가 날라간다. 코지는 코딱지일뿐, 코지로 존재하지 못했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

나는 이렇게 존재하는 듯, 존재하지 않으며 사라져 간다.

코지는 하늘로 날라간다.

그리고 어딘가에 떨어졌을 것이고,

그렇게 말라갔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콧구멍으로 들어가 생존할 확률은

우주에서 지구같은 행성을 발견할 확률이다.

근래 본 동화책 중 가장 마음이 아팠다.

코지의 삶이 어떻게 됐을까

2편이 나올지 궁금하다.

일단 죽지 않았을 거라 믿고 있다.

내가 믿는 한 코지는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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