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역사 - 한국 현대사의 숨겨진 비극들
김성수 지음 / 필요한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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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없던 시대는 없었다

안타깝게도 폭력은 폭력을 낳았고, 앞으로도 폭력은 폭력을 낳을 것이다.

폭력에 대항하는 법은 무폭력으로 대항하는 것이다. 사랑으로 상대방의 폭력을 희석시키는 것. 이것이 유일한 폭력을 없애는 방법이다.

진보와 보수, 진보가 권력을 잡아도, 보수가 권력을 잡아도, 서로를 제재해야할 대상으로 본다면 폭력은 사라질 수 없다. 세계의 모든 역사가 이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나누기 보다는 하나로, 한 공동체임을 깨달아 서로를 보듬어 가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이 폭력의 역사는

50년 대 이후부터 90년 대 까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다양한 의문사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일종의 보고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저자도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당시 조사내용이나 인터뷰등을 서술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인 내용은 진보측이다. 저자 스스로도 진보측이라 말하고, 상대방을 수구라고 말한다. 보수가 아닌 수구라는 말은 오랜만에 들어본다. 그 만큼 저자가 진보주의자라는 말처럼 해석되는 부분이다.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소크라테스가 나는 세계시민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진보자, 보수자도 아닌 다만 인간일 뿐이다.

책 내용은 현대의 90년대부터 시작해 50년대로, 역순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신선한 전개이다.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는 여수순천사건이나 4.3사건도 언급되고 있다. 4.3사건은 요즘도 계속 언급되고 있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은 민족의 상처인 것이다.

책은 전체적으로 객관성을 띠려 하지만, 전술한대로 진보적이다. 가해자는 감추고 축소하려 하고, 피해자는 확대하고 드러내려 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내용은 진보성을 띨 수 밖에 없다. 사건은 벌어졌고, cctv가 없기에, 인간의 말로 재해석된 사건들이 설명될 뿐이다. 이럴 수록 더 많은 자료들이 필요하고, 그 자료로 평균적인 값을 내는 것이 그나마 객관성을 담보하는 데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자료의 수집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의문사로 보기에는 의심적은 사건들도 보인다. 의문사의 기준이나 개념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첫번째 박태순의 건은, 의문사라기 보다는 사고사로 보인다. 특히 기관사의 증언을 보면 사고사가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히려 철로 위에 누워있었다면 의문사일 확률이 높았겠지만, 선로 옆에 서 있다가 기관차에 부딪쳤다는 것은, 기관사의 진술대로라면, 사고사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책은 일종의 현대의 가슴아픈 사건들에 대해 우리들에게 담담히 들려주는 일종의 보고서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일들이 새롭게, 그리고 가슴아프게 그려지고 있다.

전술한 대로 진보가 정권을 잡든, 보수가 정권을 잡든, 한 쪽을 경원시 한다면 이런 아픈 일들은 앞으로도 더 크게, 더 심각하게 일어날 수 있다. 정권이라는 탐욕 앞에 때로 인간은 동물같은 잔인함을 보인다. 이런 짐승들이 앞으로 안 나타난다고 누가 보장하겠는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너편, 내편이 아니라 우리라는 인식이다. 우리는 한국인, 일본인, 베트남인이 아니라 세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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