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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 성공한 근대화, 실패한 근대화 ㅣ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총서 99
김석균 지음 / 예미 / 2022년 11월
평점 :
해금이라는 제목 앞에 작은 제목으로 성공한 근대화, 실패한 근대화라고 적혀 있다.
즉, 이 책은 해양의 개방과 관려하여 근대화를 설명하는 책이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근대에 동양이 서양을 주도한 이유를 서양인의 해양 개척의 결과물이나 파생물로 바라 보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 조선, 일본 중 왜 유일하게 일본만이 근대화에 성공했고, 그로 인해 중국과 조선을 정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해양 개척에 대한 통사적인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그 뒤에 가서는 제목에 있는대로 근대화에 집중하여 설명하면서, 일본과 중국, 조서의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해양에 대한 책이 아니라 근대화에 대한, 특히 일본에 대한 근대사적인 고찰을 담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는 일본의 근대화의 성공으로 젊은 사무라이들의 진보적 개방성, 천황의 인정, 일반 국민들의 긍정적인 반응들을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근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끈 젊은 사무라이들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하고 있다. 일본은 개항되기 전에도 이미 다양한 경로로 세계 정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불평등한 조약을 통해 개항을 하면서도, 이에 대해 막연히 배탁적으로 다루지 않고, 다가오는 시대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 가운데 신진 지식인들과 젊은 사무라이들이 큰 역할을 했다.
조선이나 중국 또한 똑같은 과정을 밟았지만, 근대화를 이루는 주도세력이 극소수였고, 급진적이었으며, 무엇보다 국민들의 호응을 받지 못했고, 결국 이것이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중요한 기점이 됐다.
그럼 왜 국민들의 호응을 받지 못했을까? 아마도 국민들이 갖고 있는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이 무지는 정치체계에 대한 무관심, 기존 사상과 중국 사상에 대한 배타적 숭배, 이민족에 대한 무조건적인 척화 등을 포함하는 폭 넓은 무지이다.
일본은 이미 16세기 부터 네덜란드를 비롯한 다양한 나라와 외교하며 상당한 무역을 했고, 일반 국민들도 외국인에 대해 무조건적인 배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이런 일반 국민들의 사상적인 차이가 결국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좀더 진보적인 의식을 갖게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갖는 한계도 보인다.
책 제목은 해금, 즉 바다와 관련된 개해, 해금이 주요 키워드이지만, 뒤로 가면 바다보다는 근대화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거의 결론이라 할 수 있는 4편에는 해금이라는 단어 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결국 이 책은 해금보다는 동양의 근대화에 대한, 특히 한,중,일 3국의 근대화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책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서양인들의 바다로의 진출은 어쩔 수
없는 출구이기도 했다. 더 이상 갈 데가 없었고, 더 이상 개척할 곳이 없을 때 남들이 가지 않는 서쪽으로의 탐험을 시작했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언젠가는 어느 곳인가에 도착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비이성적인 열정이 결국은 신대륙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지만, 무모한 도전인 것은 확실하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수많은 전쟁을 바다에서 치루며 진보적인 무기를 갖게 된 서양인들이 바다에서의 해전에 대해 거의 무신경한 동양과의 해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러한 해전에서의 승리가 결국 서양이 동양을 지배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과 근대화의 직접적인 연관을 시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계기였지, 중요한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