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 수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기술이 되는가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조율리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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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읽고 난 후에 적은 글입니다.



난 스토아철학의 인문학, 특히 윤리철학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세 권의 책을 쓰면서도 그랬고, 최근에 낸 죽음에 대한 책도 또한 스토아철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사실 서양의 윤리철학은 고대로부터 스토아의 영향을 받아왔다고 할 수 있다.


200년 대 이후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종교가 철학을 먹어삼키지 않았으면,


중국의 유학처럼 스토아철학이 서양의 철학을 지배했을 것이다. 


서양인들의 합리적인 생각은 다분히 그 뿌리가 스토아철학에 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이 까다로운데, 이 책의 서평을 신청한 이유는, 


단 하나 스토아철학의 여러 부분을 보고 싶어서 였다. 


주로 우리는 인문학, 특히 윤리철학에 대해서 알고 있고, 자연학에 대해서는 아는 부분이 거의 없기에 우선 자연학에 대한 조금의 지식을 얻고, 인문학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고픈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선 이런 목적은 이루지 못했다.


이 책은 스토아수업 이라는 책 제목을 보면 스토아학파에 대한 제지식을 줄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스토아철학자의 열전이라고 볼 수있다.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에 특화된 인명사전이 맞다. 엄밀히 말해 철학책이 아니다. 


그리고 서두에 나온 것처럼, 이 책의 근간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과 그리스철학열전에 나오는 인물 중 스토아와 관련된 철학자들을 발췌해 정리하고, 거기에 저자들의 약간의 의견을 제시한 책이다. 그래서 원제도 "lives of the stoics"다. 이걸 출판사에서 번역해 책을 내면서 "스토아수업"이라고 했는데, 너무 나간 느낌이 크다. 이 책으로는 스토아수업이 안 된다.



하지만, 그래도 잘 정리해서 스토아 철학자들을 한 권의 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즐거움이다.


우선 먼저 내가 많은 영향을 받은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관련된 글을 읽었고, 또 소 카토와 제논에 대한 글도 읽었다.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들, 예를 들어 세네카가 고리대업업자라는 사실, 에픽테토스와 세네카가 함께 네로 황궁에서 생활했었다는 사실들이 흥미로웠다. 아직 위에 말한 두 철학자 열전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기에 철학자들의 삶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맨 마지막 나오는 글에 보면


"이 책은 스토아 철학자들의 삶을 다루지만, 사실 거기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죽음이다."라고 적으며 소제목으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고 적었는데, 스토아철학자에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세네카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도 책에서 죽음을 이야기하며, 담담히 말하지만, 그 근거는 삶을 올바로 살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삶과 죽음을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삶이다. 삶의 마지막에 삶의 하나로 죽음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세네카 등은 죽음에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만 삶 속에서 자신이 해야할 사명을 이루고, 공동체를 위해 선을 행하고, 신이 주는 운명에 맞서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답으로 삶을 개척해가는 것. 이것이 스토아철학자들의 삶이었다.


저자가 단순히 책을 정리할 뿐만 아니라, 좀 더 깊이 스토아철학자들의 책을 성찰해 보았다면, 스토아의 중심은 죽음보다는 삶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은 못 었었지만, 그래도 스토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옆에 두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으로는 스토아를 느낄 수 없다. 반드시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세네카의 책을 구해서 읽어보기 바란다. 이 책들은 당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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