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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어 - 예비용 왕자에서 내 삶의 주체가 되기까지
서식스 공작 해리 왕자 지음, 김광수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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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해리 왕자는 몇 년 전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이다. 현 국왕의 차남이다. 그리고 해리 왕자는 현재 왕국을 떠났다.

제목이 '스페어(spare)'인 이유는 말 그대로 해리왕자가 예비용이라는 뜻이다. 만일을 대비해.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해리왕자 스스로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했지만 현 국왕이 다이애나 비에게 실제로 내뱉은 말이라는 걸 첫 장에서 알게 되었다.


왕실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군주제가 아닌 우리나라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고 왕이나 여왕, 왕자와 공주 등에 대한 왠지 모를 환상도 갖고 있다.

해리왕자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자서전을 한 자 한자 더듬고 있다보면 해리왕자에게 궁 생활은 새장이었다는 것을 알수있다.



해리왕자가 600페이지에 걸쳐 말하고 싶은 요지는 한결 같았다. 언론의 대책없는 거짓과 무자비한 잔혹성이다. 그리고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파파라치들.

언론과 파파라치들에 의해 운명을 달리한 어머니 다이애나 비. 그로 인해 해리왕자 뿐 아니라 그의 형(왕세자)도 심한 트라우마를 겪었고, 그들이 무슨 행동을 하든 파파라치들과 악의적인 언론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 왕실을 나온 지금 현재까지의 삶을 놀랍도록 세세하게 기록한 이 자서전은 영국 왕실과 그의 가족, 자신의 과거, 언론에 대한 폭로다. 숨길 법한 자신의 과거도 드러낸다.

잘못한 것과 생각이 짧았던 점도 솔직하게 기술했다. 얼마나 객관적인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으로 인해 좀 더 사실을 바로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믿기지 않았다. 터무니 없는 거짓 기사에도 반박할 수 없다니. 심지어 그 소스를 제공한 곳이 왕실인 경우도 허다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형은 무조건 참고 인내하라고만 했다.

해리 왕자는 그 때문에 어머니를 잃은 것으로도 모자라 와이프까지 잃을 수 없어 결국 왕실을 떠났다. 어머니 다이애나 비가 그토록 원했던 삶을 본인이 이루고자.


이 책이 출간될 때 영국과 미국, 캐나다에서 사전 예약주문을 포함해 143만 권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첫날 이보다 더 많이 팔린 책은 또 다른 해리가 주인공인 "해리 포터" 뿐이다.

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이목이 어떠했는지.

책 출간이라는 방법으로 이를 역이용한 해리 왕자의 "세상을 향한 시원한 한 방"에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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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의 글쓰기 생각력 - 뇌를 확장시키는
황인선 지음 / 이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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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해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예술과 창작분야. 그 중에서도 글쓰기 분야는 점점 발달하여, 정교하고 세밀해지고 있다. 챗GPT를 통해 블로그 초안을 잡기도 하고 과제나 업무에 이용할 수도 있게 됐다. 하지만 이제 AI가 농담도 하고 거짓말도 한다. 이제 AI와 사람 간의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 기분이다.



이 책은 '아직까진' AI가 대체할 수 없는 종류의 글, 즉 탁문과 명문 중에서도 '탁문'에 집중한다. 탁문이란 정확한 언어 구사에 자기만의 독특한 식견을 담아 이해는 물론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글이다. 일명 고퀄리티 글이다. 이 책에서는 탁문을 쓰기 위한 글을 쓰는 방법을 얘기한다.



글쓰기란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내는 요리와도 같다. 좋은 요리를 위해서는 일단 좋은 재료가 필요하다. 그 좋은 재료를 '생각 금고'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재료를 이용해 좋은 글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생각력'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저자의 경험과 갖가지 사례를 들며 쏟아낸 것이 이 책이다. 빼어난 서문, 각국의 대통령의 연설문을 포함해 저자가 만들어 본 마케팅용 제목 예시, AI는 쓰지 못할 자기소개서 사례 등등. 그래서 두껍다. 하지만 재밌다. 글쓰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AI 시대라 한들, 우리는 계속 글을 쓸 것이다. 디지털이 발달되었어도 종이만 못하듯 사람의 글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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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조언 - 철학자가 들려주는 내 인생의 해답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안창우 옮김 / 온스토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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쫙 편 손바닥만한 사이즈의 작은 책이지만 두께는 꽤 있고, 앤틱한 디자인에 단단한 양장본. 그 속에 담긴 쇼펜하우어의 조언. 여기저기 수없이 인용되는 쇼펜하우어의 명언은, 그 양이 많은 나머지 한 권의 책으로 묶은 듯 싶다.



철학은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막상 읽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철학 공부는 어렵겠지만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의 조언에 담긴 짤막한 글도 뜻하는 바가 분명하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툭 툭 꺼내놓은 듯한 이 모음집은 술술 읽히지만, 반대로 책장을 넘기려는 손을 붙잡는 힘도 있다. '이 글에 대해 좀 더 생각을 해보지 그래?' 라고 말을 거는 느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왼쪽 페이지에 메모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오른쪽의 글을 필사해도 좋고, 글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도 좋은 공간이다. 쇼펜하우어의 조언과 내 생각이 나란히 적혀있는 책 한 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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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북유럽 - 일상의 행복을 사랑한 화가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손봉기 지음 / 더블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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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에서 온 초대장, 북유럽. 춥지만 따뜻한 동화가 있는 나라, 그래서 오히려 따뜻한 나라 북유럽이다. 내가 알고 있는 북유럽은 복지국가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여유롭고 느긋하다.


흔히 '미술'하면 서유럽의 작품들과 화가들을 떠올리게 마련이라 북유럽의 미술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알지 못했다. 그리고 북유럽 화가는 노르웨이의 뭉크밖에 몰라서 그런지 뭉크 외 다른 화가의 작품들을 '따뜻함'과 연결시켜보지 않았었다.


이 책은 북유럽의 대표 국가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의 주요 화가들 40여명을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들을 소개해준다. 북유럽 화가들의 작품들로만 구성된 미술관을 종이에 전시한 셈이다.



나는 미술을 좋아하지만 이 책에 실린 화가와 작품들은 대부분이 낯설었다. 이들의 작품은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근대의 북유럽의 화가들은 자기 논리와 생각에만 빠져 있는 고고한 서유럽의 현대 화가들과는 달리 여전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아름다운 풍경을 진실 되게 그리며 노래하고 있었다.'



진실로 그러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종이를 가득 채운 따뜻한 그림들이 펼쳐졌다. 그들의 그림은 대체로 소박하고 따뜻했으며 고요하고 여유로웠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그런 그림들이었다.


살기가 팍팍하고 힘들고 고될수록 우리는 이러한 따뜻함을 필요로 한다. 노력과 열정보다는 위로와 치유를 원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것을 충족시켜야 한숨 돌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 나에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겨울왕국에서 보내온 초대장, 북유럽 미술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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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 수채화로 그린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
박미나(미나뜨)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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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미술 하면 떠오르는 모네. 또 모네는 직접 가꾼 정원에서 여러 점의 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져 있다.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의 목록을 만들고 색깔의 조화까지 생각하며 계획적으로 정원을 만들어나갔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지로도 유명한 지베르니 정원은 모네의 꽃 목록을 바탕으로 정원사가 가꾸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에 방문한 저자가 그린 수채화 꽃 그림이다. 총 80개에 달하는 꽃과 나무는 실제 모네의 정원에 있는 것들이며, 따뜻한 수채화 옆에는 모네의 명언 등 짧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한 점 한 점 뜯어봐도 예쁜 꽃과 나무 수채화 그림. 이들이 한 데 모이면, 또 실제로 그것들을 내 눈에 담으면 얼마나 벅찰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봄, 여름, 가을, 나무로 구분된 챕터들을 지날 때마다 한 계절을 지나오는 듯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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