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에서 온 초대장, 북유럽. 춥지만 따뜻한 동화가 있는 나라, 그래서 오히려 따뜻한 나라 북유럽이다. 내가 알고 있는 북유럽은 복지국가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여유롭고 느긋하다.흔히 '미술'하면 서유럽의 작품들과 화가들을 떠올리게 마련이라 북유럽의 미술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알지 못했다. 그리고 북유럽 화가는 노르웨이의 뭉크밖에 몰라서 그런지 뭉크 외 다른 화가의 작품들을 '따뜻함'과 연결시켜보지 않았었다. 이 책은 북유럽의 대표 국가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의 주요 화가들 40여명을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들을 소개해준다. 북유럽 화가들의 작품들로만 구성된 미술관을 종이에 전시한 셈이다. 나는 미술을 좋아하지만 이 책에 실린 화가와 작품들은 대부분이 낯설었다. 이들의 작품은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근대의 북유럽의 화가들은 자기 논리와 생각에만 빠져 있는 고고한 서유럽의 현대 화가들과는 달리 여전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아름다운 풍경을 진실 되게 그리며 노래하고 있었다.' 진실로 그러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종이를 가득 채운 따뜻한 그림들이 펼쳐졌다. 그들의 그림은 대체로 소박하고 따뜻했으며 고요하고 여유로웠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그런 그림들이었다. 살기가 팍팍하고 힘들고 고될수록 우리는 이러한 따뜻함을 필요로 한다. 노력과 열정보다는 위로와 치유를 원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것을 충족시켜야 한숨 돌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 나에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겨울왕국에서 보내온 초대장, 북유럽 미술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