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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 - 스스로를 탐나는 인재로 만드는 실리콘밸리 CEO들의 경력관리법
리드 호프먼 & 벤 캐스노차 지음, 차백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경제불황이 장기화 되고 있다. 확실히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 기업들은 위기 의식을 느끼는지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고 있다. '구조조정'. 누군가에게 고용된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럽고, 무서운 카드다. 특히 식솔이 딸린 가장들에게는 사형선고에 비할 만큼 무시무시한 카드다. 솔직히 '구조조정' 뿐이겠는가? 오늘날 직업 세계에는 '45세가 정년'이라는 말을 줄인 '사오정'과 삼십팔세까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삼팔선' 등의 표현이 있다. 풍자적이긴 하지만, 현실로 다가올까 무섭다. 이런 표현까지 들어가며, 꼭 직장생활을 해야 되는가? 라는 의문마저 들기도 한다. 취업이 어려워, 첫 취업 시기는 늦어지고 있는데, 되려 퇴직 시기는 짧아지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매우 피곤하고,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렇듯 불안정한 미래와, 끝없이 이어지는 경제적 불확실성, 그리고 매 순간마다 직면하게 되는 수 많은 도전은 우리의 삶을 긴장의 연속에 빠뜨린다.
이런 상황을 만났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은 없을까? 일단은 기초체력이 강해야 한다. 성공과 승리의 싸움은 단시간 안에 승부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 긴 싸움을 대비한 강인한 체력은 물론이요, 인내력을 바탕으로 한 강인한 정신력 역시 강해져야 한다. 다행히도 그 동안 우리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이나 지그 지글러의 '정상에서 만납시다' 같은 책들을 통해 '성공'을 위한 기초 체력을 제법 길러왔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방이 없는 이상은 '진일보(進一步)' 할 수 없는 것이 냉혹한 비즈니스의 현실이다. 그래서 확실한 성공과 승리를 위해서 그 한방을 길러야 한다. 그 한방이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양학선의 '양1' 같은 기술(skill)이 될 수도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필수라고 일컬어지는 인맥이 될 수도 있다.(물론, 우리나라에서 통용 되어지는 인맥의 정의는 지연,학연,혈연에 더 가깝다.)
이번에 읽은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라는 책이 바로 인맥을 이용하여 멀게만 느껴지는 성공의 거리를, 한 걸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책이었다. SNS을 활용하여 전 세계 직업인들이 옛 동료는 물론, 현재의 파트너와 소통하며 비즈니스 인맥을 구축하도록 도와주는 사이트인 '링크드인'의 창업자 '리드 호프먼'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저자는 최고가 되는 첫 번째 진일보(進一步)를 사업가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창업해서 사업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고용해 '나'라는 브랜드의 Manager이자 CEO가 되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 걸음은 인맥 네트워크를 통해 '나'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라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틀 안에서 통용 되는 인맥 네트워크의 정의에 갇혀 있다 보니, 흔히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지연, 학연, 혈연을 떠나 만나는 사람을 대할 때면, '과연 이 사람은 내게 어떤 이득을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질문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상대방과 나, 그리고 주변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떠올려 볼 것을 권유 했다. 가치가 없어지면, 핸드폰에서 과감히 연락처를 지워 버리는 요즘의 인간 관계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새로운 정의였다. 아니, 잊고 있었을 뿐, 이 모습이 바로 성공적인 인간 관계의 원래 모습을 되찾는 기분이었다. 모든 인간관계의 시작이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 되어야 함을 느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겠지만, 나 역시 최근 들어 결혼과 승진을 통해 인간관계가 내가 원치 않게 정리됨을 느꼈었다. 결혼과 동시에 챙겨야 할 가족은 두 배로 늘어나고, 승진을 통해 직장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났기 때문이다. 백방으로 뛰고, 최선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시간과 조건 속에서 고작 내가 챙길 수 있는 사람은 한정 되어 있다는 것에 슬퍼졌었다. 이렇듯 백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죽어가는 인간관계를 볼 때면, 역시 인간관계란, 생생한 화초(花草) 마냥 살아 숨 쉼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기에 이 책과의 만남은 매우 반가웠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지속적으로 영양분을 제공하고, 가꾸고, 살펴야만 성장한다는 것을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저자는 한가지 팁으로 인간관계의 강화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을 알려주었다. 장기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로 최대한 빨리 돌입할 것을 권유했다. 여기에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이 사람과 나 모두가 이득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빨리 찾는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까?
성장하지 않는다면, 퇴보되는 시대다. 전진하지 않으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후진 되는 냉혹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도, 정답은 없다. 그래도 불확실성은 두려워하지 말자.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엄연히 다르다. 그리고 항상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정답이 없다고 두려워하지 말자. 정답으로 이끌어주는 공식이 있지 않은가? 그 공식은 바로, 제법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제대로 활용하여, 적절한 타이밍에 승부를 거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성공과 승리로 이어지는 공식이다. 물론, 관계가 뒷받침 될 때 가능하다. 믿을만한 사람을 통해서 정보를 얻을 때 가장 강력하고 신뢰도가 높다. 정보의 활용 방법도 제공자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타이밍 역시 생각지도 않은 인간 관계 속에서 얻을 수 있다. 저자의 가르침대로 새로운 관계가 늘어남에 겁내지 말자. 저자의 표현대로 우리의 관계 용량은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처럼 한 장의 사진이 늘어나면, 한 장의 사진을 지워야 할만큼 한정적이고, 찍어야 할 새로운 피사체들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기껏해야 150여명 정도 밖에 챙길 수 없는 시간과 능력을 갖고 있다. 나의 소홀함에 사라져 가는 관계 속에서 슬퍼하지도 말자. 오히려 내가 최선의 노력을 해서 챙길 수 있는 사람을 챙기며, 그 속에서 모두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윈-윈(win-win)의 방법을 찾아보자. 이 모든 것이 가능할 때, 우리를 괴롭히는 '사오정'과 '삼팔선'도 사라지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