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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는 CEO - 직관의 오류를 깨뜨리는 심리의 모든 것
유정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여름 휴가 시즌이다. 원치않는 야근, 매주 반복되는 가시방석 회의, 꼴 보기 싫은 상사와 CEO에서 자유로워졌는가? 지긋지긋한 알람소리도 당분간은 없는가? 좋다. 며칠은 일을 잊고 놀며 쉬는 것도 좋다. 그런데 모든 휴가를 이렇게 보내기에는 아깝지 않은가? 이런 자세는 당신이 휴가의 종료와 함께 사표를 던지지 않는 이상,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후반기와 그 이후의 직장생활을 위해서라도 하루의 시간을 투자해 착각하는 CEO을 읽었으면 한다.

착각하는 CEO는 연대 경영대학원과 기아차, LG CNS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을 거치고, 글로벌 컨설팅사인 아더앤더슨, 왓슨와이어트에서 전략과 인사 분야의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은 유정식 님의 새 책이다.
모든 제품 생산을 기계가 하는 제조업에서 조차도 직원의 심리적 특성과 한계가 조직운영의 양상을 좌우하고, 사람 관리의 성패를 가르며, 경영 전략의 방향을 제시함을 월급을 줘보거나, 받아본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대기업 PR광고의 헤드라인 카피가 '사람이 미래다' 이겠나? 착각하는 CEO에서는 경영의 오류와 실패를 줄이려면 사람의 마음에 죽목해야 함을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아주 훌륭한 책이다.

착각하는 CEO의 저자인 유정식님은 이번 책을 통해 대한민국 CEO들에게 쓴소리를 작렬한다. 앞,뒤 안보고 마냥 까기만 하는 비판이 아니라, 과학적 증거, 통계적 결과, 심리학적인 결론등을 내세워 CEO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자수성가의 끝판을 보여줬다 하더라도, 기업의 백년지계를 위해 자신만의 신념과 고집을 잠시 내려 놓으라고 CEO들에게 외친다.
책에서는 여러가지 흥미로운 결과들을 보여주며,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CEO 뿐만 아니라,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들, 리더의 위치에 올라갈 사람들, 어느 단체의 리더에게나 다 필요한 내용일 것 같았다.
그 내용들은 성과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팀을 짜야 하며, 좀비 같은 직원(선수)들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만들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또한 CEO의 눈에, 동료의 눈에, 드러나게 밟히는 무임 승차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도 제시한다. 그 방법들이 상당히 논리적이고, 구체적이며, 성공사례가 많이 있어, 차근차근 도입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물론,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 독불장군 CEO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굉장한 도움이 될 듯하다.

"앎이란 무엇을 아는지 그리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이다."- 공자 모르는 것을 모른다 말하고, 틀렸음을 틀렸다고 말하는 용기 있는 자가 진짜로 지혜로운 사람임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조용한 조직을 시끄럽게 만드는 것이 바로 지혜로운 경영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페이지 121).
말은 쉽다만, 사오정에서 삼팔선으로 내려오는 요즘 인사 분위기상,CEO 주관 회의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얘기하는 아닥(입을 닫는 행위)이 어쩌면 미덕으로 보이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의 분위기상 회의에서 나오는 CEO의 의견이 결론이고, 답이다. 그런데 저자 유정식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집단사고란게. 일사불란한 실행을 가능케 한다는 좋은 측면도 가지고 있지만, 도전장을 내미는 자가 있다면 내부인이건 외부인이건 상관없이 가차 없이 처벌하려 한다는 불합리한 면이 큼을 언급한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 마찰을 각오하면서까지 옳은 주장을 펼쳐도 이런 충성심은 수용은 커녕 무시되거나, 사표의 전조곡이 되곤 하기 때문이다. 이성보다 괘씸함이 앞서는 기업의 분위기다. 하지만, 유정식님은 조직의 혁신동력은 기존의 권위에 도전하며 기꺼이 반대 의견을 던지는 충심 어린 이단자들로부터 나옴을 피력한다.
맞다.다수의 의견이 충돌하고, 의사결정과 실행속도를 조금 지연시키더라도, 조금은 엉성하고 답답해 보이는 조직이 일사불란함이 연출된 조직을 항상 이김을 CEO 들께서는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가 딱 이렇다. 회의실만 들어가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대표를 찬양하는 예배가 된다. 이런 회의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것인가?를 항상 고민했었는데, 착각하는 CEO를 통해, 회의장에서 조리있게 내 의견을 내세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아직은 용기가 부족하지만... 착각하는 CEO를 통해, 열수는 배운 것 같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