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한 생활의 권유 - 하루에 하나씩 실천하는 마음 씻는 법
마스노 슌묘 지음, 김혜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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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 하면 일본 원전 사고 지역 뉴스다. 기형 물고기가 나오고, 사람이 죽어간다. 국내에서 원산지 속이는 이야기는 단골 뉴스다. 믿고 사먹을 음식이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정당과 정책을 믿고 투표 하면 뭐하나? 툭하면 비리로 잡혀가고, 오히려 당당하다. 그들의 허리와 고개는 선거철만 숙여질 뿐이다. 믿었던 판사들은 납득되지 않는 판결로 약자들을 우롱한다. 가장 중요한 경제. 어디가 바닥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 갈수록 상황은 나빠진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영화와 드라마와 구분이 안간다. 여기는 우리가 꿈꾸던 우리나라가 아닐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넘어지고, 좌절한다. 정직하게 살수록 고통 받는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힐링(위로와 치유)을 받기 원하고, 소위 언니라고 불리는 사람의 독설(잔소리)를 들어서라도 정신 차리기를 원한다. 좋다. 나쁘지 않다. 결과적으로 일어나면 되니깐... 허나 이것은 결국은 수동적인거다. 수동적으로 상황을 극복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수동적 삶 역시 습관이 된다. 습관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다 보면, 우리는 작은 돌부리에 넘어져도 일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능동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능동적으로 사는것. 적극적으로 삶을 사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 방법도 다 알고 있다. 단지 습관이 되지 않아서 어렵게 느껴질 뿐... 마스노 순묘의 책 '심플한 생활의 권유'가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복잡하게 살아도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멀티플레이어가 되어도 놓치는 것은 놓친다. 바쁘게 살아도 구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깐 바쁜 것이다. 마스노 순묘는 지금보다는 더 자유롭게, 때로는 더 여유롭게, 조금 더 심플하게 살아도 손해 보지 않는 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수동적인 삶을 살던 사람들에게는 능동적 삶을 사는 자세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정신 없이 바쁘게 살지만, 정작 돌아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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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이선희 옮김 / 예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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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끼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우리나라 청소년 문제. 일본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이지메(이지메르 いじめる)는 우리나라에서 왕따로 표현하고 있다. 학교 폭력, 성(sex)문제, 진로에 대한 고민거리, 학생들의 자살까지 어쩜 이리 닮았을까? 청소년기 성장통이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 잔인한 닮음이다. 얼마 전에도 경산에서 학생이 투신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왕따를 당하고,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유서에는 자신을 괴롭힌 학생들 이름이 적혀있었고, 교실에서는 성적 희롱도 당했다고 한다. 너무나 가슴 아픈 이야기다. ....... 일본소설인 시게마츠 기요시의 십자가 역시 이렇게 시작을 한다. 1989년 2학기 초... 왕따와 괴롭힘을 당하던 후지슌이 자기 집 감나무에 목을 메 자살을 한다.

 

 

 

 

이후 후지슌의 유서에 적혀있는 사람들과 후지슌의 가족들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후지슌의 절친이라 적혀있던 유짱(사나다)과, 후지슌이 좋아했던 여학생 사유리, 아들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을 살아가는 후지슌의 부모님, 그리고 후지슌의 동생 겐스케가 주요 인물들이다. 십자가라는 제목 때문에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 했었다. 생각 외로 십자가는 철저히 후지슌에 얽힌 인물들의 관계 회복과 화해, 그 과정 속에서 얻는 깨달음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들의 삶은 이 책 제목처럼 십자가를 짊어지고 사는 삶이 된다. 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 없고, 아무도 대신 지어줄 수 없고, 평생 자신들을 떠나지 않는 안타까운 삶 말이다.

 

 

 

 

"너희는 평생 눈을 빤히 뜨고 사람을 죽게 내버려둔 죄를 등에 지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어"... 후지슌의 자살소식을 취재하던 기자가 유짱에게 던진 말이다. 안 그래도 유서에 절친이라고 적혀 있어서 곤란했던 유짱에게 촌철살인 같은 말이었다. 뼈 있는 기자의 말은 유짱에게 후지슌의 십자가를 얹어준다. 후지슌이 좋아했던 사유리도 마찬가지다. 생일 선물을 건네주러 온다는 후지슌의 청을 거절한게 끝내 마음에 걸리는 사유리... 자신의 생일과 후지슌이 기일이 겹치는 바람에 평생을 기쁘게 생일을 맞이하지 못하게 된다. 소설을 읽을 때 인물들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하는 나에게는 후지슌도 후지슌이지만, 유짱과 사유리, 후지슌의 부모님 때문에 끝까지 먹먹한 기분 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다. 웃음소리 한번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유짱과 사유리가 후지슌과 후지슌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회복하는 순간까지 독자들은 먹먹함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이처럼 소설 십자가 에서는 후지슌 한 사람의 자살로 인해 수 많은 사람이 가슴에 풀지 못할 응어리를 품고 살아간다. 한 사람의 영향은 생각보다 강했다. 작가도 십자가를 통해 분명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

 

 

첫째는 관심이다. 주위를 둘러보고, 자녀를 돌아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작가 소개를 보니, 작가 역시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겪어본 사람이 가장 잘 안다고 한다. 당신이 부모라면, 자녀의 절친은 누구인지? 자녀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더 친근하게 다가가 주길 원하는 것 같았다. 친구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TV에서 우스개소리로 '복불복'을 외치고, 나만 아니면 된다고 어른들이 이야기해도, 그것은 진짜 웃자고 하는 이야기다. 소외받는 친구들에게 그러면 안된다. 그들에게는 더욱 관심을 갖자고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친구들을 괴롭히지 말자. 책에도 나오지만, 왕따를 가한 가해자들의 최후는 그리 아름답지 못하다.

 

 

두번째로 작가는 새로운 시각으로 왕따 문제를 다루자고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왕따 문제를 교육의 황폐화나 마음속의 어둠처럼 거창한 문제로 다룰 필요는 없다고 책에도 나온다. 물론 왕따 문제를 어린아이 같은 짓이라고 가볍게 여기지도 말자고 한다. 대신 이제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의 언어로 해결해야 된다고 한다. 청소년들에게 왕따 따위에 지지 말고 강하게 살아야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른들의 시선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지,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작가는 전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시게마츠 기요시는 왕따로 고통받다가 자살한 학생의 아버지 인터뷰를 보고 2주만에 십자가라는 작품을 썼다고 한다. 십자가는 2010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나고,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정확하다. 역자인 이선희씨도 십자가를 번역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고 한다. 나 역시 읽는 내내 먹먹함을 가슴에서 떨칠 수가 없었다. 가슴 먹먹한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러니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 교단에 계신 선생님들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 내 딸도 곧 학생이 되고, 친구가 생기겠지... 그때 아버지로써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 또 주위에 세상을 떠날 만큼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짱처럼 모른척 해야할까?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내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난 그 답을 십자가에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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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기력이다 - 인지심리학자가 10년 이상의 체험 끝에 완성한 인생 독소 처방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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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코끼리에게 족쇄를 해두면 성장 후에도 벗어나지 못한다. 처음에는 말뚝을 뽑고, 도망치려 발버둥치지만, 얼마있지 않아 포기한다. 어린 코끼리에게는 극복하기 힘든 족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점 자신의 삶을 옥죄는 족쇄를 받아들인다. 코끼리가 성장에도 마찬가지다. 족쇄는 크기만 변할 뿐 여전히 코끼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충분히 말뚝을 뽑고, 족쇄를 끊을 힘이 생기지만, 코끼리는 도전하지 않는다. 그렇게 코끼리는 평생 족쇄에 발목 잡혀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습관이란 참 무섭고, 타성에 젖으면 회복하기가 어렵다고들 하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은 생각외로 많이 일어난다.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교육 용어도 있다. 이번에 읽은 문제는 무기력이다란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문제는 무기력이다의 저자 박경숙씨는 국내 최초 인지과학박사다. 갑자기 박사님이 된 것은 아니고, 10년 동안 발전 없는 삶을 돌아보다, 자신의 삶에 은밀히 다가온 무기력을 발견하고 연구를 통해 극복을 했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무기력들은 자신의 일생을 지배할 수도 있고, 심할 경우 삶에 대한 의욕마저 빼앗아 버린다고 한다. 설마 내가?라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 저자가 올려 놓은 테스트를 해보았다. 아뿔싸... 테스트 결과 나도 심각한 무기력증 환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가볍게 날씨탓으로, 기분탓으로, 체력탓으로 돌려 스스로를 위로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상황들을 피하는 것이 습관이 되고, 도전을 하기보다는 안위를 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때로는 환경 탓만 하면서 내가 처한 상황을 돌파하기 보다는 피하려 하고, 탈출구를 찾기에 급급했던 모습도 찾게 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해도 안된다", "해봤자 소용없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바로 이 책을 들기를 권한다. 모든 일에 부정적인 태도로 대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생각외로 나는 괜찮겠지? 라고 하는 많은 분들이 나 처럼 은밀한 무기력증에 걸려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저자가 용기를 내서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다는 점이다. 저자 역시, 심각한 무기력증에 걸렸었다고 한다. 장거리의 출퇴근, 임신 중 스트레스,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심지어 극단적인 생각...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펼쳐지는 무기력한 상황을 맞딱뜨려야만 했다고 한다. 결과는? 저자는 승리했다. 그 승리의 노하우를 알기에 지금은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 뛴다고 한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저자가 자신의 제자와, 자녀에게 남긴 편지를 읽어 보면 안다. 편지를 읽으니 괜시리 눈가가 촉촉해지더라... 내가 청춘일 때 저자와 같은 멘토를 만났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날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많은 청춘들이 왜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원하는지, 위로에 목마른지 알겠더라.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앞으로 닥쳐올 미래를 견대내야 할 내 딸에게 해주는 편지 같아서일까...너무 공감이 되었다. 내 딸이 글을 알고, 세상을 조금 알게 될 때 저자의 편지를 인용해 들려주고 싶을 정도였다.

 

이 책을 많은 경영자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반 평사원보다 몇 배는 더 큰 스트레스를 견뎌야 할 경영자들은 무기력에 빠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영자들의 맹목적인 신념 때문에 무기력에 빠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되었다. 대체로 경영자들은 성공할 거라는 믿음, 결단코 실패할 리 없다는 믿음만 생각할 뿐 이다. 눈앞에 닥친 현실(이를테면, 무기력에 빠진 직원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의외로 무기력에 빠진 직원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창의적인 일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기계처럼 일하는 직원들은 점점 무기력에 빠지고, 타성에 젖기 쉽다. 특히 우리나라 처럼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성과를 향해 밀어 붙이다 보면 "하면 된다"가 "해도 안 되더라"라고 변하면서 무기력을 양산하기 쉽기도 하다. 신입사원이 자기 역할을 하는데 최소한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 전에 가능하긴 해도, 지치기 쉽다. 그럼에도 경영자들은 재촉하기 바쁘다. 오로지 성과가 인격이고, 실력이다. 우리나라 생산성은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미국보다 생산성이 높은 일본 기업의 비결이 무엇인지 아는가? 일본 기업은 정해진 시간 외에는 일을 하지 않고, 근무 시간과 휴식시간을 엄격하게 구분한다고 한다. 시간과 성과는 비례하지 않는다. 당장은 귀에 거슬려도 멀리 보면 공감 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得樹攀枝無足奇 懸崖撒手丈夫兒"

득수반지무족기 현애살수장부아

'가지를 잡고 오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되, 벼랑에서 잡은 가지 마저 놓을 수 있는 사람이 가히 장부로다'라는 뜻이다. 버리는것, 끝내는 것을 두려워하면 우리는 단숨에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대해 연연하지 말자. 훌훌 털어버리자. 그리고 미래를 보자. 지금까지 기회가 없었다 해도, 인생이 불운 투성이었다고 해도, 앞으로 계속 그렇게 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인생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순간의 화이팅으로 잠시나마 무기력한 상황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끝은 아니니 안심하지 말자.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족쇄를 완전히 끊고 말뚝을 뽑지 않는 이상 무기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차하면 또 무기력에 빠진다. 중요한 것은 태도와 의미다. 어떤 태도로 문제를 직시할 것인가? 어떤 의미를 부여해 상황을 돌파할 것인가? 아마 삶의 돌파구를 찾는 방법을 이 책, 문제는 무기력이다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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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람을 얻는가 - 초한지 유방의 인재경영 리더십
신상이반 지음, 하진이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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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았다. 저잣거리 광대에서 하루아침에 왕 역할을 해야 했던 하선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다. 영화의 또 하나의 재미는 감독의 메시지였다. 감독은 관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광해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참 리더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는 그 누구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한 왕의 대역, 광대 하선의 리더십이 빛이 난다. 비록 저잣거리 광대지만,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 하선은 알고 있었다. 영화에서는 사람을 대할 때 진심을 다해 대하는 하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진심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얻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래 저게 바로 리더지!"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하선을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던 도부장과 사월이의 모습을 보니 진심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껴졌다. 냉혈한으로 비추어지던 허균도 끝내는 하선의 모습에 감복하고 절로 고개를 숙이더라...  명 장면이었다. 나도 모르게 하선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고 싶을 정도였으니... 

 

 

사실 나처럼 광해의 하선 같은 리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초한지의 유방은 그리 반가운 리더는 아니다. 천하의 항우를 자결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유방이지만, 때로는 리더의 자질이 의심되는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적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수레에서 자녀를 던지는 모습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천하통일의 일등공신인 한신을 후한이 두려워 팽(烹)하는 리더 유방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후대는 첫 번째 모습을 놓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했다고 평가한다. 자녀를 던지는 모습이 진심이 아니었을지언정 진짜 이 방법밖에 없었을까? 혹시라도 항우가 자녀들을 죽였다면? 역사는 어떤 평가를 했을까? 항우가 통일을 했다면, 자신의 목숨을 위해 자식을 버린 비정한 아비 유방이라고 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한신의 토사구팽을 두고, 영웅은 때로는 뻔뻔해야 된다는 평가다.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한신의 재능과 가능성을 두고 통일의 일등공신인 한신을 가차 없이 대하는 유방의 모습은 전혀 반갑지가 않았다. 한신을 버린 유방의 모습은 지금이라도 평가절하해야 한다. 이 모습을 인정한다면, 그 누가 리더의 본심을 알기 전까지 최선을 다할까?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읽은 <어떻게 사람을 얻는가>라는 책은 충분히 재미는 있었지만, 공감하고 싶은 부분과 공감하고 싶지 않은 두 부분으로 나뉘었다. <어떻게 사람을 얻는가> 속에는 타고난 인복(人福)으로 천하를 얻은 유방이 어떻게 사람을 얻고 천하통일을 이루어 가는지 보여준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 최상의 성과를 내는 리더 유방의 모습은 많은 분들이 배워야 하는 모습이었다. 잘 모를 때는 잘 모른다고 인정을 하고 겸손하게 귀를 기울이는 자세도 보기 좋았다. 무지한 리더의 고집은 조직의 몰락으로 이어짐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방의 모습 중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필요 이상으로 속마음을 숨기고, 때로는 뻔뻔하고, 매몰차게 행동하는 모습이었다. 저자는 이 뻔뻔함을 자신감이라고 했다. 번역의 실수라고 하기보다는 저자의 판단 미스가 아닐까 싶다. 뻔뻔함은 리더들이 버려야 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지나친 자신감은 조직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반복되는 실수를 뻔뻔함으로 무마한다면, 힘들게 얻은 인복도 떨어져 나가는 게 비즈니스 현장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유방은 진중함이 부족했다. 최선의 고민을 한 뒤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하는 건 어쩔 수 없다만, 무조건적으로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한신의 결과는 두고두고 안타까운 유방의 실수가 아닐까 싶다.

   

어찌됐든 우리는 역사의 1등만 기억한다. 1등은 누가 뭐라 해도 유방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상대가 항우라는 대진운도 따랐다고 평가하고 싶다. 유방이 삼국지의 조조를 상대했다면 어찌됐을까? 볼만했을 것 같다. 많은 동양인들이 중국의 기틀을 잡은 유방의 리더십을 통해 리더십을 배우고자 한다. 몇 가지 흠이 있긴 하지만, 아무것도 없던 건달 유방을 목숨 걸고 따랐던 인재들을 보면, 유방의 리더십이 성공적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결론은 진심 어린 관계다. 숫자가 인격이고 품격인 비즈니스 현장은 싫다. 사람이 인격이고, 사람이 성과인 비즈니스 현장을 원한다. 비즈니스의 성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영자의 인재관리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를 잃어도 상관없다. 직원들만 내 곁에 있다면 언제든지 새로운 회사를 세울 수 있다. 회사는 남고 직원들이 떠난다면 나는 영원히 재기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리더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비즈니스 현장에 적용하면, 우리가 원하는 리더는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적당히 뺄 거는 빼고, 더할 거는 더할 때 우리가 원하는 리더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참 재미있는 책이었다. 초한지 인물뿐만 아니라, 조조, 제갈량 같은 삼국지 인물들도 등장하고,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적용된 리더십 사례들도 재미있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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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그가 남긴 말들 - 드러커 어록으로 완성하는 자기관리 실천노트
우에다 아쓰오 감수, 사토 히토시 편저, 장영철 국내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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而立을 막 지났다. 인생의 절반도 오지 않았다. 이런 내가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 3권을 꼽으라면? 웃길려나? 앞으로도 더 많은 책을 읽게 되겠지만, 지금까지 나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3권의 책을 꼽을 수 있다. 단연 1순위는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2순위는 '사카토 켄지의 메모의 기술', 3순위는 '지그 지글러의 정상에서 만납시다'를 꼽는다. 3권 다 군 시절에 읽었던 책이다.  군 시절은 나에게 매우 특별했다. 내 인생의 완벽한 전환점이었기 때문이다. 학사경고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군에 입대했던 나. 사실, 그 전에는 꿈도, 미래도 없었다. 부모님 성화에 못 이겨 대학을 갔지만, 공부보다는 노는게 좋았다. 이런 내게 오기와 도전을 불러일으킨 선임이 있었다. 힘들고 고된 군생활 속에서도 철저히 자기 관리를 했던 한명의 선임... 처음에는 너무나 완벽하고 빈틈이 없어 왕재수였지만, 점점 롤모델이 되어 갔다. 선임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고, 선임이 읽은 책을 똑같이 읽었다. 수첩과 볼펜을 분신처럼 여기던 선임을 따라하게 되었고, 5분 단위로 끊어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을 보고 시간관리의 비법을 조금이나마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선임이 남겨 놓고 갔던 3권의 책을 읽고 실천하면서 나는 완전히 변하게 되었다. (물론 재수없는 성격도 약간은 닮아버렸지만...)

 

피터 드러커의 책으로 막상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지만, 정작 사회생활 하면서는 그의 책을 다시 읽지 않았다. 시간이 없었다기 보다는 그의 이론과 원리원칙을 무기삼아 회의시간에 열변을 토하다가 여러번 박살났었기 때문이다. 원리원칙을 주장하는 모습은 사실 우리네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그리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비즈니스 현장은 말 그대로 전쟁터다. 총성과 무기만 없지, 워낙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순간에 원리를 파악해서 정도(正道)를 걸어간다? 다 웃더라... 비즈니스 현장은 여전히 성과가 인격이고, 숫자가 품격이다. 대다수의 경영자들이 피터 드러커의 멋진 말을 인용해 전하고, 직원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권하긴해도, 실제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피터 드러커를 케케묵은 학자 취급 한다.

 

 

그래도 피터 드러커가 누구인가? 경영의 신 잭 웰치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아닌가? 위대한 기업과 위대한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피터 드러커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별히 자기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원리에 대해서는 피터 드러커의 연구가 가장 탁월하다. 언제나 많은이들이 성장하길 바랬고, 매 순간 어떻게 생각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코치해주고 싶었던 분이 바로 피터 드러커다. 비록 고인이 되어 그의 가르침을 받을 수는 없지만, 세계에는 피터 드러커의 가르침을 전하는 사람이 많다. 이번에 읽은 '피터 드러커, 그가 남긴 말들'. 이 책은 일본 드러커 학회 회장인 우에다 아쓰오가 감수하고, 드러커 학회의 감사이신 사토 히토시가 편저한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1부 사고편과 2부 행동편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각각 다섯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어떻게 자기를 관리하고, 자기를 발전시킬 것인지 피터 드러커의 이론+저자의 가르침을 배우게 된다. 피터 드러커가 가르치는 시간관리의 비법, 리더의 최고 덕목 중 하나인 의사결정 요령을 배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목표 관리 방법등 실제로 일과 공부 등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 담겨져 있어 새 학기에 놀라운 성과를 내고 싶은 학생이나, 업무에서 탁월한 결과를 보여주고 싶은 실무자들은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이 혼란한 시대에 피터 드러커는 우리에게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생각하라고 할까? 피터 드러커가 살아있다면 과연 무슨 말을 전하고 싶을까? 그는 이제 세상에 없다. 아쉽지만 그의 가르침은 그를 연구한 학자들에 의해 책으로 전해질 것이다.  그 결과물들이 바로 이 책 '피터 드러커 그가 남긴 말들' 같은 책 들이 아닐까 싶다. 피터 드러커가 세상에 남긴 수 많은 책들을 다 읽고, 실천에 옮기기에는 우리네 삶은 너무 바쁘고, 시간은 빠듯하다. 그가 남긴 책들에서 핵심을 뽑아 살을 붙인 이 책' 피터 드러커, 그가 남긴 말들'을 통해 피터 드러커가 그토록 원했던 자기발전을 이뤄보자. 피터 드러커 본인도 아마 이것을 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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