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 인간관계가 어려운 당신에게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 다른상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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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자르 그라시안'이란 이름에 홀린 듯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궁금했거든요. 이름이야 여러 번 들었지만, 누구인지 뭐하는 사람인지는 몰랐습니다. 또한 청소년 권장도서 목록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사람을 얻는 지혜>가 있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추천 도서는 일단 들여다 보니까.







깔끔하고 단정하게 편집된 책인데도 첫인상은 '재미없을 거 같다'였습니다. '인간 관계가 어려운 당신에게'라는 부제에 거부감이 들었던 탓입니다. '사회적 관계'가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아직 마음 속으로까지 인정을 못하는 거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기를 권합니다



그런데 웬 걸, 이 책은 정제된 문장 속에 '관계'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240개 정도의 짧은 조언 모음이라 훌훌 넘긴다면 한 시간이면 읽을 수도 있겠어요. 그렇지만, 한 꼭지 읽을 때마다 눈을 멈추고 사색하시기를 권합니다. 한 문장, 한 문장 허투루 읽을 게 없네요. 저의 경우, 1장은 생각할 거리가 많아 거의 초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편집이 잘 되어 눈이 편하고,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한 쪽에 금언을 한 가지만 실어, 여백도 많고 단정한 글씨체도 눈에 와닿습니다.

 








이 책의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17세기 스페인의 예수회 성직자이자 철학자입니다. 드디어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성직가가 쓴 금언집이라면 얼핏 고리타분하고 딱딱할 거 같은데, 이 책의 내용은 어느 시대에도 빛을 발하는 조언입니다. 환경이 어떻게 바뀌어도 결국 사람에겐 '관계'가 목적이고, 수단이니까요.


 시대를 초월하여 받아들여지는 이책은 놀랍게도 <착하게 살아라>라고 하지 않습니다. 성직자가 이런 조언을 하다니... 그러나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살았던 17세기 스페인은 부의 양극화, 전쟁 참패  등 사회 문제로 혼란이 심한 상태였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자신의 지키고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도록 하는 방법을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지었다고 하네요. (책날개의 작가 소개에서.)








책은 총 5장으로 나누어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개인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해 조언 하고 있습니다.


이런 힘든 환경에 처한 개인에게 저자는 상황에 따라, 마주하는 사람에 따라 때로는 뱀처럼 교활하게, 때로는 비둘기처럼 온후하게 행동하라고 주문합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시험도 해보고, 자신의 의도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을 경계하라 합니다 (1장). 거절을 연습하라, 의심히 효과적일 때가 있다 등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는 냉철하게 느껴지는 조언들이 있습니다 (2장). 자신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지 말라, 체면을 내세워봤자 득이 되지 않는다 등 삶을 살아가며 얻게 되는 고마운 조언도 담겨 있습니다 (3장). 물론 약삭빠른 관계의 기술만을 서술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해서는 성공에 특효약은 없다, 단 하루도 소홀히 여기지 말라고 신실한 조언을 건넵니다 (4장). 






앞으로도 사람의 인생에서 관계는 여전히 중요할까



이 책에 담긴 금언은 몇 백년이 지난 지금의 개인에게도 꼭 필요한 조언들입니다. 앞으로는 어떨까요? 요즘은 게임, SNS에서만 소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AI와 공존하는 세상에서도 이 책의 조언은 여전히 유용할까요? 


사람은 결국은 깊은 관계 속에서 안정을 느끼고 행복해 합니다. 미래에는 이런 책을 교재로 '이상적인 인간관계'를 교육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개인이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될 겁니다. 언제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관계에 관한 통찰을 마주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 책이고요. 관계가 점점 가벼워지는 요즘,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되는 요즘, 더욱 소중해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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