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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스톤
김빛누리 지음 / 마인드레인 / 2022년 11월
평점 :
판타지 좋아합니다. SF도 로판도... 오랫만에 달달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읽어보았어요.
이 책을 쓴 김빛누리 작가는 기성 세대가 보기에 퍽 재미있는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경영 컨설턴트이며 대학생 때부터 글을 써왔네요.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자신의 브랜드가 있는 젊은 새대가 많은 것이 MZ세대의 특징인 거 같아요. 김빛누리 작가는 이 책을 자신이 운영하는 마인드레인 출판사에서 출간했습니다.

요즘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유독 타임리프, 회귀, 빙의가 많지요. 주류 콘텐츠 생산자인 MZ세대가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죽고 되살아나는 게임 속 세계관에 익숙해서라고도 하더군요. 그래도 한 번 뿐인 이번 생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저는 어쩔 수 없는 꼰대구먼요.=.=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이런 미래를 보게 된다면, 죽도록 열심히 타임리프를 할 수 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고등학교 친구인 유진이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몇 년이 지난 후, 유진이의 어머니께서 찾아오십니다. 유진이가 큰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고 죽기 전 나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미국으로 떠나는 공항에서 나는 어느 외국인 할머니를 도와드리고 할머니께 페어리스톤을 받습니다. 미국에서 유진이의 죽음을 목도한 나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페이리스톤을 통해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오고, 유진이를 살리기 위해 몇 번이고 타임리프를 시도합니다.
줄거리는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데, 켈트 신화의 요정과 불교의 동자승이 등장하면서 일상에 타임리프와 평행우주를 연결짓습니다. 이 부분이 타 소설과 다른 이 책의 특징이고요. 젊은 작가들은 이렇게 동서양을 넘나드는 세계관을 많이 사용하더라고요. 이들로 인해 이야기의 인과 관계가 탄탄해지고 에피소드가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이 글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뒤죽박죽 섞인 시간의 구성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술된 책에 익숙한 독자는 적응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실 거 같아요. 마치 나비 효과처럼 현재의 선택이 미래에는 엄청난 변화로 다가옵니다. 갈래 갈래 다른 미래의 가능성을 가지며 짜여지는 이야기 구조가 이 글의 큰 재미입니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편집과 교정이 잘 되었더라면, 훨씬 더 멋진 책이 되었을 겁니다. 여백이나 자간, 글씨체를 잘 선택했다면 가독성이 좋았을 거예요. 또, 오자와 어색한 문맥도 꽤 되고, 한 문단 속에서 아저씨, 유진이 아버지, 유진이 아버님을 혼용해서 눈에 걸립니다.
기분이 상쾌해지는 즐거운 소설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