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2 - 고려 시대 ~ 조선 전기 ㅣ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2
최태성 지음, 신진호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9월
평점 :
이 책은 큰별샘으로 유명하신 최태성 선생님이 쓰신 어린이를 위한 역사책입니다. 총 3권으로 기획된 시리즈의 2번째 권으로 고려의 건국과 조선 전기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가 읽기 전에 제가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역사적 사건에 스토리를 가미한 고만고만한 역사책이 너무 많아서, 비슷한 책이면 읽히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저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책이었습니다. 분명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하지만 이 책은 그 사건보다는 맥락에, 맥락보다는 이 사건에서 무엇을 읽어내고 생각해 보아야 할 지에 집중한 책입니다. 역사를 배우는 목적을 정확하게 알려주려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총 12개 장으로 나누어 고려 건국부터 임진왜란까지의 기간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 장의 이름이 색다릅니다. 문벌은 무슨 잘못을 했을 때 내리는 벌인가요?(3장), 서희는 얼마나 예쁜가요?(6장), 이순신은 전쟁에서 승리해서 위대한 사람인가요?(12장) 등의 제목은 그 장에서 다루려는 것이 문벌 간의 정치 권력, 서희의 외교, 임진왜란의 전개가 아님을 드러냅니다.
예를 들자면, 3장에서는 고려 시대 문벌의 역사를 다루지만, 이자겸의 난, 개경파와 서경파의 대립, 묘청의 난, 무신정권의 대두 등을 간결하게 서술합니다. 저자가 힘을 기울인 부분은 어린이가 역사적 사건을 읽으며 가지게 될 의문, 가치 판단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나름의 대답입니다.
(p.45~48)
역사 속에서도 초심을 잃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혁을 부르짖던 사람들이 막상 권력을 가지면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고려를 세운 세력은 호족과 신라의 6두품이에요. 이들 중 여러 세대에 걸
쳐 높은 지위의 관리를 배출한 가문을 '문벌'이라고 해요. 권력을 잡은 문벌은 더 이상 개혁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온갖 특권을 누리며 더 많은 권력과 부를 독점하려 했죠.
나라의 권력을 잡고 있느 사람들은 아직도 문벌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자겸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이 없었던 걸까요?

이 책은 역사적 사건을 자세히 알려주거나, 시대를 잘 구성한 책이 아닙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말하듯, 배우는 양을 줄이고, 역사를 읽으며 생각할 방향성을 알려주는 데 추점을 맞췄습니다. 사진도 별로 없고, 도표도 없이 간결한 구성은 초등 고학년에게 정보양으로는 쉽게 느껴질 듯도 합니다.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가 묻는 질문은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저자의 질문에 답하다 보면, 어느덧 <나>를 돌아보게 될 거에요.
저는 이 책이 마음에 들어, 아이와 함께 하려고 인터넷 서점에서 활동지도 받았습니다. 저자의 책, <역사의 쓸모>도 준비했고요.^^ 역사책은 저자의 관점에 따라 다각도의 견해를 가집니다. 이 책은 역사적인 사건에 개인적인 견해를 제시하기보다는, 보편적이고 철학적인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인문학의 목표가 <나와 세상>에 대한 이해라면, 이 책은 그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직접적인 질문들을 담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