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미스터리 -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만 성공하는가
에르난도 데 소토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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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서 읽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EBS에서 기획한 <자본주의>류의 책인 줄 알았어요. '제3세계의 자본이 세계 경제에 편입되지 못한 이유와 해법'이 주제로군요. 






이 책은 우리나라에는 조금 낯선, 페루의 경제학자 에르난도 데소토가 쓴 책입니다. 저자는 비공식 경제와 재산권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로 널리 알려진 페루의 경제학자로, WTO와 페루 정부의 경제 자문으로서도 활동해 왔다고 합니다. 


이 책은 2003년도에 출간되었다가 20여년만에 재출간된 책이라고 합니다. 첫 출간시에는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가,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을 예견한 부분에 주목한 독자들이 많아져 재출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본에 대한 통찰

- 가난한 집 앞마당에 다이아몬드가 묻혀 있다







빈곤국(제3세계와 전향한 사회주의 국가)이 실은 진짜로 가난한 게 아니라는 연구가 놀라웠습니다. 빈민들이 생존을 위해 국유지에 지은 무허가 주택, 무허가 상업시설 등의 가치를 수치화한 점과, 이 <죽은 자본>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살아있는 자본>으로 만들기 위해 전국민이 합의할 수 있는 정교한 법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 진정 저자의 업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자가 말하는 죽은 자본이 살아 있는 자본으로 바뀐 바로 그 나라가 우리나라라 이 부분이 더욱 공감 갔어요. 6.25 전쟁 때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곳에서 부대찌개가 생겨났고 자전거로 약 배달하던 약종상이 굴지의 제약기업을 일군 나라니까요. 






아쉬운 점은 방대한 조사를 토대로 한 연구인 것 같기는 하나, 글에 서술되는 방식으로는 객관성과 논리성을 인정하기가 조금 어려웠어요. 20여 년 전에 쓴 글이니 하고 이해해야겠지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저자의 논리와는 다르게 발전한 나라라 연구에서 빠진 걸까요...




재산 고정에 대한 합의를 미국 역사에서 찾다



저자는 빈민의 자본이 <죽은 자본>인 이유가 각 나라의 과도하게 복잡한 법 체계때문이라고 합니다. 급하게 만들어지다 보니 국민 대다수와 합의되지 못한 것이지요. 이 부분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루의 개혁에 잘 적용이 되었을까...?





사회적 합의(법과 제도)에 의해 자본을 생산성이 있는 상태로 변환하고, 생산된 자본을 재투자하며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저자의 논리는 흠잡을 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페루에서 사회적 합의로  개혁이 진행되었다는 내용이 전개되는데, 결과를 평가할 수 없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습니다. 


자본의 가상화 - 블록체인, 가상화폐의 등장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분명 자본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온 견해일텐데요. 최근 9시 뉴스에 비트코인이 지속적으로 폭락해서 법정화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엘살바도르 이야기를 본 터라 현실에 적용되는 부분은 또 다른 고려점이 많구나 생각합니다.




내용은 어렵지 않은데...


제게는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었습니다.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가 반복되는 만연체 문장이 핵심을 읽어내는 데 방해가 되었어요. 저자가 원래 만연체로 글을 쓰시는 분 같고요. 


교정 시 문장을 좀 다듬고 어휘를 구분해서 번역해 주셨으면 더 편했을 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자본, 자산, 재산이라는 단어가 어떤 때는 다른 의미로, 어떤 때는 같은 의미로 읽혔어요. 

  

읽기는 쉽지 않았지만, 읽고 나서 뿌듯해지는 책이었어요. 새로운 분야의 교양을 더하시려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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