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
송영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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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영어 듣기 평가가 진행되는 시간, 대한민국 상공에서는 이착륙이 금지된 비행기가 하늘에서 원을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아, 그렇겠구나." 하고 이해되는 이 헤프닝이 외국인의 눈에는 진기한 풍경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국민에게 대입은 국가적인 행사인데 말이죠.^^;


 저 또한 고등학교 내내 대입을 위해 달렸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고등학교 교육의 목적이 입시인 줄 알고 있었어요. '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이 책을 집어든 이유도 고교학점제와 바뀌는 입시에 관한 새로운 내용을 알고 싶어서였습니다. 책을 읽고서야 교육 정책에 대해 제가 얼마나 무지했었는지 실감했습니다.^^;








책 표지에 적힌 대로, 이 책은 고등학교가 가진 두 모습, 고등학교가 담당해야 할 본래의 교육과 대입 준비 장소로서의 모습을 조명하고 현명한 미래를 제안하는 책입니다.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저자는 누구일까요? 저자인 송영주 선생님은 40년 간 고등학교 교육 현장에 몸담고 계신 현직 교장 선생님이시네요. 고등학교에서는 10여 년간 국어 과목을 담당하셨고, 이후 고입, 대입, 수능 업무와 다양한 교육 정책 업무 협의 경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자는 다양한 경험 덕에 고등학교 교육의 여러 면을 심도깊게 들여다 보았고, 앞으로의 교육에 대한 제안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이 뚝딱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교육의 주체가 되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이해하고 합의할 수 있는 교육 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의지가 곳곳에 보이네요.







이 책은 총 다섯 개 장으로 나뉘어 교육 현장의 실상을 설명하고 말미에 저자의 제안을 덧붙입니다. 확실히 국어 선생님이셔서 목차만 읽어도 어떤 내용을 전개할 지 대략 감이 잡히네요.^^ 


다만 문장이 어렵지는 않은데, 주제문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각 내용마다 길게 설명하셔서 그런 듯 합니다. 저자는 확실한 이해를 위해 줄줄 설명하시고, 저는 긴 글을 읽는 것이 어려워진 탓인가 봅니다.=.=






대입 제도는 교육 과정의 변화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저자는 교육 과정은 나날이 발전하는 데 비해, 대입 제도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학교에서는 창의적이고 발산적인, 수행 중심의 수업을 해야 하는데, 수능이 존재하는 한 단순 지식의 암기와 반복에 막대한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지금 고등학교 다니는 학생들은 이 두 가지 다른 방향의 공부를 무차별적으로 당하고 있는 거네요. 게다가 2023년도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수능까지 봐야하는 2,3학년은 정책의 실험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저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아이들의 자율적인 선택과 탐구가 가능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취지는 좋으나 너무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실행될 것이 뻔해 보입니다. 정책 입안 전에 교사들과 학생, 학부모가 같이 모이는 공청회가 많이 있었어야 하네요.




저자의 제안







고등학교 교육의 내용과 대입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저자의 제안이 너무도 훌륭합니다. 과연 이 비슷한 전개가 가능할까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입시가 변하지 않으면 고등학교는 지금과 다른 교육을 할 수 없습니다. 입시가 변하지 않으면 학생의 삶이 달라지지 않고, 이 사회가 바뀌지 않습니다. 저자가 400쪽이나 되는 빼곡한 설명의 이 책을 쓴 진정한 이유는 이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제안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입시의 방향에 영향을 주었으면 하는 게 아닐까요.




처음 부분은 눈에 잘 안 들어왔지만, 갈수록 집중하게 된 책입니다.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낮은 목소리로 제안하는 내용들이 공감갑니다.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기르고 있는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교육 정책을 고민하는 분들이 제발 읽어보셨으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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