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이 필요 없는 영어 글쓰기 - 미국 최대 출판사 랜덤하우스 교열국장의
벤자민 드레이어 지음, 박소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 학부모는 바쁩니다. 영어에 수학에, 아이가 커가니 영작도 좀 생기네요. 영작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어서 대체 어떻게 도움을 줘야할 지 고민하던 차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한글로 된 글쓰기 책만 읽어보다가, 영어 글쓰기 책을 펼치고는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요즘은 절대 들여다보지 않는 영어 문장, 영어 구문이 끝도 없이 나열된 거 같았어요.^_^;;;





 



이 책을 쓰신 분은 출판사 랜덤하우스의 교열국장으로 30여 년간이나 온갖 글을 읽어오신 분이네요. 영어의 정확한 사용, 뉘앙스에 대해 둘째가라면 서러우시겠지요?^^;




   




부담을 듬뿍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라?

책이 술술 읽힙니다.


영어 문장을 안 읽은 지가 오래되어 영문은 다시 한 번씩 읽어보아야 했지만, 저자의 위트 넘치는 표현 덕에 즐겁게 한 장, 한 장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표현이 많아서 아이에게 여러 번 큰 소리로 읽어주었어요.


이 책은 저자의 교정에 대한 지식을 나눠주는 교정에 대한 지침서이며, '영어', '글', '교정'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말하는 에세이로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자는 프폴로그에서 이 책을 쓴 목적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p.14)



우리 모두는 작가다. 우리는 학기말 과제를 쓰고 업무 공지를 쓰고 선생님께 드릴 편지를 쓰고 제품 후기를 쓰고 일기를 쏘고 블로그 게시물을 쓰고 정치인에게 보낼 호소문을 쓴다. 그리고 적어도 내가 관찰한 바로는 모두가 더 잘 쓰고 싶어 한다. 우리는 더 명료하게, 더 세련되게 핵심을 전달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툭 까놓고 말하면-실수를 줄이고 싶어한다.

나는 지금껏 오랫동안 다른 사람의 글을 고치며 살았다. 저자에게 힘을 보태고 글 속에서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일을 변함없이 사랑하는 이유다.

따라서 이 책은 원고 속 대화를 잇는 대화다. 기본기부터 자잘한 고급 요령에 이르기까지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나만의 비법을 일부나마 공유할 기회인 셈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Part1에서는 제대로 된 문장을 쓰기 위한 문장의 구성요소, 문장부호, 문법 오류를, 

Part2에서는 영단어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1장의 주요 내용인 문장부호의 쓰임이나 문법 오류 부분은 이제 막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저희 아이에게 읽히고 싶을 만큼 유용한 글이었습니다. 또한 영어 숫자의 표기법,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의 차이점에 관한 내용은 얼마나 흥미진진하던지요.


그런데 2장은 아이와 한 챕터씩 읽고 퀴즈 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헷갈리는 철자 목록도 좋았고, 무엇보다 단어에 대한 호불호 이야기는 유의어 사전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작가의 작품이나 기사에서 발췌한 비문을 뜻이 명료하고 바른 문장으로 바꾼 예가 수없이 등장합니다. 무심코 읽었던 많은 문장들이 비문이었음을 알게도 되었어요.

또한 저자가 존경하는 작가의 작품을 교정했던 추억, 비문을 수정하려다가 작가가 원하는 스타일로 되돌린 소동 등의 일화도 담겨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교정'의 과정을 '작가'와의 대화라고 합니다. 작가의 글을 교정하며 일어난 일화들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하고, 작가의 의도를 살리며 읽기 좋은 글로 만들려는 교열자의 숨은 노력에 감탄도 하게 되었어요.




이 책은 아는 만큼 보이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영문 글쓰기를 교정하시는 전공자 분들은 이 책에서 제시된 많은 팁들이 유용할 테고, 글쓰기에 주안점을 보고 읽으면 한글이나 영어나 간결하고 명료한 글쓰기에 도움이 될 내용들이 담겨 있고요. 교정교열자라는 직업에 촛점을 두면 그 직업이 가진 소명과 업무 영역에 대한 이해가 될 거예요. 저는 아이의 영작에 도움이 될까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영어' 자체에 대한 재미있는 지식책으로 읽어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