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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하냐고요? 과학입니다 -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하는 기상천외 과학 수업 ㅣ 과학하는 10대
최원석 지음, 고고핑크 그림, 서울과학교사모임 감수 / 북트리거 / 2021년 6월
평점 :

이 책은 이런 질문들로 시작합니다.
'영화 <고질라>나 <퍼시픽 림>을 보면 고질라, 카이주라는 이름의 거대 괴수가 등장합니다. 실제로 이런 거대 괴수들이 지구 상에서 살아가는 게 가능한지, 만약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궁금증을 꼭 해결해 주세요.'
그리고 대답 전에 이런 글이 적혀 있기도 합니다.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쓸데없는 질문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비록 엉뚱하고 황당해 보여도 탐구하려는 게 과학의 자세니까요.그 어떤 질문도 "태양이 아니라 지구가 도는 것은 아닐까?", "대륙이 이동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진화에 의해 등장한 것이 아닐까?"라는 질문보다는 덜 황당할 것입니다.'
저는 저 스스로 좋아하기도 하고, 아이에게 읽힐 만한 좋은 책을 찾기 위해 꾸준히 수,과학책을 읽는 편입니다. 이 책은 '구글도 해결 못 할 호기심을 풀어주는 책'이란 제목부터 눈길을 끌어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쓰신 최원석 선생님은 현직 중학교 과학 교사이자 과학 저녈리스트입니다. 영화에 담긴 과학 원리를 설명하는 책을 쓰기도 하셨고, 일반인 대상으로 과학 강연을 하시는 등 활발하게 과학 대중화에 힘쓰셨습니다. 이 책도 과학을 공부한 지 오래된 일반인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도록 쓰여졌습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장은 4,5가지의 흥미로운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질문에는 물리,화학,생물,지구 과학의 원리를 담은 대답과 '조금 더 과학적으로 질문하기'라는 장을 두어 부가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1장. 사람
2장. 사물
3장. 동물
4장. 지구
5장. 우주


제가 흥미롭게 읽은 몇 가지 내용을 소개해 봅니다.
1. 사람이 총알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은 1) 소닉 붐으로 엄청난 굉음과 물리적 충격이 생기고, 2) 신체 내의 장기는 관성에 의해 다 파괴되며, 3)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 작용 반작용 법칙이 작용해서 땅도 엄청나게 패이고 사람 몸도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습니다.
이 질문 하나에 1)초음속, 2)관성의 법칙 3)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설명합니다.
이것 외에도 생각해 볼 부분이 참 많지요.
그런 속도를 낼 수 있는 근섬유의 조성이나 관절의 구조 등을 고민해 볼 수도 있고요.
이런 질문과 대답은 책에 실린 내용으로 완결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게임에 어떤 과학 원리가 이용되는가
게임 엔진에는 게임 속 캐릭터와 물체에 물리적 현상이 나타나도록 하는 물리 엔진과 게임 영상을 실물처럼 보여주는 렌더링 엔진이 있습니다. 중력이나 관성, 광학, 음향학 등이 광범위하게 이용됩니다.
저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 관심이 있습니다. 게임에 적용되는 원리들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습니다.
3. 고래가 잠수의 달인이 된 비결은
향유고래의 경우 물 속에서 90분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고래는 혐기성 호흡으로 생기는 젖산의 양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있고, 산소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이 양이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또한 같은 경우인 고산병과 연결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설명되는 물화생지의 원리는 중,고등 수업 시간에 배우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수업 시간에 듣는 설명은 재미없었지요. ㅠ.ㅠ. 짧은 시간에 배워야 할 양이 많으니, 관련된 이야깃거리나 과학사를 듣기보다는 원리를 무작정 외웠던 기억이 큽니다.
당연히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을 생각해 볼 때, 훨씬 심도 깊게 이해가 될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요. 아이가 던지는 얼토당토 않은 질문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것이 부모와 교육자의 자세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에 관련해 저자도 걱정과 당부를 합니다. 프롤로그에 이런 말이 적혀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다. 과학이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호기심 가득한 질문만 하면 이미 절반은 시작한 것이다. 과학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청소년과 수과학을 사랑하는 성인들께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