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유령 박물관 책 읽는 샤미
박현숙 지음, 추현수 그림 / 이지북 / 202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박현숙 작가님의 신작인 것만으로도 관심가는 작품입니다.

예쁜 일러스트의 표지도 마음에 들고, 

새로운 시리즈 시작이라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박현숙 작가님은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많은 동화를 펴내시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어린이들이 열광했던 책이 많지요.

특히 '수상한 아파트'를 비롯한 '수상한' 시리즈는 

초등 고학년들의 필독서가 된 듯합니다.

요즘 아이들의 관심사인 흥미로운 소재를 속도감 있는 스토리로 다루면서도,

가정과 사회 문제도 놓치지 않는 것이 박현숙 작가님의 힘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의 내용을 앞 부분만 대략 간추려 보면,


소심한 주인공인 오금동은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서찬이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지냅니다. 서찬이는 신체적인 폭력을 가하기도 하고, 금동의 인터넷 아이디를 도용해 유튜브에 악플을 달기도 합니다.

금동이는 어느 날 밤, 들어가 사진을 찍어 오라는 서찬이의 괴롭힘에 떠밀려 유령 박물관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유령 박물관에는 정말 유령이 있었습니다. 금동이가 사진을 찍자 카메라를 통해 백설공주 유령과 뭉게 구름 유령이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사실 백설공주는 옛이야기와는 달리 왕자의 언어 폭력으로 인해 결혼 1년만에 죽었던 것입니다. 백설공주는 그 왕자가 시대를 넘나들며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것을 알고 왕자를 찾아 단죄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뭉게 구름 유령은 자장면 요리사로서 인정받고픈 마음이 너무 커서 유령이 되었구요.

금동이는 백설공주와 뭉게구름 유령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우여곡절 끝에 악플계의 대마왕을 찾게 됩니다.



이 책의 주 소재는 사이버 폭력입니다.

유튜브에 달리는 악의적인 댓글, 명의 도용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구나 알게 되었네요.

댓글에 상처받고 의기 소침해지는 뭉게구름 유령이 어찌나 안타깝던지요!

그리고 남의 이름을 빌려 다는 댓글이 

아름다울 수가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악의적인 댓글을 거를 수 있는 구조적인 노력,

사이버 폭력을 신고하고 엄벌에 처하는 법적인 부분도 강화되어야겠지요.

그러나 어떠한 부분을 고려해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문제입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어린이들은

기본적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댓글을 달아야겠고, 

기분이 나빠지는 댓글에도 대범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워야겠어요. 

'미디어 리터러시'가 점점 중요해지네요.


또한 이 글에서는 괴롭힘의 문제도 밀도 있게 다룹니다.

어릴 적부터 친구였어도 괴롭힐 수 있고, 

괴롭힘을 당할 때 바로 강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괴롭힘이 지속된다는 것.

그래도 나를 배려하고 도와주는 친구도 있다는 것.

그리고 괴롭히는 아이에게 맞설 용기를 낸다면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아직 어린 초등학생이라 

저는 아직 사이버 폭력이나 따돌림의 문제에 관해 실감하지는 못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디지털 세상에 사는 아이들이 사이버 폭력에 안전할 수는 없겠지요.

또한 따돌림이 점점 지능적이고 악의적이 되어간다는 내용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단순하지 않은 내용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빌미를 줍니다.

오금동을 응원하며, 백설공주를 응원하며 배려와 용기를 배우게 하지요.


뻔한 교훈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과 동화되며 자연스럽게 알게 하는 게 

박현숙 작가님 소설의 묘미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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