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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에 울림을 더하여 ㅣ 숨쉬는책공장 이야기 주머니 1
윤영선 지음, 김소희 그림 / 숨쉬는책공장 / 2020년 4월
평점 :
이 책을 지으신 윤영선 작가님은 '박씨 성을 가진 노비'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박팽년의 아들이 노비로 살다가 면천된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신분 제도, 여권도 아름답게 녹여내어 감명깊게 읽었더랬습니다. 마침 작가의 신작을 읽을 기회가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책표지부터 살펴보자면...

앞표지가 마치 만화같이 예쁜 일러스트로 눈길을 끕니다. 요즘은 이런 순정만화 풍의 일러스트가 유행이네요. 표지는 귀엽더라도 내용은 진중한 게 많더라구요.
얼굴을 붉히는 소녀와 베토벤 헤어스타일의 지휘자 덕에 몇 년 전 유행한 TV 드라마를 연상했는데,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주인공 소녀의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을 표현한 거였습니다. 힘차게 지휘봉을 흔드는 지휘자의 밝고 강인한 모습이 보이시지요..?

뒤표지에는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질문이 실려 있습니다. 교내 합창단 이름이 '합장 사관 학교'. 얼마나 혹독하고 강하게 연습시키려는 걸까요?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초등학교 합창단에 새로운 지휘자가 부임합니다. 합창단장 진세영은 성악을 전공하고 싶어하나, 부끄러움을 많이 탑니다. 새로 오신 지휘자 선생님은 합창단을 '함창 사관 학교'로 명명하시고 임원도 재투표하고 오디션도 다시 봅니다. 그만큼 기본부터 착실히 가르칠 계획이신데, 함창단원 친구들은 지휘자의 압제적인 태도가 힘드네요.
노래를 퍽 잘 부른다고 생각하던 세영이도 친구들도, 기본 발성부터 다시 하라는 지휘자의 가차없는 평가를 받습니다. 즐겁게 함창하려던 마음들이 다치고, 지휘자가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보니, 서로에게 불신과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합창단이 같이 부르는 노랫소리 자기의 큰 목소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던 진세영은 목소리가 너무 크니 줄이라는 말을 듣고 많이 서운해 하지만, 연습에 연습을 거듭할수록 합창단의 소리가 어울리며 아름다워지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휘자에게 불만이 있어도 끈질기게 연습한 진세영은 합창대회에서 솔로 파트를 맡아 훌륭하게 공연하게 되지요. 합창단원 모두들 지휘자의 혹독한 연습 덕에 자신들의 노랫소리가 훨씬 아름답게 성장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노래를 좋아하는 분이나 합창을 해본 분은 더욱 재미나게 읽을 거 같습니다. 소리를 내는 법이나 소리를 묘사하는 말들이 많은데, 저는 감이 잘 안 잡혀서 안타까웠어요. 말랑말랑한 소리라던가 가늘게 쭉 뽑아내는 소리 등등이 상상이 잘 안 되더라구요.
굉장히 재미나서 한 번에 죽 읽었구요. 초등학교 중고학년의 노래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