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다이빙 문학동네 청소년 79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카이다이빙

엊그제, 전주에 가서 아빠와 점심을 먹었다. 밥을 거의 다 먹었을 때, 50대로 보이는 여자 둘이서 한 남자의 양팔을 부축하듯이 잡고 식당에 들어왔다. 남자는 얼핏 보면 10대 같기도, 퀭한 눈과 꺼진 볼로 봐서는 30대 같기도 했는데 끊임없이 허공을 둘러보며 '어? 어?' 하는 소리를 냈다.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가 허공에 있다는 듯이. 나는 쳐다보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소리에 이끌려 자꾸만 남자의 시선 끝을 눈으로 쫓았다. 식당을 나와서 아빠가 나즈막이 말했다.
"저런 애가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지."
90년 가까이 산 아빠는 장애인 가족의 고단함을 수도 없이 목격했을 것이다.

이 소설은 자신을 돌보기에도 벅찬 청소년들이 장애 형제와 함께하며 굳건히 나아가는 눈부신 성장소설이다.
윤아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민아를, 도희는 뇌병변 장애를 앓는 동생 리호를 챙기며 윤아의 전 남친인 필우와 함께 '구덩이 모임'을 결성하고 '최선을 다해 더 나은 쪽으로' 나아가기 위한 작전을 도모한다.

오랜만에 몹시 몰입하며 읽었다. 제발 더 이상 나쁜 일은 생기지 말아줘, 하며 조마조마하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주먹을 불끈 쥐고 응원하게 되고 책장을 덮을 때에는 마음이 산뜻해진다.

사람의 심리를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포착하고 묘사할 수 있다니! 구덩이 멤버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 점도 이 소설의 장점이다.

막막한 현실에 좌절하는 사람이 읽으면 힘이 되는 문장이 참 많다. 작가가 그런 것까지 의도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문학동네 #문경민 #청소년소설 #성장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