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설공주 Snow Black
서우경 지음, 김지원 그림, 김의성 옮김 / 자유로운상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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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충격이에요 미국이었으면 이 책 못 나왔을 거예요 검은 피부는 안 좋은 상태고 흰 피부는 좋은 상태고... 여자아이 사라로 시작하는데 정작 활약은 왕자가 다 하고... 여자애들이 왕자님을 교주처럼 선망하고 서사도 완성도가 높지 않고... 아무리 종교 성향이 짙어도 그렇지 이건 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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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 의심스러운 사회를 읽는 과학자의 정밀 확대경, 2023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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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잘 쓰지도 못하면서 고집이 있다. 존X 잘 쓰고 싶다.

과학을 모르면서 고집이 있다. X나 잘 알고 싶다.

그런데 둘 다 글렀다.

그래서 친구를 붙잡고 의견을 구했다. 네가 리뷰를 보고 책을 골라서 읽으려고 해. 그러면 리뷰에 뭐라 쓰여 있어야 읽을 거야? 친구는 세 가지 항목을 알려 주었고 나는 그 답에 수긍했다. 독자인 나의 요구와도 일치했다. 읽기 쉬웠나? 예. 책이 재미있었나? 네. 참신한 지식이 있었나? 넵.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는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으로 매개자 없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알고 싶은 내용은 누군가 이미 먹기 좋게 가시까지 발라놨을 확률이 높다. 그런 시대에도 과학은 여전히 위기에 처했다. 어렵기 때문이다. 혹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던가. 그러나 타고 난 시대가 좋으니 대중과 과학으로 소통하려는 과학자, 과학 전공자, 둘 다 아니지만,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 등이 대중을 향해 이거 진짜 ‘짱’이고 ‘유잼’이라고 손짓한다.

마이 티 응우옌 킴도 어렴풋이 이해되는 이유로 유튜브 MaiLab(마이랩)을 시작했을 테다. 유쾌한 말투, 사회 이슈와 연관된 주제를 고르는 센스 등은 그의 유튜브 경력에서 나왔겠다고 어렴풋이 짐작한다. 근 이 년 간 뉴스를 봤더라면 마약, 게임, 남녀임금 격차, 백신, 동물실험, 가짜 뉴스 등의 주제는 낯설지 않다.

COVID-19 백신은 빨리 나왔다. 왜냐하면 사스, 메르스 바이러스와 유사했고, COVID-19가 워낙 화끈하다 보니 여러모로 밀어주었다. 많고 확실한 고객도 확보했다. 그러니 개발, 임상 연구, 승인 절차가 빨리 끝났다. 백신 개발 및 연구 기간은 펜데믹 상태라 감염자가 많아서 효능을 시험할 기회도 많았다. COVID-19 백신이 믿을 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세한 내용은 본문 181페이지 참고)

그러면 여기서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낼 텐데, 킴은 이것도 빼놓지 않았다. 역시 독일에서 안티백서 친구들과 뜬 사람답다. 예방접종 후 두세 달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한참 뒤에 나타날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 그래서 혹시 모를 부작용을 우려하며 백신 접종을 보류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 (자세한 내용은 본문 191페이지 참고.) 좋은 내용이다.

그러나 과학 지식을 시의적절한 주제에 맞춰 잘 전달하는 건 반쪽짜리 과학책이다. 정말 멋진 과학책이라면 사람의 삶에 대한 성찰 정도는 있어야 한다. 학문적으로 성과를 이룬 과학자들은 인문학적 성찰을 과학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이념 토론 없이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조사하고 거론할 수 있어야 한다. 여자와 남자는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평등하기 위해 남녀가 반드시 ‘똑같아야’ 하는 건 아니다. 남녀는 원래 똑같지 않다. 왜 똑같지 않은지는 열려 있는 과학 질문이다. 그러나 이 차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사회적 질문이며, 과학 연구와 별개로 토론될 수 있고 과학 연구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본문 276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포자. 과포자. 문과. 인문학도. 나를 수식할 수 있는 말이다. 나는 사회학이나 문학에서 마냥 쉽진 않은 텍스트를 그럭저럭 잘 읽어낼 수 있으나 과학은 대중을 위한 교양 입문서 수준이 아니면 어려워한다.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혹은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들 이미 알다시피 과학은 매우 가깝다.

지난 2022년 11월 8일엔 개기월식이 있었다. 나는 과학관에 가서 망원경으로 밤하늘에 뜬 달을 관측했다. 동그랗고 은은하게 빛나고 무엇보다 크레이터가 선명히 보였다. 달의 표면에 난 운석 충돌 흔적을 생생하게 본 순간 이 달이 진실로 가깝게 다가왔다. 나와 동시간대에 존재한다. 나와 같은 세상에 있다. 그게 진짜 실존했다……. 내 세계관을 바꾸는 경험이었다.

과포자에 그나마 화학이나 생물학에나 좀 관심이 있던 내게 오히려 싫어하던 천문학이 삶에 들어왔다. 내 눈으로 달을 직접 보는 경험과 방구석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경험이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그러면 내 세계관은 몇 번을 바뀌어야 했나―다들 이미 알지 않던가? 한 번으로는 바뀔 확률이 극히 낮다는 것을. 여러 번 부딪히다 보면 불쑥 놀라운 일이 생긴다. 사실 사소한 경험 여러 번을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안목을 쌓지 않으면 놀라운 일이 생겨도 알아보지 못한다.

언젠가 내 삶에 눈부시게 난입할 무언가를 맞이하기 위한 사소한 경험. 그러다가 담대하게 큰 거 하나 다가왔을 때 알아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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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 스트레스 없이, 생산성 있게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
졸리 젠슨 지음, 임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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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학문 글쓰기뿐 아니라 다른 글쓰기(소설 등)에도 도움 되는 조언이 많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문체나 어조나 글 전개 방식이 실용서 같아서 신기하긴 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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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수첩 문예중앙시선 44
조혜은 지음 / 문예중앙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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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사랑하고 남자와 결혼하려는, 남자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자를 위한 신부 수첩이다. 신부 수첩은 신부가 앞으로 결혼에 대비하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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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발리 카우르 자스월 지음, 작은미미 외 옮김 / 들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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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이 나라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이웃들이 편을 들어줄 거예요. 돈이나 옷 등 우리가 필요한 건 무엇이든 가져다주고요. 그게 공동체의 장점이죠.” 아르빈더가 말했다. “하지만 남편과 문제가 생긴다면 누가 당신이 그를 떠날 수 있게 도와줄까요? 아무도 가족 문제는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불평을 늘어놔도 감사한 줄 알아야지, 라고만 말할 거예요. 이 나라가 널 망치고 있는 거야, 라고도.” 그녀는 프리탐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누려본 적 없는 행복을 너에게 줬어. 넌 네 남편과 네 결혼 생활을 사랑했어. 정말 잘된 일이지. 운이 좋은 거야. 나는 스스로 살아남아야 했어.”

_8, 253/503p

 

 

책을 읽으며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역시 이 말을 먼저 해야겠습니다. 이 소설은 현대 영국에 사는 펀자브 여성들 이야기입니다. 펀자브Punjab? 인도 북부와 파키스탄 중북부에 걸친 광대한 지방으로 시크교도의 본거지입니다. 펀자브 지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 및 독립할 때 인도령과 파키스탄령으로 분할됐습니다. 종교와 언어상의 복잡성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도령이 된 펀자브주에서는 그 뒤로도 동요가 수습되지 않아 1966년에 힌디어와 펀자브어 사용 지역(후자에는 시크교도가 많습니다.)으로 분리되어 하리아나, 펀자브 두 개 주가 되었습니다. (출처는 두산백과입니다.)

 

그래요. 왜 그랬을까요? 영국은 인도를 식민지로 삼고 피를 쫙쫙 빨아먹었던 죄가 있기 때문에(솔직히, 어느 나라든 식민지배를 한 죄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직도 그 영향이 있기 때문이죠!) 당연히 영국에 인도계 영국인도 있겠죠! 없을 리가 없는데요! 그럼에도 인도계 영국인들이 낯선 것은 그만큼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요즘은 1세계 선진국에서 제작하는 콘텐츠에서도 유색인종이 조금씩 등장하니까요(많이라곤 안 했다.) 제가 최근 본 넷플릭스의 브리저튼 시즌 2도 인도인 자매가 나와서 영국의 인도인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니키는 영국의 문화와 펀자브 문화 둘 다에 몸을 담고 있지만, 부모님의 전통 문화가 아닌 영국의 문화에 더 많이 친숙한 펀자브 여성입니다. 사우스홀의 사원에 갔다가 쿨빈더가 낸 여성들을 위한 글쓰기 수업 강사 모집 공고에 지원합니다. 그런데 학생으로 온 과부들 태반이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겁니다. 알파벳을 읽는 것부터 가르치던 니키는 어느 날 민디를 놀리기 위해 산 야한 소설을 학생들에게 들켜버립니다. 그 소설을 한 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읽어주고 있었고요. 니키의 학생들은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야한 소설을 쓰고 싶어 했습니다. 처음 계획과는 달리 니키와 학생들은 야한 소설을 쓰고 서로 돌려 읽으면서 영국 런던 내 펀자브 사회에 소문이 나게 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부는 많은 사회적 제약이 있었습니다. 사회와 관습이 제약을 두고 그런 모습을 과부들에게 기대한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남편을 잃은 즉시 사람들이 기대하는 과부로 다시 태어났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펀자브 과부들은 그 모습을 그저 수행하기만 했고 실은 이런 야한 상상이나 잔뜩 하는 사람들이었던 거죠! 공동체의 기대와 달리 인간 개개인의 성격이 그대로인 반면, 다른 이들의 시선을 신경 쓰며 기대를 충족시켜야 했습니다.

 

동시에 이 소설은 사회와 관습으로 인해 욕망이 없는 것처럼 사는 이들이 그 욕망을 긍정하고 구체화하여 자신의 언어로 드러낼 때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가에 대한 저자의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우자와의 관계가 좋아지고 생활에 좀 더 활기가 돌게 되었다는 결과는, 실은 너무도 긍정적이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지만, 저라도 그런 변화가 생겼다고 하겠습니다. 현실에서는 소설처럼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어려우니까요.

 

공동체는 이로운 점이 많지만, 남자와 여자의 문제에 관해서는 답답할 정도로 억압하고 여자 쪽에 불리합니다. 아무리 전통이라 할지라도 부모가 정해준 대로 결혼해야 할까? 과부는 남편 장례식에서 과하게 슬퍼하는 모습을 꼭 보여야만 하는 건가? 이 공동체에 불명예가 드러나게 둘 것인가, 아니면 그의 입을 막아 명예를 지킬 것인가? 소설은 영화나 몇 편 연달아 방영하는 드라마와 같은 플롯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다른 인물들의 결말도 깔끔하지는 않습니다. 과부 모녀인 아르빈더와 프리탐 중 딸 프리탐이 더 보수적이고 남편 즉 아버지에 대한 인상도 다릅니다. 이 두 사람의 뒷이야기가 궁금한데 소설이 끝나버렸습니다. 시간을 보내기도 좋고 빠르게 읽을 수 있지만, 소설이 우리에게 질문하는 것은 쉽게 넘길 수 없습니다. 펀자브 여성들이 나왔다고 해서 펀자브 여성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펀자브 사회의 문제입니다. 또한 이것이 현대 펀자브 사회의 문제라면 영국 사회와 한국 사회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통해 읽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이 나라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이웃들이 편을 들어줄 거예요. 돈이나 옷 등 우리가 필요한 건 무엇이든 가져다주고요. 그게 공동체의 장점이죠." 아르빈더가 말했다. "하지만 남편과 문제가 생긴다면 누가 당신이 그를 떠날 수 있게 도와줄까요? 아무도 가족 문제는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불평을 늘어놔도 감사한 줄 알아야지, 라고만 말할 거예요. 이 나라가 널 망치고 있는 거야, 라고도." 그녀는 프리탐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누려본 적 없는 행복을 너에게 줬어. 넌 네 남편과 네 결혼 생활을 사랑했어. 정말 잘된 일이지. 운이 좋은 거야. 나는 스스로 살아남아야 했어.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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