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번역가 되는 법 - 두 언어와 동고동락하는 지식노동자로 살기 위하여 땅콩문고 시리즈
김택규 지음 / 유유 / 201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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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발언합니다.


유유 출판사에서 김택규가 쓴 번역 관련 책 두 권 읽었습니다.

-번역가 되는 법

-번역의 말들

대략 4년의 시간차가 있습니다.

편의상 번역가와 번역말로 구분하겠습니다.


저는 번역말 나오자마자 읽었고

이... 이 중장년한국남성의 글 참을 수 없어!!!

읽은지 1년 가까이 되어서 어디가 그렇게 별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번역 관련 책의 목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던 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4년 전에 나온 번역가는 정말 좋던데요...

같은 저자의 책인지 모르고

예스24 크레마클럽에서 읽고

너무 좋은걸!!???

하고 저자의 다른 책을 검색해보니

웬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의 그 별로인 책.의 저자였다.


저자가 고집이 강하단 인상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집이 센 사람을 안 좋아합니다... 왜냐면 내가 고집 센 고라니니까.

4년 전의 이 책에서는 번역가로서의 자부심과 고수하는 점이

독자인 저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적당한 고집은 좋은 거다.


번역은 외국어 실력보다도 도착어(모국어) 실력이 중요하다거나...

직역과 의역 중 의역의 손을 들어주고요.


번역가가 되는 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써 주셔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완전.처음.첫 책 번역은 번역 에이전시에 들어가서 하는 게 좋지만,

그 이후에라는 나오라 하십니다...

왜일까요? 궁금하다면 책을.


그리고 번역서 기획도 제게는 흥미로웠는데요.

외국어 실력은 부족해도(ㅎ)

가끔 미마존(미국 아마존)을 탐방하는 저는

국내에 들어왔으면 하는 책을... 종종 봐요

사실 내가 국문으로 읽고 싶어서 그런 거임ㅎㅎ

그런데 그런 책들 중에서도

아 이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하는 게 꼭 있기 마련이라서

잠시 번역가로서의 꿈을 꿔 보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번역가는 프리랜서니까

내가 이 정도 양의 작업을 하는 데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파악하고,

그 시간에 넉넉잡아 며칠을 더하고,

수입이 그리 많지는 않아서(번역가 인세는 작가와 나눠가지는데...... 너무 적어서 슬펐다)

이 책의 저자가 '아르바이트'라 부르는 일들도 해야 합니다.

번역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강의일 수도 있고, 윤문일 수도 있고, 지금 기억나는 건 이 두 가지네요.


이전에 홍한별과 노지양(두 분은 번역가입니다~!)의 서간집인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를 읽었습니다.

그때 번역가를 저자와 동일한 권위를 부여하며 생각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이 책은 그때보다 번역가의 존재를 더 깊게 생각하게 해 줬습니다.


인공지능으로 그림도 그리는데,

인공지능 대두 전부터 있었던 파파고를 보면

번역가가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제가 하는 거 아니에요. 전 번역가 있어야 해요. 번역가 짱이에요.

하지만 컴퓨터는 텍스트 읽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직'이라고 단서를 달겠습니다.)


저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좋아합니다.

첫문장도 유명합니다.

재산 많은 독신남(single man)이 아내를 필요로 한다(want)는 건 널리 알려진 진리다.

이어지는 내용은 그런 남자가 이사를 오면 주변에 딸 가진 집들이 그 남자 취향이나 마음은 하-나도 신경 안 쓰고 자기네가 응당 차지해야 할 재산으로 여긴다~ 뭐 그런 내용인데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해 생각해보면 전쟁으로 남자가 죽어서 수가 부족하고,

또 남자는 굳이 결혼을 안 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반면

여자는 결혼만이 명예로운 생계 유지 방법이었기 때문에,

또 여러 이유로 딸 가진 집들은 딸의 결혼을 강렬히 원했으므로

남자가 아내를 원한다는 진리는 그저 그들의 뇌피셜(ㅋㅋ)이고 소설은 내내 이 진리를 배반합니다.

그런 맥락을 생각하면 want를 '원한다'로 할지 혹은 '필요로 한다'라고 할지 고민하는 것도... 사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single man도 요즘이라면 미혼 남자라는 번역어가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독신이란 표현은 근래에는 잘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번역은 텍스트를 잘 읽을 수 있는 독자가 하는 게 맞는 것 같음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저는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






여담

유유의 원고 편집에는 어떤 기준이 있는 것인지

책들 보면 문체가 다 무해하고 부드럽고 따스해서

신기하네요

어쩌면 존댓말이라 그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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