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상, 과학다반사 - 세상 읽는 눈이 유쾌해지는 생활밀착형 과학에세이
심혜진 지음 / 홍익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일상, 과학다반사
심혜진
홍익출판사, 2019
19. 12. 22. 일요일
KDC 404 DDC 502
★★★★★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추론과 논증이므로, 그 과정을 이해하면 세상을 읽는 눈도 밝아지고 소소하게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도 길러지리라 생각했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도 더 깊이 새겨지리라 믿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만으로도 충분했다.
_프롤로그, 10p
올해 과학책을 읽겠다며 주로 읽은 게 한국십진분류법(이하 KDC) 404에 분류될 법한 책들이었다. KDC 6판 기준 404는 자연과학 강연집, 수필집, 연설문집이다. 사회과학이나 문학처럼 특히 좋아하는 주제(사회문제, 영문학, 불문학, 러시아 소설)가 생기기 위해서는 그 주제 분야를 아우르는 큰 바다에서 헤엄치며 다양한 생물을 만나볼 필요가 있다(나는 고래를 좋아하는데 최애는 범고래다.) KDC를 두고 말하자면 KDC 주류표인 400(자연과학)과 500(기술과학)에 속하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다보면 강목에 해당되는 430 화학, 470 생명과학, 480 식물학, 490 동물학처럼 좀 더 구체적인 분야로 좁혀질 것이다. 그러니 이 책과 내가 올 한 해 동안 읽었던 다른 과학책처럼 다양한 분야의 과학을 가볍게 다룬 수필집을 여러 권 읽은 건 전혀 쓸모없는 일이나 시간 낭비가 아니다. 한 권 읽는다고 ‘아! 난 화학에 흥미가 있어!’ 하고 확신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나는 과학과는 딱히 관련 없는 전공을 지나친 사람이기 때문에 자연과학과 기술과학 분야의 지식은 부족하다. 이 책 「일상, 과학다반사」는 물리, 지구과학, 동물학 등 자연과학의 몇 분야를 크게 다루고 있다고 판단된다. 개인적으로 주의 깊게 읽은 글이 있다. ‘진짜 같은 가짜 고기가 있다’(52p)와 ‘오늘 점심은 ‘귀뚜라미 반찬’으로’(252p)인데, 둘 다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다룬다. 왜 관심을 가졌냐면, 나는 동물도 고기도 너무 좋아하는데 축산업이 너무 비윤리적으로 느껴져서 동물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축산품 소비를 줄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식품이란 ‘사람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니, 어쩌면 식품이 아닐 수도 있겠다. 전자는 인공 고기, 후자는 영양소 풍부한 귀뚜라미가 주제다. 나는 전자에서는 인공 고기가 효율 없을 만큼 비싸다고, 후자는 귀뚜라미가 꽤 효율 좋은 식량임을 느꼈다. 전문가들 말로는 10년 이내 가격이 저렴해져서 누구든 먹을 수 있으리라고 하는데, 부디 그렇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귀뚜라미는…… 모기, 개미, 파리 외에는 잡을 수 있는 벌레가 거의 없는 나에겐 너무 힘들다. 우리 잠시 거리를 두도록 해야겠다.
이 책에서 내가 주목한 내용은 생물과 관련됐지만, 이외의 내용도 충분히 흥미롭다. 성인이 되어 과학책을 읽고 싶지만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는 누군가에게 이 책을 비롯한 다른 책들을 추천하고 싶다. 이정모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총 2권)과 박재용의 「과학이라는 헛소리」(총 2권)을 읽으며 자연과학에 흥미를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400 자연과학
410 수학
420 물리학
430 화학
440 천문학
450 지학
460 광물학
470 생명과학
480 식물학
490 동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