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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 프란치스코 교황 최초 공식 자서전
프란치스코 교황.파비오 마르케세 라고나 지음, 염철호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평점 :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는 법을 배우려면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친 여러 사건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짚어보며 '나의 인생'이라는 자서전을 우리에게 선물하셨다.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되돌아본 회고록이다. 책의 구성은 교황님의 생애의 순간들을 제3자의 시각으로 들려주고 그 당시의 상황과 감정들을 교황님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다.
어린 시절의 교황님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주위 사람들의 대화를 듣거나 분위기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을 기억해 내고 있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자랐고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학살, 원자 폭탄 투하 등 끔찍한 전쟁을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서 경험하게 되었다. 전쟁이 가져다준 잔혹함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전달해 주시고자 하신다. 기숙학교생활을 하던 열두 살에 사제의 소명을 느꼈고 고해성사 중에 주님의 자비를 경험하고는 "자비는 그를 바라봐 주시고 그를 선택하셨다" 구절이 주교 모토가 되었고 교황님의 문장에 새겨지게 되었다고 한다.
비델라 쿠데타 시절 교황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거나 폭력과 두려움 속에서 떨어야만 했지만 그들을 구하기 위해 애쓰셨던 이야기도 얼마나 불안정하고 어려운 시대를 살아왔는지 보여준다.
그 이후로도 한 시대를 발칵 뒤집을 만한 많은 사건들을 겪으면서 교황님이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들어있다. 특히 교황님에 추대되던 순간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세요"라고 했던 우메즈 추기경님의 말씀은 인상적이다. 가톨릭 신자였지만 교황님에 추대되기까지의 과정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주민, 가난한 사람,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신다. 그분이 살아오신 시대를 들여다보니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교황님은 앞으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쉽지 않은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애쓰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과거가 아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속의 아이들과 희생자들을 걱정하셨고 사랑은 언제나 승리하므로 사는 법을 배우려면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고 강조하신다.
교황님의 인자한 미소 속에 살아온 세월이 느껴진다. 누군가를 위하고 사랑하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삶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 하나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 싸우고 비난하고 모함하는 많은 이기적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사람답게 사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말씀을 들려주신 교황님께 감사를 드리고 교황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드린다.
아무래도 가톨릭 신자이다 보니 글을 읽으면서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귀하고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