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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 꽃으로
권태성 글.그림 / 두리미디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강아지, 어릴 적 첫사랑, 엄마, 아빠, 할머니, 오래한 사랑.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 넓은 세상에서는 아주 작지만 나에게만은 그 어느 것보다 큰 존재들입니다.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소중한 존재들. 책은 이 들에 대한 기억을 동그란 만화로 풀어놓았습니다. 쓸쓸한 나를 위로해 주고 변함없이 좋아해 주는 나의 소중한 강아지. 시간이란 악마는 나를 어른으로 만들어 이 녀석을 소홀히 하게 만들었네요. 내가 그렇게도 좋아했던 나의 강아지는 다른 일에 묻혀 나의 기억 저 편으로 사라져 버리고 학교를 가느라 집을 나서는 잠깐만 마주치고는 말았습니다. 어느 순간 움직임이 둔해지던 녀석. 결국 녀석은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동생과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나마 우리 집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거에 위안을 받고 묻어줬는데, 이 책에서는 백내장으로 앞을 못 보는 강아지가 버림을 받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에 대한 신의를 버리지 않는 녀석. 예전 너무나도 사랑했는데 잊고 지냈던 나의 친구가 생각나 가슴이 아려옵니다.
초등학교 시절 잠시 잠깐 했었던 짧은 사랑. 그게 사랑인지 그냥 관심인지 지금은 너무나 퇴색해 버려 알 수 없지만 좋은 기분이었던 것만은 확실하게 기억나네요. 혹시라도 체육 시간 같은 팀이 될까, 자리를 바꿀 때 옆에 앉게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던 기억도나구요. 그때는 정말 아무런 욕심도 없이 순수하게 사람을 좋아할 수 있었는데, 지금의 저는 정말이지 너무도 까칠하기만 하군요. 잣대 먼저 들이대고 사람을 바라보는 지금의 나. 세상이 이렇게 만든 것인지 시간의 흐름에 저절로 이렇게 된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네요.
어디서 어떻게 다루어져도 눈물을 쏟아내게 만드는 아빠와 엄마. 죽어서도 내 편일 되어줄 엄마. 험난한 가시밭길을 먼저 가시고도 힘들지 않냐 손 내밀어 주시는 아빠. 이 세상 이보다 큰 사랑과 은혜가 또 있을까요. 이분들의 사랑은 그 어떤 수식어로도 만족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시 태어나 꽃으로. 이 이야기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내용이죠. 영문도 모른 체 끌려간 십대의 소녀들. 무참히 짓밟히고 버림받았던 그들은 무슨 생각으로 나날을 보낼 수 있었을까요. 항상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오고, 그 당시의 일본 군인들과, 현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화가 납니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는 위안부 사건. 대대적인 사과와 조취가 취해져야 함이 마땅한데 눈치만 보고 서로 미루기만 하는 모양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들의 딸이, 동생이, 손녀가 그런 일을 당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고통받았던 당시의 소녀들이 앞으로는 꽃같이 아름답고 기쁘게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