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끝내는 독학 일본어 첫걸음 (가나&한자 쓰기노트, 미니북 포함, 무료 동영상강의 등 10가지 독학용 학습자료 포함) 나혼자 끝내는 독학 첫걸음 시리즈
넥서스 콘텐츠개발팀 지음, 박영미 동영상강의 / 넥서스Japanese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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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캐스트 카페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당첨되서 쓰는 리뷰글이다.


 북캐스트에서 하는 첫 서평인데 제목에 키워드와 제목을 넣을것과 사진 리뷰를 할 것 외에는 큰 제약은 없는 서평카페같다.

 이제 일본어 왜 배우냐라는 질문은 좀 식상하다. 다들 알고 있다. 일본 망가(만화)와 아니메(애니메이션)은 이미 한국 서브컬쳐를 장악하고 있다. 더해서 일본 음악과 일본 드라마 등 다른 문화들도 연계되어 국내에 일본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취직시 필요한 제2외국어로도로 인기만점이다. vcd나 해적판, 원서들을 돌려보던 pc통신시절을 생각하면 참 세월 많이 변했다.

 하지만 의외로 문화의 침식에 비해서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은 적은 편이다. 공부라는 게 사실 그렇지 않은가. 그냥 보고 즐기는 것과 다른거다. 아니메를 열심히 봐서 주요단어들이 귀에 익어도 여전히 원서읽기는 어렵고, 어떻게 원서를 대충이나마 읽어나가게 되어도 문법문제를 푸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다. 결론. 공부는 작정하고 해야한다.

 이 책은 어학교재를 많이 내는 넥서스에서 나온 일본어 초급 교재다. 사실 십여년전에도 이런 책을 사서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조금 다른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초급교재도 계속해서 바뀌는 것 같다. 다루는 내용은 비슷하지만 좀 더 세련되게 바뀐 것 같기도. (더 중요한 건 그 사이 나의 일본어 실력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큭...)

 특별히 좋다~ 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허접하다~ 라는 생각도 안든다. 솔직히 일본어 교재 뭐 추천하라 하면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이 책도 괜찮아 보인다. 뭐 제일 좋은 건.. 실강듣는거.. 또는 독하게 원서파는거 정도겠지만.. 그냥 초급교재 하나 생각해봐라 하면 이 책도 괜찮을 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민나노 시리즈 같은거 추천해서 본적있는데.. 알고보니 그건 혼자보는 교재가 아니더라.. 사실 좋은 교재중에도 혼자 볼 수 있는 교재가 있고 그렇지 않은 교재가 있다. 이 책은 혼자 보는 용이다.

 사실 독학교재 분야에서는 시나공의 전설적인 무따기 시리즈가 있는데.. 그 책이 편제는 참 좋다만.. (게다가 음성파일이 끝내준다) 살짝 양이 많다.. 이 독학시리즈는 그보다는 좀 가볍다.. 가나쓰기같은 왕초보용 파트에 좀더 비중이 있기도 하고.. 뭐.. 선택은 직접 보고.. 자기 수준에 맞춰서 하도록 하자.

 이 책을 깊이 막 달달 보고 그럴 필요는 없어보인다. 빨리 기초를 잡고 넘어갈 책이다. 부담없이 쓱쓱 싹싹..

덤으로 주어지는 미니북 2개! .. 꽤 좋아보인다. 바로 표지 싸매고... 호주머니에 넣고다니는 중.. 쓰기노트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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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피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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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살짝 슬럼프다. 매너리즘일까. 소설이 잘 안 읽힌다. 이번 소설을 읽기 위해 미리 읽은 블로거들의 글을 먼저 읽었다. '검은집'이 연상된다는 추천글에 어두운 밤 잠들기 전 책상에 앉았다.


 표지의 홍보문구 중 어느 소녀가 저 사람은 내 아빠가 아니에요. 모르는 사람이에요. 살짝 소름이 돋는다. 초반에 다소 지루한 부분을 참고 이겨낼 수 있었던 2번째 이유다. 동대 출신의 수재로 유명대학의 교수이면서 TV출연이 잦은 범죄심리학자라는 주인공에게 낯설은 동창 한 명이 다가온다. 그의 이름은 노가미. 직업은 경찰이다. 그와는 친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노코라는 다리를 절뚝이는 소녀를 괴롭힘에서 구해내는 장면을 주인공이 목격했을 뿐이다. 그는 주인공에게 자신이 맡게 된 8년전의 일가족 실종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주인공의 집 주변에 대해 탐문한다. 그리고 곧 그는 실종된다. 2주 후 주인공의 옆집에서 불이나 총에 맞은 3구의 사체가 발견되는데, 그 집에 원래 살던 사람은 2명 뿐이다. 나머지 1구는 노가미로 밝혀진다.


 이러한 외적 정황만을 알고 있는 경찰은 이 사건을 현장에서 발견된 노가미의 총 등을 근거로 노가미의 단독범행으로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경찰이 모르는 것들을 알고 있었다. 주인공은 남은 이웃집을 수상쩍어 하고 있었다.


 10달 전 이사온 주인공가족은 이웃들에 대해 깊이 알 기회가 없었다. 두 이웃 중 남은 한 집에 대해서 부인이 목격한 것은 매일 학교를 오가는 여중생과 평범한 중년 남성 뿐이다. 호기심이 많은 부인이 다른 이웃에게 묻지만, 평범한 남편과 다소 병약한 부인, 아들, 딸이 있다고 할 뿐이다. 그러려니 할 법한 일이다. 그러나 범죄심리학자인 주인공이 부인에게 부탁해서 귀가하는 여중생에게 아버지에 대해 넌지시 물었을 때 그아이는 책겉에 쓰여진 그 홍보문구를 뱉는다. 여기서 그집에 대해 수상함이 커지고, 부인은 한밤중 신음하는 젊은 여인의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밤 그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린다. 그 아이가 짧은 몇마디를 채 다 하기도 전에 그 수상한 중년이 아이를 돌려달라며 나타난다. 놀랍게도, 그는 어디서 구했는 지 알 수 없는 열쇠를 돌려 집의 문을 열고 체인을 풀려고 한다. 그는 딸을 돌려달라고 하고, 뒤에 있던 아내가 경찰에 연락하면서 모두 경찰에 연행된다. 남자는 경찰에서 점잖게 이웃이 딸을 데려갔다고 상황을 설명하고, 아이의 몸에 외상이 없기 때문에 남자의 증언이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아동보호사가 아이의 정신상태를 근거로 보호를 풀지 않으려 하고, 결국 그 남자는 식칼을 들고 보호소에 난입해서 소장과 아내를 찌르고 보호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도주한다. 다행히 아내는 살아났지만, 소장은 죽는다. 보호사는 지하철역까지 아이와 남자를 데려다준뒤 풀려난다.


 한편 주인공에게는 최근 자주 만나는 아름다운 여제자가 있었다. 그녀는 같은 학과 남학생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상담하고, 그와 3자대면을 통해 그 학생이 이웃에 사는 취업정보원에게 학과원들의 메일정보를 넘겼다는 걸 알게 된다. 주인공은 경찰에 알리지 않고 여제자와 남학생만 동행한 채 그 집에 습격한다. 예상대로 그 이웃은 주인공의 이웃에 살던 수상한 중년이었다. 그러나 그 중년은 남학생을 칼로 찌르고 다시 도주한다. 결국 그 남학생은 사망하고, 주인공은 교수직을 그만둔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죽은 노가미에게서 편지가 온다. 그 편지에는 사건을 정리할 수 있는 뒷 이야기들이 충분히 밝혀져 있었다. 그 수상한 중년은 노가미의 이복형으로 어려서부터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가지고 있었으며, 여중생에 대한 변태성욕을 가지고 있어서 이복누나인 유키에 대해 호감 이상을 품었다. 그리고 어느날 그는 노가미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제압하고 집의 모두를 자신의 지배하에 놓는다. 이후 노가미의 어머니가 이혼으로 그 집을 떠나기까지 그는 그저 참았을 뿐이다. 훗날 경찰이 된 노가미는 어머니의 사망으로 이복형을 다시 만나는데, 그는 여전히 사이코패스적 기질으로 완전범죄를 이어가며 살아가고 있었다. 노가미 역시 그 사기행각에 말려들어간다. 노가미가 8년전 사건을 맡은 이유는 그 사건이 이복형과 관계가 있어보였기 때문이고, 실제로 그랬다. 그리고 이복형이 동창의 이웃으로 들어간 것을 알고 주인공에게 찾아간 것이었다. 이 편지 이후 노가미의 이복누나에 대한 가십기자들이 몰려들고, 결국 이복누나는 일주일도 안되어 인근 산에서 목을 맨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10년이 지나간다.


**반전이 있습니다.


 10년이 지나고, 주인공은 여전히 후회와 미련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피아노 연주자의 공연을 보게 되는데,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그 연주자는 소노코의 양녀라고 했다. 파리에 사는 그녀에게 주인공은 대화를 청하고, 묘한 눈빛으로 그녀는 대화에 응한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는 않지만, 떠나기 전 몇마디를 통해 자신이 10년전 그 아이임을 추측하게 한다. 그리고 소노코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온다.


 소노코는 위암으로 치료를 받을 생각이 없다며 숨겨진 사실들을 털어놓는다. 그 편지는 사실 소노코가 쓴 것으로, 실제에 기반했지만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었다며. 사실 노가미와 자신의 관계는 초반을 빼놓고는 좋지 않았고, 노가미의 사교성 때문에 여자문제와 돈문제로 골치가 아팠다는 것. 이혼한 뒤 노가미의 이복형과 관계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노가미가 사체로 발견되기 전 자신에게 찾아왔고, 잠들었을 때 그에 대한 그동안의 서운함이 폭팔해서 우발적으로 노가미를 죽인뒤, 노가미의 이복형에게 연락했다는 것. 이후 노가미의 이복형과 그 아이와 함께 살았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자신을 따라 그 아이가 연주자가 되도록 돕다가 양녀로 맞아들인 것.


 소노코는 피해자인것 같았지만 사실 공범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노가미의 이복형은 소노코의 2층 외진방에 반백골이 되어있었다. 도피후 얼마지나지 않아 감기에 걸렸을 때 청산가리를 약처럼 주었다고 한다.


 주인공은 소노코에게 암수술을 받으라고 하며,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 않기로 한다. 새롭게 태어난 그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였을까.


##


 다소 빼먹은 부분이 있고 때로 순서도 좀 바뀐 것 같지만 감상을 적었다.


 확실히 검은집에 버금갈만한 책이다. 검은집에 비해 호러적 부분이 조금 부족한 느낌도 있지만, 심리적인 공포는 오히려 더한 것 같다.


 일본에서 유명한 호러감독에 의해 영화화가 된다는데, 책내에 다소 징그러운 신이 있어서 걱정이 된다. 감상에는 밝히지 않았지만, 범인에게 납치된 아이의 아버지는 시골 창고에서 백골로 발견되고, 오빠는 바다에 떠다니는 사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중후반부 칼에 맞은 아내를 오랫동안 간호하다 온 집에 리가 잘린 여성사체가 놓여있었는데, 그 아이의 엄마였다. 끔찍하게도, 그 아이 앞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다리를 절단한것으로 여겨진다고 감식결과 밝혀진다. 이 신은 검은집의 지하실신, 아이의 자살신에 못지 않게 상당히 끔찍한데, 영화화가 어찌될지 좀 걱정이 된다.


 한편, 범인이 자신의 가족으로 시작해서 여러 가족들에 들어가 그들을 지배하는 과정은 예전에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키타큐수감금사건을 모티브로 한것으로 보인다. 사채꾼 우시지마의 세뇌하는 남자에서도 가져다 썼던 충격적인 사건인데, 역시 끔찍하다.


 이정도에서 감상을 마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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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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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 유스케의 신작이다. 일본에는 3년전 출간된 것 같지만. 기시 유스케라는 브랜드에 빠져들었던 적이 있었다. 우연하게 읽었던 검은집이 계기였는데, 정말 정신없이 읽었다. 이후 크림슨의 미궁, 천사의 속삭임, 13번째 인격을 읽었는데 모두 대단했다. 보통 이런 책을 한권만 내도 대단하다하는데, 고른 4권의 책이 모두 그랬기 때문에 기시 유스케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 읽은 신세계에서를 취향의 문제로 도중하차하면서 그 거품이 조금 빠졌었다. 그래서일까. 다크존이나 악의교전같은 책들은 아예 시도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기시유스케의 필력에 괴기스러운 소재가 결합되었을 때 빠져들었던 걸지도 모른다.


 말벌은 꽤 괜찮아보이면서도 평범한 소재다. 공포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괴기소설의 대상으로 적합해보이지만,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활용되었고, 익숙하다는 점에서 기시유스케의 성공작들이 가졌던 소재들에 비해서는 조금 진부해보인다. 어쨋거나, 이 작품의 제목은 말벌이고 도입부에 있는 것도 말벌이다. 저명한 미스테리소설가인 주인공은 어느날 산장에서 눈을 뜨고, 말벌을 발견한다. 말벌의 공포에 시달리는 모습과 그 과정을 추정하는 모습들에서 기시 유스케 특유의 필력을 느낄 수 있다. 폐쇄된 공간에서 나 외엔 그 누구도 보이지 않는다는 장면이 마치 미스테리 어드벤쳐 게임의 도입부를 보는듯하다. 어쨋거나, 주인공은 점점 이야기를 끌고 나가고, 하나하나씩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다가 중후반부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술트릭이 있었다. 기시유스케의 다른작품에 비해서 초반부의 서술이 왠지 어색한 느낌이었던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사실 주인공은 소설가가 아니라 소설가를 흉내내는 나이든 스토커였다. 그가 산장에 숨어들어 소설가를 살해하고 잠든뒤 모습이 소설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화자 외에 누구도 등장하지 않고, 스스로를 소설가라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화자의 시선밖에 따라갈수없는 독자들은 뭔가 다소어색하다는 생각외에는 의심하기 어려울수밖에 없다.


 이 서술트릭을 알고 다시 책을 처음부터 읽어보니, 전후복선을 정리하는 작가 특유의 치밀함이 곳곳에 있었다. 아 이래서 이렇게 서술했구나 라는 느낌. 


 다만, 별로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니다. 그냥 기시 유스케가 새로운 한권에 도전했구나. 그 과정에 있는 한권이구나 하는 느낌이다. 물론 범작이라면 범작이라 할수도 있겠지만, 기시유스케의 이름값에 맞는 한권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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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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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인들은 종교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들의 일상에서 신적 존재에 대한 인식이 종종 있다. 우리나라의 종교와 다르게 일본에서 종교는 문화에 가까운데, 우리나라 식으로 이해하긴 좀 힘들다. 어쨋거나 결혼은 신사에서 죽음은 절에서라는 말처럼 그들의 사후세계관은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 이 책에서 주인공 쓰바키 과장은 50전후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죽는다. 아마 과로사가 아닐까. 한창 백화점 세일을 지휘하던 그가 죽은 뒤 본 광경은 살았을 때 행정기관과 비슷하다. 만화 드래곤볼에서 주인공들이 죽으면 가는 곳과 비슷하다. 사후세계 공무원(?)들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그들을 분류하고 각각에 맞는 조치를 취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대로 세상을 떠나기에 너무 마음에 걸리는 일들이 많다며 재심사 청구를 해서 통과한다. 결국 그는 좀더 어려진 여성의 몸으로 약 사흘의 현세체류기간을 얻게 되는데..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스포일러라 하기에 이 책은 미스테리물이 아니라 대단한 건 아니다. 그저 그가 걱정했던 일들이 의외로 별 것들이 아니었다는 것.. 예를 들어 걱정했던 가족들이나 업무 등등.. 사실 그렇다. 나 없으면 안될 것 같아서 아둥바둥 댔지만 의외로 세상은 나 없이도 잘 굴러가는 곳이다 라는 걸까. 오히려 주인공에게 반전은 다른 쪽이다. 주인공은 8년전 미모의 여직원과 늦결혼을 했는데, 다른 몸으로 내려오면서 자신이 살았을 때 알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사실들이 밝혀진다.


 특별한 건 아니고, 어느정도 짐작이 될만한 것들이다. 고졸입사사원이라는 같은 처지에서 여러모로 공감할 수 있었고 신뢰의 대상이 되며 힘들 때 서로 도우며 의지하는 존재였던 도모코. 그녀가 남자에게 차였을 때 둘은 친구의 선을 넘어버렸다. 그러나 그들은 본격적으로 사귀지 않았다. 여자를 밝히는 주인공은 계속해서 새롭고 젊은 여자들을 찾아다녔고, 신기하게도 계속해서 새로운 사랑을 찾아냈지만, 6개월도 끌지 못하고 도모코에게 돌아오길 반복한다. 쓰바키과장은 살았을 때 그 관계를 서로에게 편리한 친구이상 애인미만의 관계정도로 생각했던 모양이지만, 다른 모습으로 내려와서 그녀와 술자리를 하면서 사실 그녀가 자신을 줄곧 사랑했었고 진지하게 결혼도 고민하고 있었다는 걸 알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자신이 8년전에 그런 사실을 모르고 그녀가 일하는 보석매장에 반지를 맞추러 갔었다는 사실과 그 때 도모코가 자신의 결혼반지로 준비하고 있었던 최고의 다이아몬드를 염가에 주었다는 것.. 


 사실 이 책에는 또 다른 주인공들.. (또는 죽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주인공 쓰바키 과장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그를 중심으로 감상을 남겼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옜날 느낌이다거나 진부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의외로 이런 책들도 종종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작가의 특성상, 문장은 읽기 편하다. 중년쯤되면 좀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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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 -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최대 경제대국을 가다
방정환 지음 / 유아이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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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이 잘 모를 인도네시아 현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기자경력을 가진 한국출신의 현지 사업가다. 현지 전문가의 글도 실려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일반적으로 동남아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빈곤' , '후진성' , '무관' 등의 이미지가 다소 깨진다.


 동남아에 다녀온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나는 인도네시아에도 주요도시에는 우리못지 않게 고층건물들과 도시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걸 이 책의 사진들을 보고 처음 알았다. 물론 마음만 있었다면 인터넷을 통해서 그런 정보를 쉽게 얻었겠지만, 어릴적부터 가져온 편견때문에 굳이 찾아보지 않았었다. 이 책을 통해서 동남아에 대한 극빈 이미지가 다소 줄었다.


 인도네시아에 대해 어느정도 인정이 되자, 같이 국제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따라붙는다. 현지에서 무엇에 관심이 있고, 우리나라와 사이는 어떨까. 한류에 대한 반응은 어떠하고 우리나라 외에 다른 국가의 관심은 어떨까. 이 책을 읽다보면 가볍게나마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또, 인도네시아의 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억에 달하는 인구가 여러 섬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다양한 종교가 있을것 같지만, 실제로 대다수가 이슬람을 믿는다고 한다. 이슬람이 가지는 보수성과 가부장제도 등은 나라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현지의 여성들은 (우리 기준에서는) 남성에 비해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한편 이러한 종교적 분위기가 가져온 이색적인 인도네시아만의 문화도 있다. 불토다. 우리의 불금이 그들에게는 불토가 된다. 우리와 다르게 대다수가 주5일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무슬림에게 금요일이 기독교인의 일요일(주일)처럼 여겨지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고 한다. 현지어로는 '말람 밍구(malam Minnggu)'라고 한다고 하니 이색적인 단어로 기억해 두는 것도 좋다.


 외전 격으로 삽입된 '허영'이라는 한국계 인도네시아인에 대한 글도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는 친일 영화인이었지만 광복이 되자 종군중이던 인도네시아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현지의 혁명전쟁에 참가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이름도 세가지나 되는데 허영, 히나츠 에이타로, 닥터 후융 이 그것이다.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의 기초에 큰 역활을 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우리 이야기가 아니라서 별 느낌은 없었다. 현지에서 닥터 후융에 대한 인지도가 어느정도나 될지도 확실하지 않아 보였지만, 작가가 한니 문화연구원 주최 공모에서 당선된 글이기 때문에 넣은 듯 하다. 어쨋거나, 독특한 인물 하나를 알게 된 것 같다.


 글을 맺으며 이 책을 평해보겠다. 일반적인 개설서와 비교하면 체계적인 부분이 부족하고 현지의 역사에 대한 내용도 적어서 개설서라 하기엔 애매한 책이지만, 현지 사업가의 생생한 이야기와 사진을 보고 싶다면 관심을 가져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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