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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 -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최대 경제대국을 가다
방정환 지음 / 유아이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한국인이 잘 모를 인도네시아 현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기자경력을 가진 한국출신의 현지 사업가다. 현지 전문가의 글도 실려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일반적으로 동남아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빈곤' , '후진성' , '무관' 등의 이미지가 다소 깨진다.
동남아에 다녀온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나는 인도네시아에도 주요도시에는 우리못지 않게 고층건물들과 도시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걸 이 책의 사진들을 보고 처음 알았다. 물론 마음만 있었다면 인터넷을 통해서 그런 정보를 쉽게 얻었겠지만, 어릴적부터 가져온 편견때문에 굳이 찾아보지 않았었다. 이 책을 통해서 동남아에 대한 극빈 이미지가 다소 줄었다.
인도네시아에 대해 어느정도 인정이 되자, 같이 국제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따라붙는다. 현지에서 무엇에 관심이 있고, 우리나라와 사이는 어떨까. 한류에 대한 반응은 어떠하고 우리나라 외에 다른 국가의 관심은 어떨까. 이 책을 읽다보면 가볍게나마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또, 인도네시아의 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억에 달하는 인구가 여러 섬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다양한 종교가 있을것 같지만, 실제로 대다수가 이슬람을 믿는다고 한다. 이슬람이 가지는 보수성과 가부장제도 등은 나라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현지의 여성들은 (우리 기준에서는) 남성에 비해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한편 이러한 종교적 분위기가 가져온 이색적인 인도네시아만의 문화도 있다. 불토다. 우리의 불금이 그들에게는 불토가 된다. 우리와 다르게 대다수가 주5일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무슬림에게 금요일이 기독교인의 일요일(주일)처럼 여겨지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고 한다. 현지어로는 '말람 밍구(malam Minnggu)'라고 한다고 하니 이색적인 단어로 기억해 두는 것도 좋다.
외전 격으로 삽입된 '허영'이라는 한국계 인도네시아인에 대한 글도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는 친일 영화인이었지만 광복이 되자 종군중이던 인도네시아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현지의 혁명전쟁에 참가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이름도 세가지나 되는데 허영, 히나츠 에이타로, 닥터 후융 이 그것이다.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의 기초에 큰 역활을 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우리 이야기가 아니라서 별 느낌은 없었다. 현지에서 닥터 후융에 대한 인지도가 어느정도나 될지도 확실하지 않아 보였지만, 작가가 한니 문화연구원 주최 공모에서 당선된 글이기 때문에 넣은 듯 하다. 어쨋거나, 독특한 인물 하나를 알게 된 것 같다.
글을 맺으며 이 책을 평해보겠다. 일반적인 개설서와 비교하면 체계적인 부분이 부족하고 현지의 역사에 대한 내용도 적어서 개설서라 하기엔 애매한 책이지만, 현지 사업가의 생생한 이야기와 사진을 보고 싶다면 관심을 가져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