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와 까마귀
김란희 지음 / 비공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견우와 직녀 이야기의 다른 버전, <까치와 까마귀>

다가오는 설날에 읽으면 좋을 동화 한 편을 소개해 드릴게요. 바로 김란희 작가님의 <까치와 까마귀>랍니다. 제목을 보고는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제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노래가 떠올랐아요. 또다른 생각은 우리나라에서 길조인 까치와 흉조인 까마귀가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었지요. 읽고 나니, 이 책은 오히려 우리가 알고 있던 설화인 "견우와 직녀"의 새 버전 동화라고 소개하고 싶어졌어요.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은하수를 사이에 둔 두 별이 칠석에 까마귀와 까치가 놓은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이야기잖아요.

​



​

이 책은 그 견우와 직녀를 새들이 어떻게 오작교를 만들어 주었을까? 에 대한 상상력을 보태줍답니다. 제가 보는 까치는 다 까치요. 까마귀는 다 까만 까마귀인데요. 저자는 까치와 까마귀의 특징을 재치있게 설정했어요. 이 중 큰부리까마귀가 주인공이랍니다.

​

도대체 해마다 이날만 되면 왜 비가 오는 거야?

김란희, <까치와 까마귀> 중에서

하늘에서 비가 굉장히 많이 내리고, 천둥도 우릉쾅쾅 치는 바람에 마을의 많은 세간살이가 떠내려가요. 덩달아 새들이 먹을 먹이도 거의 없게 되지요. 원인이 궁금한 큰부리까마귀가 하늘에 올라가보니, 그 비는 바로 견우와 직녀의 눈물이었어요. 두 눈물이 만나면 천둥이 치는 것이였고요. 고민 끝에 새들은 견우와 직녀를 돕기로 한답니다. 과연 견우와 직녀는 무사히 만났을까요?

​

캐릭터가 살아있는 까치와 까마귀의 이야기

우리가 알고 있듯이 까치와 까마귀는 사이가 썩 좋지는 않아요. 특히 풀빛까치는 큰부리까마귀와 투덜투덜하지요. 물론 풀빛까치의 일방적인 미움이지만 나중에는 큰부리까마귀를 도와주게 된답니다.

​

풀빛까치는 몸을 움추립니다.

여러 번 큰부리까마귀에게 싫다고 말한 것이 떠오릅니다.

큰부리까마귀는 풀빛까치에게 나쁘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말이에요, 오히려 큰부리까마귀는 은하수까지 다녀왔잖아요.

풀빛까치는 큰부리까마귀의 너른 어깨가 생각납니다.

마음이 든든합니다.

'서로 힘을 모은다고?

나도 힘일 될까?

사실,

나도 조금은 힘이 되고 싶어.'

저는 풀빛까치의 저 문장이 굉장히 좋았아요. "사실, 나도 조금은 힘이 되고 싶어" 이런 이야기는 새들의 이야기로 읽는 것이 아닌, 인간들의 이야기로 읽어야 더 제 맛이겠죠? 저의 인생관은 큰부리까마귀처럼 용기있는 삶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 용기 있는 사람들은 우러러보는 쪽에 가깝지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 옆에서 조금의 힘은 보태고 싶은 제 마음을 풀빛까치가 대변해 준 것 같았어요. 대견하고 고마운 장면이였답니다.

​

웃긴 장면도 있었어요. 김대감님의 마을의 배부른까마귀는 언제나 먹을 것이 풍족하지요. 이렇게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요. 하지만 다른 까마귀나 까치는 그렇지 못하답니다. 큰부리까마귀가 힘겹게 먹은 애벌레를 비행하다 보니 "똥"이 마려운거예요. 그 때, 입을 벌리고 있는 배부른까마귀 입 속에 빗물과 함게 똥이 떡! 떨이질 때, 통쾌하게 웃으면 읽었답니다. 우리 주변에도 내 배만 부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때로는 그들에게 이런 똥같은 벌이 살포시 내려지기를 바라봅니다.

​



​

​

말을 예쁘게 지어내시는 김란희 작가님

김란희 작가님의 <까치와 까마귀>을 읽다보면, 말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작가님이 시도 쓰지지 않을까 유추해 보았는데, 다른 동화만 더 책날개에 소개가 되었어요. 몇가지 재미난 문장을 만나 볼까요?

​

  • 큰부리를 내밀려 발딱발딱 제자리 뛰기를 합니다.

  • 물기를 머금고 있는 지붕을 배로 시르르르르 타고 내려옵니다.

  • 쭈르르 매끄러지고 또 떼굴떼굴 구르고 놉니다.

  • 도코리골로 포롱포롱 날아갑니다.

  • 까치와 까마귀들은 날개가 근질근질합니다.

  • 그때 떡더글 떡더글 엄청난 소리르 내며 천둥이 울렸어요.

  • 큰부리까마귀를 시새우며 생긴 슬미움이 없어져 버린 거예요.

​

무엇보다 까치와 까마귀들의 이름이 예뻐서 애정을 갖고 읽게 되더라고요.

​




​

약 20년 뒤에 출판했지만 여전히 따듯한 동화 <까치와 까마귀> ,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김란희 작가님은 1991년 청년통일문학상공모전에서 <까치와 까마귀>로 통일상을 수상했어요. 까치와 까마귀를 남과 북의 상징성으로 읽어도 손색이 없겠지요. 저는 그렇지 않더라도 이 책은 아이와 어른에게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책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76쪽의 분량으로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를 독자가 받았다면, 참 좋은 동화겠지요?

​

작은 날개짓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까치와 까마귀> 책 표지

저는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의 인생에서도, 사회에서도, 나라에서도, 지구촌 차원에서도 말이죠. 우리의 선한 날개짓이 주변에 많은 좋은 영향력을 끼쳤으면 좋겠어요. 그럼 의미에서 이 책은 누구나 읽어도 참 좋다고 결론지어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