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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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30주년 기념작으로 그간 법정 스님께서 강연하셨던 내용 중 미공개된 부분을 추려 스님께서 전하시는 주옥같은 삶의 지혜를 책으로 발간해 주셨다. 지난번 샘터에서 협찬해 주신 발간 전 샘플북을 읽고 나머지 내용들도 궁금해 재신청해 완독하게 되었다.


https://www.instagram.com/p/C50R-KTRVAc/?igsh=Z3B5cWx5bng1NXp2




책을 읽고 사람들을 덜 만나면서 고요함을 추구했던 내 마음이 다시 일을 시작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엮이며 또 일렁이기 시작했다. 고요함은 온데간데없고 내가 마음속에 지어 둔 어떤 형상에 어긋나기 시작하면 슬금슬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의 속 좁은 견해도 양념으로 더해져 뒤죽박죽 헝클어진 음식물 쓰레기통처럼 마음이 혼탁해져 가는 중이었다.

마음을 맑히고 비우는 게 이토록 힘든 일인지 견고하다고 생각했던 마음속 진리의 기둥들이 하나하나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나는 또 짓지 않아도 될 상들을 가득가득 세워 두었다. 이러면 안 되고 저러면 안 된다. 그건 나쁜 것이고 이렇게 해야 바람직하고 옳은 것이다.라는 허상들을 말이다.

미움은 곧 상대방이 내가 만든 허상들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나는 이만큼 해주는데 저 사람은 왜 받기만 하지?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참 속 좁다. 등등 원인을 찾아보면 모든 것이 나의 부족함 때문에 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스님의 말씀을 통해 배워왔다.



스님께서 그토록 스스로를 관리하라고 혹여 욕심내거나 삿된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경계하라는 당부를 나는 곧잘 잊는다. 혼탁해진 마음을 다시 곧추세우는 데는 스님의 글을 묵독하는 것이 최고의 명약이다. 질문을 멈추어야 비로소 해답이 나오고 침묵을 지켜야 답이 들리기 시작한다는 스님의 말씀은 묵언으로 수행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라는 가르침이다.



설명에 의해 진리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속에 살아있는 진리를 자기 눈으로 분명히 확인하라는 말입니다. 밖에서 구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쳐다보지 말고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 채우려 하지 말고 텅 비워야 합니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직시하십시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의 진리를 찾고 고요함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라는 스님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기며 내가 가진 것 이상을 바라는 욕망과 불필요한 소유욕을 버리고 단순함과 간소함 속에서 기쁨과 순수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되새긴 책이다. 현재 나 자신이 무얼 찾고 있는지 삶 속에서 느끼는 괴로움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누군가를 통해 해답을 들으려 하기보다 스님의 글을 통해 나 스스로가 나의 문제점을 깨닫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함을 읽었다.



◆샘터출판사의 협찬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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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는 자 -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최진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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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는 자

최진석 / 쌤앤파커스

@samnparkers

반야심경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게 돕는 반야의 지혜를 담은 핵심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세상의 수많은 경전 중에서 단 한 권의 경전만 선택해야 한다면 반야심경을 택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반야심경>이 어떤 연유에서 쓰여 현재의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 작가는 '익숙한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는 삶의 태도'로 이를 축약해 준다.




마하반야 바라밀다 심경~절을 찾을 때 몇 번 들었던 독경이라 반야심경은 일종의 기도문과 같다는 얕은 정보로 이 책을 펼쳤다. 관자제 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아주 깊게 실천할 때 세계가 모두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첫 내용으로 시작한다.

불교 교리의 공(空)이란 것은 모름지기 마음을 비운다는 뜻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러나 읽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편협한 개념들을 과감히 깨트리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불교 용어 '공'에 대해서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 인연에 따라 잠시 관계를 맺고 얽히면서 잠시 그것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공이란 세계의 모든 것과 인식, 판단 등이 다 자성 없이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page178

세상의 모든 것을 바라볼 때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보라는 것이었다. 공이란 세상이 관계로 존재한다는 것이고 특정한 생각의 창을 고집하지 않는 것, 스스로를 지배하는 상을 짓지 않는 것 이것이 공의 상태이다. 말은 쉽지만 내 안의 복잡 다양한 생각들을 비어진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공의 관점으로 사물을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나같은 성격은 특히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는 하나의 사건을 바라볼 때 감성과 때로는 낭만도 한 숟가락 얹어서 해석한다. 반면 남편은 직관적이라 더도 덜도말고 현실적인 해석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나같은 성격보다 직관적인 남편이 득도하는 것은 더 빠를 것이라는 해석이다.

상에 갇히지 않는 사람, 이미 만들어진 기성의 눈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눈으로 그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 책에서 든 예는 정치적 신념과 종교적 믿음, 도덕적 확신을 들어준다.


우리가 마음을 비운다고 하는 것은 특정한 이념이나 관점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런 틀과 이념, 관점들을 하나하나 걷어내어 정해진 어떤 창도 없는 상태에 도달한다는 뜻입니다.

(page184)



중생들에게 반야심경은 고통의 원인을 제대로 보면 자신이 가진 고통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수 있음을 전한다. 공은 어떤 행위를 부정하는 개념이 아니라 마음을 비움으로써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또 다른 의미이기도 했다.



무소유는 갖지말라, 쌓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소유를 자기의 뜻에 맞게 해석하고, 자기 뜻대로 통제하려는 태도입니다. 무소유는 소유적인 태도를 없애라는 말이니, 세계를 자기 뜻대로 정하려고 하지 말라는 의미가 됩니다.




읽은 후 감상



혼탁한 시대에 살아가는 중생들의 삶, 나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떻게 살고자 하는지 닥치는대로 주입된 지식들이 뒤섞여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조차도 구분할 수 없다면 반야심경을 깊이 있게 읽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스스로가 단단하지 못하다면 경전을 읽고 깨닫기보다 또 그 무게에 눌려 스스로 주인이 되기보다 경전의 종이 되어 살아갈 것이라는 당부를 작가는 아끼지 않는다.

자기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으로 고삐를 잡고 반야심경의 참된 의미를 알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것, 이 모든 것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 함을 말씀한다. 아무리 좋은 가르침이더라도 말씀에 얽매이기보다 늘 숙제를 해결하듯 지혜로운 말씀을 읽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내 마음 속의 공을 단단히 다진다면 최진석 교수님이 풀어준 반야심경의 지혜를 잘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 반야심경 흔들리고 위태로운 우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쌤앤파커스에서 협찬 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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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 소설, 향
조경란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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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

조경란 /작가정신

작가는 소설을 통해 가족을 그려내고자 노력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가족과는 먼 거리이다. 스무 살의 이경은 철저히 혼자다. 엄마가 죽은 후 외할아버지를 따라 목욕탕 집에 세 들어 사는 외갓집으로 왔다. 이모, 외삼촌, 이경과 할아버지까지 네 식구이지만 이경은 철저히 혼자다.



나의 새로운 가족들이다.

아니다. 차라리 가족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이상한 동물원 이라고 말하는게 정확하다.

page16


그들은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처럼 말을 할 때는 서로 뺨을 후려치며 싸울 때가 전부이다. 다락방을 포함한 한 칸짜리 방에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어두운 방에 남겨진다. 아무리 세 들어 사는 집이라지만 열악하다. 공동 화장실을 써야 하고 허름한 외벽에 집 옆을 흐르는 샛강은 언저리부터 썩어 들어가고 있어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익숙한 풍경이다.


작가는 1997년에 이 소설을 썼다. 27년이 훌쩍 지난 지금 20대 후반이었던 그때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스무 살의 이경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진다. 열 살도 아니고 스무 살이다. 혼자 진로를 생각할 수도 있고 뭔가 취업을 생각해 볼 수도 있는 나이이다. 그럼에도 그녀 이경은 단칸방에서 호박전을 부치고 벽돌 공장으로 출근하는 할아버지와 삼촌의 도시락을 싸며 이모가 벗어 둔 빨래를 한다. 맞은편에 세 든 남자의 방 열쇠를 살금 빼내어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 듯 들여다 보기도 하고 은행에서 일하는 이모의 지갑에서 조금씩 돈을 빼내 모은 돈으로 밀린 남자의 방 월세를 한 달 치 지불하기도 한다.

이경의 불안함을 읽는다. 불안하고 막연하며 무엇이든 온전하게 자리를 잡아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섣불리 도전할 수 없고 무기력하다. 특별히 애정도 없고 애틋함도 느껴지지 않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고 흩트리려 하지 않는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금방 서로를 알아보는 법이다.

page28



목욕탕 3층에는 안마시술소가 있다. 옥수수알 같은 작은 발톱을 가진 그녀는 안마시술소의 안내원이고 희한하게도 그녀는 매번 슈퍼에서 외삼촌의 이름으로 외상을 긋는다. 이모는 매번 그녀를 냉대하고 삼촌 역시 그녀가 집에 와 있는 걸 보면 화를 낸다. 이경은 그런 그녀에게서 동질감을 느낀다.

이경 역시 자신에게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한다. 그러나 그녀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했고 이모가 검정고시를 준비하라며 사준 책은 생전 처음보는 언어들 처럼 생경하기만 하다. 혼자이고 싶지 않아 혼자 살 수도 있었겠지만 외할아버지를 따라나선 이경을 보게 된다.

새로 생겨난 이경의 가족은 가족이라는 허울을 뒤집어 쓴 이상한 동물원 같았지만 그래도 가족이다.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남이다. 아무리 떨궈 내고 싶어도 끝까지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 것이 가족이라는 공동체이다. 할아버지의 벽돌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래를 시멘트보다 더 많이 섞어 만든 부실한 벽돌 같은 존재들이다. 꼭 이 가족들처럼...



읽은 후 감상



얇지만 무거운 소설이었다. 떠날 사람은 떠난다. 남겨진 사람들은 또 다른 움직임 속에 채워지고 가족을 이룬다. 이모처럼 집을 떠나 버린다면 가족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이경은 떠나지 않는다. 이런 저런 움직임들 속에서 변화는 또 다른 가족을 만들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게된다. 괴팍한 사람도 순한 사람과 피를 섞게되면 희석되듯 가족은 그렇게 새로운 움직임 속에서 피를 섞고 재탄생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사랑하는 것이다. 짙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고마운 빛을 찾듯 말이다.




작가정신에서 지원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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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세 자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288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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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세 자매

안톤 체호프 / 열린 책들

안톤 체호프의 숨은 명작 단편 『아내』는 '자선'이라는 주제를 통해 주인공 파벨 안드로예비치가 타인을 구제하기 위한 전개로 보였으나 결국 스스로가 가졌던 높은 기준의 원칙과 규범을 깨고 평화를 얻게 되는 이야기였다. 『세 자매』는 아버지의 1주년 기일에 셋째 딸 이리나의 명명일 기념 파티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무던히 견뎌내는 세 자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1891년 대기근이 러시아를 휩쓸고 전염병이 퍼지면서 고통받는 빈민이 늘어났고 이를 직접 경험했던 안톤 체호프는 기아에 시달리는 빈민을 위해 자선사업을 벌이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금수저인 파벨 안드로예비치는 좋은 교육을 받고 높은 관직에 오른다. 태어날 때부터 어려움이란 단어는 그와는 별개였고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아왔다. 반면 그의 아내 나탈리야 가브릴로브나는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득실을 따지지 않고 자선사업을 실행하며 그 안에서 삶의 행복을 찾는다.

부부는 위층과 아래층에서 따로 생활하며 극단적으로 대립한다. 시골 영지에 내려와 조용히 저술활동을 하고 싶었던 그의 포부와는 별개로 늘 마음이 불편하다. 무엇 하나 집중할 수 없었고 그 이유가 아내와의 불편함 때문인지 기근으로 인한 도둑이 집에 들어온 이유인지 굶주린 농민들을 위한 다급한 구호 요청의 편지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자신의 재산을 내어주고 구호활동을 하려 하니 이리저리 걸리는 일이 많다. 첫째로 고통받는 농민들이 빈틈없이 구제받을 수 있도록 중간에 비리 없이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고자 효율성을 주장하다 가뜩이나 불편한 아내와 또 부딪히게 된다. 잘 따지고 계산해서 구호활동을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그의 생각들이 아내의 생각과는 별개였기 때문이다.



네 시간 동안 아내의 서류들을 검토하면서 필요한 설명을 써넣고 실수를 바로잡았지만, 마음이 안정되기는커녕 낯선 존재가 뒤에 서서 꺼칠꺼칠한 손바닥으로 등을 만지는 기분이 들었다.

page 51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하자 그는 아주 솔직하고 단순한 사람임에도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난해한 성정의 소유자로 여겨졌다.

page73


체호프의 4대 장막극 중 한 편인 세 자매는 각자가 이상향을 꿈꾸나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삶이란 그저 인내하는 것이라며 견뎌내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별다른 방법 없이 살아내는 세 자매의 절망과 희망이 뒤섞인 삶 속에서 현재의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인생을 바라보았다.



행복이라는 것을 간간이, 조금씩 받다가 한꺼번에 잃어버리면 저처럼 이렇게 거칠고 사납게 변하나 봐요.

page192

우리의 시련은 우리 뒤에 살아갈 사람들에게 기쁨으로 바뀌어 지상에 행복과 평화가 찾아올 거야. 그러면 우리 후손들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을 좋은 말로 기억하며 고마워할 거야. 오, 사랑하는 내 동생들, 우리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살아가야 해!

page213

읽은 후 감상


삶은 정답이 없고 표준화된 지침이 없다. 인생에는 지식만으로 접할 수 없는 영역이 있고 그 과정을 경험하면서 점점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안톤 체호프가 전하는 삶의 이야기는 쉽게 읽히며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과 깨달음을 전한다. 단편 소설 아내, 세 자매는 스토리를 품은 철학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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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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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타인과의 교류, 사회와의 연결은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세 주인공은 각각의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 검사 히로키, 이를 최대한 멀리하는 침구 전문점 직원 나쓰키,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고 항상 연대하며 살아야 한다고 믿는 대학생 야에코가 하나의 사건과 연결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바른 욕망(正欲), 이 책이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욕망의 기준이 바르지 않은 욕망과 어떤 기준으로 나누어지는 것인지, 개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는 사회가 정한 잣대에서 벗어나 충족되어서는 안되는 것인지도 의문이 들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소수의 성, 개인이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사회가 보내는 시선과 비난을 오롯이 받아들이며 당당하지 못하고 숨어버려야 하는 것인지 한 편으로는 그들의 입장에 공감도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편협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이 책 정욕(正欲)은 남들과 다른 성향을 지닌 이들의 이야기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가 되었고 우리가 흔히 알던 소수의 욕망보다 좀 더 독특한 소수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그 소수의 욕망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고 사회가 정한 기준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욕구는 어엿하고 평범하고 일반적이며 상식적이어야만 한다는 기준을 가진 사람이 다수인 세상에서 남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고통받고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개인의 성향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자신이 특수한 욕구를 가졌다고 해서 무엇이든 허용되어서도 안된다. 또한 사회는 개인이 가진 욕망을 부정하고 억압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아... 이 책 어렵고 살짝 충격적이다.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부분이라 읽으면서도 내가 가진 가치관과 고집스러움에 반성하기도 했다. 소설이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드러낼 수 있었고 살기위해 손을 잡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성욕은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양심의 가책을 주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품은 욕망은 '거기에 당연히 있는 것'으로 생각되길 바란다.

(page328)

어엿한 사람으로 있으려면 다수파로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엿한 인간이 아니라며 관찰되고 배제되니까

(page379)




리드비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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