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지음, 손화수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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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 작가정신


사람들은 세상의 어떤 일에 관해서

나와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는다.

page167


앞뒤 가릴 것 없이 꽉 막혀 있으며 어느 누구의 이야기도 들으려 하지 않는 톨락은 외곽지에서 목재소를 운영하며 사랑하는 아내 잉에보르그와 두 자녀를 키우며 살고 있다. 세상은 점점 변해가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이 톨락에게 결코 가볍지 않다. 반면 그의 아내 잉에보르그는 톨락과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말 한마디에도 따뜻함을 스미고 있고 늘 그녀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다.


이 가정의 문제점은 마을의 장애아 오도를 톨락이 입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톨락의 입양제의를 받아들인 잉에보르그는 정성껏 오도를 키워내지만 갈수록 힘에 붙이고 톨락은 아내의 힘겨움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톨락의 독백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는 여느 소설과는 다르게 독특하다. 일단 전해지는 문체가 무미건조했으나 읊조리듯 편안한 느낌이다. 사랑으로 포장된 톨락의 행동은 지극히 이기적이고 일방적이었음을 읽는다. 자신의 생각과 아내의 생각이 일치해야만 함을 강요하며 강압적인 가부장의 모습을 보여줄 때 아내와 아이들이 받는 고통 따위는 톨락에게 아무런 문제조차도 될 수 없다는 것에 화가 치밀기도 했다.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함을 인지하고 뱉어 내는 톨락의 고백을 들으며 자신의 아이들인 얀과 헬레비, 그리고 아내 잉에보르그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음을 알게 되었다. 모두가 떠나도 그의 곁에 남은 오도, 한 여자만을 사랑했다는 톨락의 말과 다른 행동은 오도의 존재로 톨락이 가진 다면성을 탓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죽음을 앞 둔 그가 쏟아내는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성찰을 읽는 재미를 독자에게 주고 있다.

톨락의 아내는 독자가 책을 읽으며 갖는 전체적인 흐름을 비틀어 버린다.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 보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사랑으로 가득 찬(?) 한 남자 톨락의 이야기는 새로운 다름을 읽게 해 주었다.


◆ 작가정신으로부터 지원 받아 주관적으로 읽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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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 - 제 꿈 꾸세요
김멜라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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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2022

제 꿈 꾸세요 / 김멜라

생각정거장


급히 먹은 원 플러스 원 초코바에 목이 막혀 죽는다는 이 블랙코미디 같은 설정, 작가는 소설의 초입을 메기의 추억으로 시작한다. 옛날에 금잔디 그 '메기'가 수염이 난 물고기 '메기'인지 사람 이름 'maggie'인지 명확하지 않고 두루뭉술 적어둔 음악책을 슬며시 탓한다. 오 수재너에 나오는 밴조가 무엇인지도 궁금하지만 어렴풋이 악기라는 것은 짐작해 본다.


챔바는 벤조를 메고 오 수재너처럼 나의 죽음 앞에 나타난다. 쉽게 말하면 챔바는 저승사자다. 나의 사(死)후 관리를 위해 모습을 드러냈고 나는 챔바를 따라 걷고 또 걷는다. 이물질에 의한 기도 폐쇄를 사인으로 죽은 나는 혼자 사는 30대 무직 여성이다. 내 플러그는 내가 뽑고 싶다.며 도전했다가 실패한 한 번의 전과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는 전혀 의도치 않게 플러그가 뽑혀 버린 것이다.


책을 읽으며 소설 속 챔바라는 인물의 직무가 궁금해졌다. 어떻게 하면 챔바가 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극한 직업 일 수 있겠지만 금방 죽은 이들과 함께 가야 할 길에 앞서 그들의 삶을 동의 없이 살펴볼 수 있다는 데 대해 나처럼 오지랖이 차고 넘치는 사람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직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챔바는 죽은 이의 생각을 모두 읽고 헤아린다. 발을 내디디면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사(死) 자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이다. 죽어서도 함께 누군가와 걸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 캐릭터에 몹시 정이 갔다. 이런 창의력이 대상 수상감인듯 하다.


작가는 누군가에게 평범한 안부를 전하듯 이 글을 썼다고 한다. 몹시 아팠던 사람이 자신처럼 아픈 사람을 위로하고자 전하는 인사, 아침햇살에 눈 떠 새롭게 하루를 시작할 용기를 주는 인사말이다. 누구보다 깊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떠난 이가 남은 이를 걱정하는 마음, 꿈에서라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 그 두마음이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삶에 대한 진정한 성찰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포기》는 미루지만 않았으면 뭔가 특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미선의 삶을 이야기한다. 사촌 호두가 미선의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빌려준 돈이 서로를 연결시켜 두었고 돈을 빌려 간 민재의 행방을 찾는데 이야기는 집중되어 있다. 굳이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잠적해야 하는지 상호 간에 문제를 해결할 대화는 필요 없었는지 민재는 그렇게 연락을 끊어버렸다. 더는 만나지 않는 인연에 대한 궁금증과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읽혀서 좋았고 빈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젊은이들의 일상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관심이 갔던 작품은 우수상인 백수린의 《아주 환한 날들》이다. 딸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엄마가 아버지의 죽음 후 독립된 생활을 하며 스스로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는데 그 과정에 사위가 슬쩍 맡기고 간 앵무새 한 마리가 엄마의 삶을 잠시 흔들어 둔다. 1주일에 5일을 꼬박 문화센터 수강과 자신만의 루틴으로 살아나감에도 불구하고 혼자 살아가는 삶을 주변에서 걱정하기 일쑤이나 막상 당사자는 그 외로움과 적막한 고요를 즐긴다. 그 즐거움 속에 슬며시 들어온 앵무새 한 마리는 새삼 잊고 지낸 가족에 대한 집착처럼 앵무새에게로 전이되어 간다.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있는 현재와 모녀간의 해결되지 않는 갈등들을 부각시킴으로써 우리 사회가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들에 대한 대안점이 필요함을 읽었다.





올해로 23회차인 이효석 문학상, 작년 대상 수상작 《미조의 시대》를 읽으며 참 세상엔 글 잘 쓰는 사람 많다고 생각했는데 글 잘 쓰는 사람은 해마다 화수분처럼 어디에선가 출몰한다. 한국문학의 무한한 발전과 가능성을 읽으며 어느 순간 글을 읽으며 나 또한 이들처럼이라는 작은 소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얕은 길을 내어 주는 지도처럼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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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의 신인류가 몰려온다 - 일생 최후의 10년을 최고의 시간으로 만드는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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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에 대한 궁금증 해소와 다가올 엑티브시니어로 진화될 나자신의 향후 인생설계에 대한 조언을 책을 통해 듣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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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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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샘터사



고전 읽기에 취미를 가지기 시작하면서 왜 진작 책을 읽지 않았는지 후회를 했다. 이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희망을 주신 작가분이 고 장영희 교수님이다. 고전의 바다와 문학의 숲, 가늠할 수 없는 지식의 깊이를 품고 있을 그 비밀스러운 장소에 접근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기꺼이 이끌어 주셨고, 현실과 고전 속 문학세계를 오가며 어려움도 집착하여 이루어 낼 수 있는 희망을 알게 하셨다.



언제부터인가 안일함에 젖어들어 어려운 것을 가급적 피하고 길고 난해한 글들은 읽지 않으려고 밀어내기 시작했는데 세월이 갈수록 무거운 지식도 이해하려 애써야 함을 배운다. 달고 맛있는 것만 삼킬 수 없기에 더 어른스러워져야 함을 알게 하고 그 가운데 조금씩 어른스러워짐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문학의 중요성만 앞세워 고전을 해석하는 데만 급급했다면 아마 지금의 가치를 얻지 못하고 한갓 문학 전공서적의 수준에 그칠 수도 있을 법하다. 작가는 자신만의 고전에 대한 넓은 지식과 진솔한 자신만의 생각을 현재의 세계에 비추어 비평적으로 의미화한 후 독자들이 따라가야 할 작은 길을 이 책에서 기꺼이 내어 주셨다.



신체장애와 외적 보임은 곧 가난과 고립을 의미하는 이 물질만능 중심의 고독한 사회에서 작가는 여러 번 아픔과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스스로 축복받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 복잡한 세상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인생보다 가던 길 멈추고 나뭇가지 새순을 바라볼 줄 알고 샛노랗게 물들어 가는 은행잎과 파란 하늘의 색상 조합에 감탄사를 내뱉을 여유를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한다.


작가가 바라는 세상은 결코 힘들게 얻어지는 세상은 아닌 걸로 보인다. 무슨 특별하게 좋은 일이 일어나거나, 대박이 터지거나, 대단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누구나 노력하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기괴한 일이 없고 별로 특별할 것도 잘난 것도 없는 보통 사람들이 함께 조금씩 부족함을 채워가는 세상을 바랄 뿐이다.



누구든 젊었을 때 며칠간만이라도

시력이나 청력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하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헬렌 켈러



현재의 사람들은 너무 많이 가져서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부족함을 논하기도 한다. 헬렌 켈러가 딱 사흘만 보고 싶어 하던 이 세상을 우리는 삼십 년 아니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으니 100점으로 행복하다는 작가의 마음이 아름답게도 느껴진다. 고전과 세계문학 작품 속에서 인생을 읽어내고 그것을 아름답게 순화하여 독자에게 전달해 내며 우리에게 꿈을 가지라는 작은 충고도 잊지 않고 전한다.



네 삶의 주인은 너뿐이다.

너만이 네 안의 잠자는 거인을 깨울 수 있다.

...

이제 세상에 나가 너의 젊음으로 낡은 생각들을 뒤엎고,

너의 패기로 세상의 잠든 영혼들을 깨우고,

너의 순수함으로 검은 양심들을 깨끗이 청소하고,

너의 사랑으로 소외된 마음을 한껏 돌보아라.

page167



고전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이를 어렵지 않고 명료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것은 작가가 가진 구김살 없이 진솔한 '마음의 눈'임을 알려준다. 자신의 장애를 불편함으로 인식하기보다 그로 인해 스스로 수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음을 감사하는 마음은 독서로 쌓아올린 마음의 부를 축적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다양한 문학작품은 우리 스스로도 문학의 힘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음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고 고전과 문학을 읽는 즐거움을 일깨워 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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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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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하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열린책들

나는 어서 뛰어 넘고 싶었다. 나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원칙을 죽인 것이다! 나는 원칙을 죽였지만, 도저히 그것을 뛰어넘을 수가 없어서, 아직 이쪽에 남아 있는 것이다.


라스꼴리니코프는 전당포 노파를 살해함에 있어 오만한 마음을 품었다. 자신이 정의의 이름으로 세상 사람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전당포 노파를 응징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라스꼴리니코프는 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의아했다. 스스로가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이 노파에게 저지른 살인은 죄가 되지 않으며 그것이 세상을 보다 살기 좋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라스꼴리니코프가 생각한 죄는 전당포 노파의 여동생 리자베따를 살해한 것이고 그는 겉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지기 시작한다..


어떤 명분으로도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라스꼴리니코프는 쉽게 자신의 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죄는 자신이 정하는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타인을 살해한 것보다 그 이후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와 고통이 살인보다 더 큰 짐으로 다가온 것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을 각자에게 또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낸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에 비추었을 때 죄를 진 사람은 반드시 처벌 받는다는 것이다. 라스꼴리니코프의 동생 두냐를 희롱했던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우연히 소냐와 라스꼴리니코프의 대화를 엳듣고 다시 한번 두냐를 위협해보지만 결국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자살한다. 속물근성으로 가득했던 루쥔은 결국 모든 사람들로부터 신임을 잃는다.



라스꼴리니코프의 유형지까지 따라가 선행과 봉사를 실천하는 소냐는 비록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춘일을 해왔지만 양심만은 버리지 않고 지켜내고 있다. 독실한 신앙생활로 죄수들에게 성녀의 삶을 실천하며 죄에서 구원받기 위해 노력했으며 라스꼴리니코프를 갱생의 길로 이끈다. 소냐를 통해 성서의 세계로 인도 받으며 그의 영혼은 점점 부활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구나 죄를 짓지만 그 죄의 기준을 스스로가 정하지는 못한다. 결국 라스꼴리니코프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며 선을 추구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도스토옙스키의 극한 상황의 휘몰아치는 서술로 독자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이야기 속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필력으로 죄와 벌을 인류의 영원한 고전으로 우뚝 서있게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최고의 철학자이며 심리학자이기도 하고 신앙인이기도 했다. 자신의 영감을 작품 속에 그대로 녹여 낸 도스토옙스키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죄와벌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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