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지음, 손화수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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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 작가정신


사람들은 세상의 어떤 일에 관해서

나와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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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가릴 것 없이 꽉 막혀 있으며 어느 누구의 이야기도 들으려 하지 않는 톨락은 외곽지에서 목재소를 운영하며 사랑하는 아내 잉에보르그와 두 자녀를 키우며 살고 있다. 세상은 점점 변해가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일이 톨락에게 결코 가볍지 않다. 반면 그의 아내 잉에보르그는 톨락과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말 한마디에도 따뜻함을 스미고 있고 늘 그녀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다.


이 가정의 문제점은 마을의 장애아 오도를 톨락이 입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톨락의 입양제의를 받아들인 잉에보르그는 정성껏 오도를 키워내지만 갈수록 힘에 붙이고 톨락은 아내의 힘겨움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톨락의 독백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는 여느 소설과는 다르게 독특하다. 일단 전해지는 문체가 무미건조했으나 읊조리듯 편안한 느낌이다. 사랑으로 포장된 톨락의 행동은 지극히 이기적이고 일방적이었음을 읽는다. 자신의 생각과 아내의 생각이 일치해야만 함을 강요하며 강압적인 가부장의 모습을 보여줄 때 아내와 아이들이 받는 고통 따위는 톨락에게 아무런 문제조차도 될 수 없다는 것에 화가 치밀기도 했다.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함을 인지하고 뱉어 내는 톨락의 고백을 들으며 자신의 아이들인 얀과 헬레비, 그리고 아내 잉에보르그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음을 알게 되었다. 모두가 떠나도 그의 곁에 남은 오도, 한 여자만을 사랑했다는 톨락의 말과 다른 행동은 오도의 존재로 톨락이 가진 다면성을 탓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죽음을 앞 둔 그가 쏟아내는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성찰을 읽는 재미를 독자에게 주고 있다.

톨락의 아내는 독자가 책을 읽으며 갖는 전체적인 흐름을 비틀어 버린다.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 보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사랑으로 가득 찬(?) 한 남자 톨락의 이야기는 새로운 다름을 읽게 해 주었다.


◆ 작가정신으로부터 지원 받아 주관적으로 읽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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