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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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샘터사



고전 읽기에 취미를 가지기 시작하면서 왜 진작 책을 읽지 않았는지 후회를 했다. 이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희망을 주신 작가분이 고 장영희 교수님이다. 고전의 바다와 문학의 숲, 가늠할 수 없는 지식의 깊이를 품고 있을 그 비밀스러운 장소에 접근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기꺼이 이끌어 주셨고, 현실과 고전 속 문학세계를 오가며 어려움도 집착하여 이루어 낼 수 있는 희망을 알게 하셨다.



언제부터인가 안일함에 젖어들어 어려운 것을 가급적 피하고 길고 난해한 글들은 읽지 않으려고 밀어내기 시작했는데 세월이 갈수록 무거운 지식도 이해하려 애써야 함을 배운다. 달고 맛있는 것만 삼킬 수 없기에 더 어른스러워져야 함을 알게 하고 그 가운데 조금씩 어른스러워짐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문학의 중요성만 앞세워 고전을 해석하는 데만 급급했다면 아마 지금의 가치를 얻지 못하고 한갓 문학 전공서적의 수준에 그칠 수도 있을 법하다. 작가는 자신만의 고전에 대한 넓은 지식과 진솔한 자신만의 생각을 현재의 세계에 비추어 비평적으로 의미화한 후 독자들이 따라가야 할 작은 길을 이 책에서 기꺼이 내어 주셨다.



신체장애와 외적 보임은 곧 가난과 고립을 의미하는 이 물질만능 중심의 고독한 사회에서 작가는 여러 번 아픔과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스스로 축복받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 복잡한 세상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인생보다 가던 길 멈추고 나뭇가지 새순을 바라볼 줄 알고 샛노랗게 물들어 가는 은행잎과 파란 하늘의 색상 조합에 감탄사를 내뱉을 여유를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한다.


작가가 바라는 세상은 결코 힘들게 얻어지는 세상은 아닌 걸로 보인다. 무슨 특별하게 좋은 일이 일어나거나, 대박이 터지거나, 대단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누구나 노력하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기괴한 일이 없고 별로 특별할 것도 잘난 것도 없는 보통 사람들이 함께 조금씩 부족함을 채워가는 세상을 바랄 뿐이다.



누구든 젊었을 때 며칠간만이라도

시력이나 청력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하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헬렌 켈러



현재의 사람들은 너무 많이 가져서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부족함을 논하기도 한다. 헬렌 켈러가 딱 사흘만 보고 싶어 하던 이 세상을 우리는 삼십 년 아니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으니 100점으로 행복하다는 작가의 마음이 아름답게도 느껴진다. 고전과 세계문학 작품 속에서 인생을 읽어내고 그것을 아름답게 순화하여 독자에게 전달해 내며 우리에게 꿈을 가지라는 작은 충고도 잊지 않고 전한다.



네 삶의 주인은 너뿐이다.

너만이 네 안의 잠자는 거인을 깨울 수 있다.

...

이제 세상에 나가 너의 젊음으로 낡은 생각들을 뒤엎고,

너의 패기로 세상의 잠든 영혼들을 깨우고,

너의 순수함으로 검은 양심들을 깨끗이 청소하고,

너의 사랑으로 소외된 마음을 한껏 돌보아라.

page167



고전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이를 어렵지 않고 명료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것은 작가가 가진 구김살 없이 진솔한 '마음의 눈'임을 알려준다. 자신의 장애를 불편함으로 인식하기보다 그로 인해 스스로 수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음을 감사하는 마음은 독서로 쌓아올린 마음의 부를 축적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다양한 문학작품은 우리 스스로도 문학의 힘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음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고 고전과 문학을 읽는 즐거움을 일깨워 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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