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자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4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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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은 등장인물만 정확하게 구분되면 그때부터 미친 듯이 독서에 가속도가 붙는다.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의 작품이 그렇듯. 도선생과 톨스토이옹 더불어 러시아 3대 작가라는데 이반 투르게네프는 부끄럽게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러시아 작가이다. 놀랍다. 러시아 3대 작가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마리노 영지의 지주인 니콜라이 페트로비치는 대학을 졸업한 아르카지라는 아들이 있다. 그 아들이 절친 바자로프와 함께 집에 들린다. 니콜라이 페트로비치는 사연많은 형인 파벨과 함께 산다.

아들 아르카지의 친구인 의학전공 바자로프는 소위 말하는 '니힐리스트'이다. 이는 어떤 권위에도 굴복하지 않는 사람, 하나의 원칙, 설사 그 원칙이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것이라해도 그 원칙을 신앙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마디로 좋게 말하면 신념이 강하고 나쁘게 말하면 왕꼰대이다.

아르카지의 집에 기거하는 큰아빠 파벨, 심상찮다. 니힐리스트인 바자로프와 시종일관 부딪힌다. 바자로프는 위 아래도 없으니 소위 싸가지가 없다.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것인가!!!



니콜라이 페트로비치는 아내를 잃었고 ,

파벨 페트로비치는 추억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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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자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4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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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3대문학의 거장. 세르게예비치의 저서는 아직 입문하지 못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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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 - 상 을유세계문학전집 119
제프리 초서 지음, 최예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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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상)

제프리 초서/ 을유문화사


'옛날 옛날에~" 묘한 집중력이 발생하는 문장이다. 이후에 전개될 장르에 따라 집중의 정도를 달리하겠지만 어린 시절 내려 감기는 눈을 굳은 의지로 잡아당기며 오직 그 이야기를 듣고자 버텨냈던 산증인이기에 이들이 꺼내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기대되었다.


캔터베리 이야기는 영문학의 정서로 운문의 형태를 산문으로 번역한 책이다. 단언컨대 아마 운문이었으면 이해도도 떨어지고 집중을 못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캔터베리 성당의 성 토마스 버켓의 신전으로 떠나기 위해 여관에 모인 서른 명의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여관 주인이 순례를 떠나면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꺼내 둔 사람에게 맛있는 저녁식사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안타깝게도 이 책을 완성하지 못하고 초서가 눈을 감는 바람에 미완성으로 남은 책이라고 한다.


상권에는 12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더불어 기사, 방앗간 주인, 장원 감독관, 요리사, 법정 변호사, 법정 소환인, 면죄부 판매인, 주부, 수사, 수녀, 옥스퍼드 대학생, 상인, 수습 기사, 시골 유지 등 그 시대의 다양한 직업군이 보인다. 궁금한 것은 이야기를 이끄는 『나』라는 1인칭이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인지 아니면 관찰자 시점으로만 존재하는지는 하권을 읽어야만 알 듯하다.


이야기는 주로 중세 영국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 신앙 등 그들이 가지는 가치관이 담긴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시대적 영향에 따라 어느 정도 여성을 천대 시 하거나 원색적인 표현과 무분별한 성적 관념도 묘사되어 있으며 지금과도 크게 다를 바 없는 인간사,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어떤 부분은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상기시키기도 했으며 세에라 자드가 천 일 동안 자신의 목숨과 바꾼 옛날이야기를 잔혹한 샤리아르왕에게 들려주는 아라비안나이트도 생각나게 했다.


상권의 12편의 이야기 중 으뜸은 기사의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왜 하느님의 섭리나 운명의 신의 뜻에 대해 그렇게 늘 불평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스스로 상상하는 것보다 자신의 운명을 훨씬 좋은 쪽으로 베푸는데도 말이다.

page65


운명이란, 이 세상 어느 곳에서나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섭리를 펼치는 총 집행관인데, 운명의 힘은 너무 강력하여 온 세계가 긍정이든 부정이든 아무튼 안된다고 하는 일, 천년에 한 번이나 있을까 말까 한 일을 어느 날 일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이 땅에서 우리의 욕망은 전쟁이건 평화건, 미움이건 사랑이건 모두 하늘이 미리 정하신 바에 따라 결정됩니다.

page83


같은 사람을 사랑하게 된 두 친구가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삶은 내가 처한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짐을 읽었다.


수동적인 여성관,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 더불어 행복한 결혼생활의 조건,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내적 갈등, 창조주와의 관계, 세속적인 영성 등 다양한 이야기가 순례자들의 이야기로 눈 돌릴 틈 없이 전개된다. 특히 옥스퍼드 대학생이 들려준 이야기는 아내의 덕성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영주의 이야기인데 단지 아내에 대한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하고자 긴 세월 아내를 곤욕에 빠트리게 한 고약한 인간이었다.


을유의 고전문학을 좋아한다. 이유는 번역이다. 아주 흔들림 없이 쏙쏙 이해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세계문학과 다르게 책을 펼치면 눈이 편안함을 느낀다. 하권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무척 기대된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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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위의 낱말들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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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안에서도 버려지듯 잊혀져 가는 단어들에 숨을 불어넣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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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이디스 워튼 지음, 김율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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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윌북


이디스 워튼은 순수문학의 길을 걸어가던 몇 안 되는 미국의 여성 작가였고 그녀 자신이 부유한 집안 출신이어서인지 돈보다는 문학적 가치에 비중을 둔 글을 쓰고자 노력하였다. 여인의 초상을 쓴 헨리 제임스와 교류하며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1차 대전이 후 발표한 순수의 시대(1920)로 여성 최초 퓰리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극 중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의 변화 또는 사회적 관습으로 인해 억눌린 열정을 부각시켜 주인공들이 각자 처한 상황으로부터 어떤 심리적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보여주는데 노력하였다.


아처, 메이 그리고 엘런의 복잡하고 심오한 관계-


뉴랜드 아처는 변호사로서 메이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다. 그는 1870년대 보수적인 뉴욕의 상류층 인물로 남녀가 동등한 존재이며 여자도 지적인 사고와 활동을 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개혁적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통적 여성상으로 살아가는 약혼녀 메이가 미모와 건강미, 우아하고 민첩한 태도나 책과 사상 등을 익히며 솔직하고 세련된 모습들을 항상 보여주고 있어 사랑했으나 한편으로는 그녀의 이러한 모습이 순수함보다는 왠지 가공된 인위적 순수함으로 가려졌다는 느낌을 가끔 받기도 한다. 뉴랜드는 메이가 이상적이고 진보적인 여성이 되기를 원하면서도 그 시대 남자들처럼 진부한 구석도 있어 깨끗한 순백의 백지로 자신에게 오기를 바라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약혼녀 메이에게는 엘런이라는 사촌 언니가 있었고 그녀는 현재 이혼 소송 중이며 방탕한 남편을 피해 남편의 비서와 집을 도망쳐 나와 살았다는 소문이 많은 여성이다. 뉴욕 사교계는 워낙 소문이 빨라 이미 그녀에 대해 모르는 게 없었고 메이의 집안에서는 엘런이 가지고 돌아온 온갖 추문들이 순수하고 구름 한 점 없이 희망으로 가득해야 할 이들의 약혼의 순간에 추문의 소용돌이를 몰고 온 올렌스카 백작부인(엘런)이 한편으로는 원망스럽기도 하다.


엘런의 귀환을 축하하는 파티를 메이의 가문인 밍곳가에서 열었지만 사교계 사람들은 갖가지 핑계를 대며 이 초대에 응하지 않았고 이에 부담을 가진 뉴랜드 아처는 어머니인 아처부인과 함꼐 뉴욕 사교계의 대부를 찾아가 부탁하여 엘런의 위신은 겨우 살아나게 된다. 몇몇 가족을 제외하고는 그녀 엘런이 다시 유럽의 남편에게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이 시점에서 엘런과 뉴랜드 아처는 어린 시절 함께 자란 친구였음이 보인다. 뉴욕 사교계에 염증을 느낀 뉴랜드 아처는 엘런의 의외로 소박한 문화적 감수성과 자유분방한 가치관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조금씩 그녀에게 빠져들게 된다.






결혼하고 나면 진짜 경험으로 가득한, 삶의 이 좁은 여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자기만큼 열렬하지는 않았어도 이런 꿈을 꾸던 젊은이들이 선배들처럼 평온하고 호화로운 일상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 모습을, 그는 질리도록 보았다.

page204


"당신 때문인 것 같아요."

고백을 이보다 더 냉정하게, 또는 듣는 사람의 허영심을 거의 부추기지 않는 말투로 하기란 불가능 할 것이다. 아처는 관자놀이까지 새빨개졌지만, 감히 움직이거나 입을 열지 못했다.엘런의 말은 희귀한 나비 같았다. 살짝 움직이기만 해도 놀라 날개를 팔랑이며 날아가 버릴테지만 건드리지 않고 놓아두면 주변으로 나비 떼를 불러 모을 것만 같았다.

page383


이들은 그가 아직 모르는 방법으로 그와 불륜 상대를 갈라놓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제는 일족 전체가 다들 아무것도 모르고 어떤 것도 짐작한 적 없으며, 이 만찬 행사는 그저 친구 겸 사촌과 정답게 작별하려는 메이 아처의 자연스러운 소망이라는 암묵적인 전제하에 그의 아내 곁으로 결집한 것이었다.

page530


이 책에서 그들이 바라는 '순수'가 무엇이길래 이를 지키기 위해 각자가 개인의 감정을 미친 듯이 누르며 상황에 대처하는지 의아했다. 그나마 뉴랜드 아처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엘런에게 드러낸다. 스스로도 끌리는 마음을 억제하기 어렵지만 사촌인 메이의 남편과 부적절한 관계임을 원하지 않는 엘런의 속 깊은 마음이나 이들이 떠났을 때 남아서 상처받을 메이의 감정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하기만 할 것 같았던 메이는 아처가 스스로의 행복과 사회적 의무를 놓고 고민하는 것을 두고 자신의 임신을 알림으로써 이 문제를 한방에 해결해 버린다. 어떻게 보면 순수라는 가면 뒤에 서서 냉철하게 자신의 가정을 지켜내는 메이의 모습이 그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상을 그대로 보여준것 같았다.


순수의 시대는 그 시기 여성에 대한 전통 관습 등 다양한 것들을 포괄한 사교계 문화의 불편함을 읽었고 중간중간 보여지는 이디스 워튼의 세련된 문장에서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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