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위의 낱말들
황경신/소담출판사
낱말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보태어 글을 써 낸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이렇게도 글이 되고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구나! 하며 감탄을 쏟아냈다. 작가의 당부대로 순서대로 읽지 않고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기 시작해도 뚝딱 글이 되어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경이롭기도 했다. 낱말 속에 숨어 든 작가의 소중한 기억과 삶들을 어떻게 단어를 통해 글로 이끌어 내는지, 각각의 낱말들에서 또 다른 낱말들과의 작은 소실점을 통해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는 또 다른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작가가 보여주는 글쓰는 소질이라는 것에 감탄만 있을뿐이다.
가령 터지다 라는 보조동사를 글감으로 받는다면 나는 어떤 주제를 만들어 낼까 생각해 보았다. 풍선이, 꽃망울이, 폭죽이, 봇물이, 바지가, 종이 백이... 등등 터지다는 보조동사로 다양하게 해석이 된다. 작가는 구구절절 세상의 터지는 것들을 나열한다. 운수가, 일복이, 웃음이, 코피가, 분통이... 내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어휘들을 꺼내두어 한 수 가르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