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 최백호 산문집
최백호 지음 / 마음의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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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한 철학자의 명언보다 최백호가 전하는 글 한 줄이 더 뼈 속 깊이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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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 -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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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 bible 바이블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

니케북스

"보시니 좋았다."

태초에 빛을 만드신 하느님은 물과 하늘땅을 만드시고 풀과 나무가 돋아나게 하셨다. 넷째 날에는 태양과 별, 달을 만드셨으며 아무것도 없는 물속을 고기들이 헤엄치고 하늘에는 새가 날게 하셨다. 여섯째 날에는 사람과 짐승을 만드셨고 보시니 좋았다. 이 모든 것에 만족하신 하느님은 일곱째 날은 주일로 정하고 그날은 쉬셨다. 


열두 살 나는 성당에서 첫 영성체를 받으며 구약의 창세기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 읽고 또 읽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금기사항을 지키지 않고 교활한 뱀의 속임수에 넘어간 이브의 행동은 어리석어 보였고 화가 치밀기도 했었다.



태초에 하느님께서 만드신 세상에 아담과 이브가 앎의 나무에 열린 열매를 따 먹으며 감정을 가지게 된다. 알몸이라 부끄럽고 시기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서로를 죽이기도 한다. 성경 속에서 우리는 인생을 배웠고 지혜를 배우며 살아왔다. 비단 종교를 가졌던 그렇지 않던 성경은 시작부터 선 과 악을 가르쳐 준다. 하면 안 되는 것을 했을 때 오는 벌과 착하게 살았을 때 돌아오는 상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여러분은 기도한다고 하면서 , 하느님이 여러분에게 갚을 빚이 있다고 여기시리라 믿고 있는 건가요?

여러분은 하느님이 개입하시기를 기다리기만 하고 직접 나서서 싸울 생각은 하지 않는 건가요?

page206

우리의 기도 방식도 살짝 꼬집어 준다. 무엇이든 바라기만 하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느님은 계시지 않는다며 살짝 원망하는 나를 향한 질책 같았다.



니케북스의 une bible은 쉽게 통독하지 못하는 성경을 이야기 전하듯 스토리텔링의 방식으로 엮어져 있어 글을 읽을 줄 안다면 연령의 구분 없이 누구나 재미있게 성경을 만날 수 있는 유익한 도서이다. 책의 표지에 인간새는 천사를 대신한다. 우리 머릿속 깊이 새겨진 천사의 모습과 대조되어 신비롭다는 생각이 든다. 대천사 미카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성령으로 잉태하고 아들을 낳을 것이니 이름을 예수라 부르라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 마리아는 두려움이 없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잉태하니 '말씀하신 대로 자신에게 이루어질 것'임을 순종하며 따른다. 마리아의 약혼자 요셉 또한 조금의 의심도 없다.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것! 이 선량한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신앙적 중심 가치이다. 

책의 서두에서 말하듯 이 책은 그냥 성경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이야기이고 우리의 삶을 드러낸 이야기이다. 수천 개의 신화와 설화, 전설로 이루어진 하나의 이야기. 성경이 오롯이 신앙 속에 국한되어 있다는 편협한 시선은 넣어두고 우리 인간들의 삶 깊숙이 들어와 삶을 형성했고 무의식 안에서 옳고 그름을 가르치며 순환하고 있다. 구약을 거쳐 신약의 예수 탄생부터 죽음까지 한 사람으로서 삶과 죽음 그리고 하느님의 아들로서 부활을 들여다본다. 팔순의 친정엄마는 지금도 매일 성경을 읽고 필사를 하신다. 남들이 다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그 자체가 하느님의 말씀이고 이를 마음 속에 새기고 글로 다시 쓰며 선하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지침으로 삼는 것이다. 무엇보다 니케북스의 une bible은 지나치게 종교적안 색채를 거두어 내 신앙이 없는 사람이 읽어도 반감이 들지 않는 이야기글이라 아직 성경을 한번도 읽지 못한 독자라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도서임은 틀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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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데이비드 폴론스키 그림, 박미경 옮김, 아리 폴먼 각색 / 흐름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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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데이비드 플론스키 그림 |흐름출판


13살, 사춘기의 소녀 안네의 시선을 따라 바라본 2차 세계대전과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 등 중고교 시절 책을 통해 만난 안네는 무척 친근감이 들었다. 답답하고 속상한 부분을 가상의 친구인 일기장 키티에게 털어놓고 마음을 추스리는 모습 때문에 말이다.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이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13살의 어린 소녀가 이해하기 어려운 전쟁의 상황과 이를 피해 2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좁은 은신처에 숨어 많은 것을 인내하고 살아야 한다는 고통은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는 어려움이었을 것이다.


일기는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 하루의 일과를 담아두는 기록이다. 사춘기 소녀답게 생일에 선물로 받은 안네의 일기장은 좀 유치하지만 '키티'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여느 소녀들과 다를바 없는 평범한 일기가 전부였으나 오랜 은둔생활 속 일기를 써가면서 자신의 감정을 잘 추스리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열세 살 소녀의 삶이라고 하기엔 놀랍기도 했다. 또래보다 성숙하고 서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자신만의 유머와 글쓰기 소질로 간결하게 채워져 나가는 내용이라 책으로 읽어도 지루할 틈이 없는데 이번 흐름출판의 그래픽 노블은 책을 읽으며 내용과 상황들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는 상상의 폭을 확장시키는데 크게 한 몫을 한다.


같은 장소에서 삶의 기본적인 욕구를 제한시키는 삶은 어린 소녀에게 참으로 힘들수 밖에 없었다. 누구 하나 자신의 욕구를 만족하게 사는 사람이 없었기에 각자가 예민했고 자신의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고 그저 솔직했던 어린 안네에게 이 모든 삶의 스트레스가 무겁게 와 닿았다. 일기를 통해 함께 은둔하던 사람들의 특징이나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일상 속 부딪힘에 대해 어른들보다 더 성숙한 마음을 가지는 안네를 보며 어른이 된 후 다시 읽는 지금의 내 마음은 더 대견함에 놀라울 뿐이다.


사춘기 소녀답게 페터와의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 늘 가질 수 있기에 소중한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 일상에 대한 고마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인내하는 모습과 단체생활 속에서 어려움을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기보다 스스로 받아들이며 이겨 나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어른인 나도 반성하게 만들었다.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의 모습은 좀 더 성숙됨을 기대하고 있었다. 지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속에서 고통받는 또 다른 안네들이 존재할 것이며 그 안에서 어른들의 이기적인 모습도 시대를 초월하며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 소녀의 기록에 쓰여 있는 작은 바램들이 이 전쟁을 끝으로 모두 사라진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인간의 선한 본성을 끝까지 믿었고 일상의 소중함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어린 소녀의 일기를 읽으며 나 자신의 삶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삶을 살아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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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에디터스 컬렉션 14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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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 문예출판사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은 지극히 일본적이다. 단편의 구석구석 일본문화가 들어있고 역사와 지리, 문화에 대한 묘사 역시 잘 표현되어 있으며 그 시대 작품 속 배경에 대한 일본 고유의 묘사가 잘 드러나 있었다. 총 7편의 단편 중 『소년』은 '하기와라'라는 10살의 소년이 같은 반의 '하나와 신이치'라는 금수저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이다.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사는 계층의 삶을 들여다보며 상류층에 대한 하기와라의 동경을 잘 드러내 주어 흥미롭게 읽었다.


오늘부터 그 멋진 아이와 친구가 된다고 생각하자

왠지 모르게 기쁜 마음이 들었다.

소년 51page


특히 사물에 대한 묘사력, 부자 친구 하기와라가 입은 정장의 오돌도돌한 촉감이 햇빛을 받아 은모래처럼 반짝인다거나 엉덩이가 곤약처럼 떨린다는 표현은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섬세함이 드러나 보였다. 『문신』 이라는 작품은 여성의 몸에 대한 아름다움이 거의 찬양급으로 드러나 있어 그가 작품에서 여성의 신체를 일생동안 쫓았다는 남성적인 시선이 그대로 투영되어 보였다. 그 시대 일반적이지 않고 반사회적이라는 편견이 강한 문신을 소재로 하여 작가가 보여줄 수 있는 감각을 총동원하였고 신체를 통해 시대적으로 억압되어 있던 여성의 욕망을 드러내며 독자들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독자가 작품을 통해 현실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또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소설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니자키의 작품은 시대를 비껴간듯한 일반적 서민들의 삶보다 개성있고 특이한 일본 고유의 미를 배경으로 하는 인물이 다수 등장한다. 『문신』에 나오는 젊은 문신사가 소녀의 등에 그림을 그려넣으며 희열을 느끼는 모습은 개인의 성적 욕구를 가장 아름답게 예술로 승화시킨 일본 최고의 탐미주의 작가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다.


이 책의 제목을 왜 슌킨이야기로 정했는지 7편의 단편 중 가장 읽는이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부잣집 딸로 태어나 아름답고 뛰어난 샤미센 연주가인 슌킨은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다. 보지 못하면 마음도 정화되어 착해야 하거늘 슌킨은 제멋대로이고 하인 사스케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 표독스러우며 도도하기까지 하다. 이런 슌킨을 극진한 사랑으로 돌보는 하인 사스케가 슌킨에게 샤미센을 배우면서 스승과 제자 더 나아가 연인처럼 희생하는 모습은 소설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워낙 작가의 삶이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라 어쩌면 사스케의 무조건적인 사랑의 행위는 작가인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랑의 모습이 투영된 것 일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구절구절 묘사가 아름다웠던 탐미주의 대가의 작품이 향후 읽어나가야 할 과제처럼 단편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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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 잠시 길을 읽어도 목적지를 잃지 마라! 대가 고전·인문 시리즈 (LINN 인문고전 시리즈) 8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 편역 / 린(LINN)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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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호메로스 / LINN


시대를 불문하는 영원한 고전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영웅의 끝없는 항해일지이며 이는 곧 다양한 소재와 창의적인 영감을 전하는 서양의 수많은 모험담 속 원형이 되었다. 온갖 신들의 각축장인 이야기 속에서 신은 인간의 삶을 뒤흔들어 놓는다. 그리스신화 속에는 워낙 신들이 설쳐대어 미약한 인간은 자신의 행동 주체가 되어 보이지 못한다. 성경 속 인물들이나 그리스 고전 속 인물들에 비하면 오디세우스는 상당히 인간적이다. 신의 뜻에 순종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운명의 주체가 되어 사유하며 올곧게 바로 서 나아가는 힘든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책을 통해 기존의 영웅상과는 조금 다름을 느꼈다.


이야기는 트로이아 전쟁에서 승리한 오디세우스가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게 되어 20년 동안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겪는 온갖 고초의 과정이고 고향에 돌아와서도 또 다른 적, 자신의 성을 점거한 아내의 무례한 구혼자들과 싸워야 하는 내용이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것은 영웅 오디세이아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여신들은 그를 봤다 하면 홀딱 반해 자신의 남편으로 삼고 싶어 했고 전설의 섬 오기기아에서는 무시무시한 여신 칼립소와 7년을 함께 살기도 하고 아이도 갖는다. 오디세우스의 평판은 무엇보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가 확언한다. 복수심에 가득 찬 포세이돈을 제외한 모든 신이 오디세우스를 높이 평가하고 고된 긴 여정 속에서도 끝없이 다양한 신들이 오디세우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주인 오디세우스가 없는 성을 점령한 구혼자들은 그의 아내 페넬로페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며 자신들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재촉하기도 한다. 그들은 회랑 곳곳에서 자신이 페넬로페의 침대 동료가 될 수 있다며 아우성을 치고 성 안에 가축들을 마구 잡아먹으며 재산을 축내고 있으나 아무도 이들의 행동을 제어할 수가 없다. 구혼자 무리는 오히려 빨리 선택하지 않고 늑장을 피우는 페넬로프에게 책임을 묻고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에게도 제멋대로 굴며 마음대로 행패를 부리기도 한다. 생각 없이 짓는 죄와 악행, 그에 따르는 책임의 문제는 인류의 본성에서 비롯되는 존재론적 문제이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독자들의 화를 영웅 오디세우스는 만족스럽게 해결해 준다.



오디세우스의 결단은 감탄할 만큼 용기를 불러일으키지만 용기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다. 믿었던 동료들의 호기심과 불신이 사고를 부르고 통제력을 잃게 만들며 때로는 신들의 미움을 사 모진 고통을 받는 모습을 보면 이제는 포기할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왠지 유행가 한 구절의 가사 같은 오디세우스의 이 말이었다.

아무리 호화로운 집에 살아도

고국의 산천, 부모 형제보다는

못했습니다.

오디세이아 page200


파란만장한 오디세우스의 삶은 이야기 내내 쉽게 정돈되지 않는다. 하나의 고난이 끝나고 나면 파도가 밀려오듯 또 다른 고난이 다가온다. 9~12장 까지는 영웅 오디세우스의 무용담이 다루어졌고 이는 『오디세이아』 서사시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이기도 하다. 오디세우스가 궁극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현명한 지혜와 날카롭고 용감한 지략을 보여주는지를 재미있게 이야기 형식으로 구사해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예의나 환대 따위는 관심도 없는 키클로페스섬에서 만난 폴리페모스는 괴물이며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아들이다. 그는 신들만큼 강력한 힘이 있어 오데세우스의 일행을 발견하고 둘을 잡아먹은 후 나머지는 나중에 잡아먹기 위해 자신의 동굴에 가둬둔다. 오디세우스의 지혜로 잡힌 일행들을 구출하고 폴리페모스의 눈을 찔러버리며 자신의 이름이 '우티스'(아무도 아니다.)라고 남기는 부분은 아주 신박하고 재미있었다. 이 일로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책을 읽다 보니 고대의 윤리적 가치관에 읽는 독자로써 살짝 흔들리기도 했다. 끝까지 정절을 지키는 지조와 미덕의 상징인 페넬로페에 비하면 오디세우스는 칼립소와 7년을 살기도 했고 키르케와도 사랑을 나누어 자녀까지 둔다. 이후 13~24장 까지는 인간관계에 초점을 둔 현실적인 드라마 같은 이야기였다.


그냥 읽었으면 어려울 책이 분명하다. 아마 책의 몇 장을 넘기다 수많은 출연진에 분명 덮어버릴 책, LINN 출판사의 책은 확연히 달랐다. 중간중간 내용과 연결된 명화가 미해결된 상상의 폭을 좁혀 주었고 각장의 요약이 친절한 서두로 다가오며 내용이 끝나면 분석까지 해주는 고전 오디세이아의 참고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출판사의 책을 선택했다면 이 어려운 책을 어떻게 읽어?라고 했을 수도 있겠다. 청소년 도서는 그나마 이해가 쉽겠지만 성인들을 위한 남녀상열지사의 구체적 묘사나 삭제는 없으니 조금 심심할 수도 ㅋㅋㅋ 본디 인생은 새옹지마이며 여행과도 같은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인생사 가다보면어떤 인연을 만날지 모르고 행운이 혹은 시련이 닥쳐올지 모른다. 예측하지 못할 길고 긴 길이지만 목적지는 결국 하나이다. 책의 소제목처럼 잠시 길은 잃어도 목적지는 잃지 말아야 한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비관하기보다 온전히 받아들이며 꿋꿋이 버텨 내다보면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메세지를 받는다. 삶에서도 나에게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에 애정을 가지고 과정을 즐기다보면 훌쩍 성숙한 나 자신을 만나게 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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