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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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 bible 바이블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

니케북스

"보시니 좋았다."

태초에 빛을 만드신 하느님은 물과 하늘땅을 만드시고 풀과 나무가 돋아나게 하셨다. 넷째 날에는 태양과 별, 달을 만드셨으며 아무것도 없는 물속을 고기들이 헤엄치고 하늘에는 새가 날게 하셨다. 여섯째 날에는 사람과 짐승을 만드셨고 보시니 좋았다. 이 모든 것에 만족하신 하느님은 일곱째 날은 주일로 정하고 그날은 쉬셨다. 


열두 살 나는 성당에서 첫 영성체를 받으며 구약의 창세기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 읽고 또 읽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금기사항을 지키지 않고 교활한 뱀의 속임수에 넘어간 이브의 행동은 어리석어 보였고 화가 치밀기도 했었다.



태초에 하느님께서 만드신 세상에 아담과 이브가 앎의 나무에 열린 열매를 따 먹으며 감정을 가지게 된다. 알몸이라 부끄럽고 시기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서로를 죽이기도 한다. 성경 속에서 우리는 인생을 배웠고 지혜를 배우며 살아왔다. 비단 종교를 가졌던 그렇지 않던 성경은 시작부터 선 과 악을 가르쳐 준다. 하면 안 되는 것을 했을 때 오는 벌과 착하게 살았을 때 돌아오는 상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여러분은 기도한다고 하면서 , 하느님이 여러분에게 갚을 빚이 있다고 여기시리라 믿고 있는 건가요?

여러분은 하느님이 개입하시기를 기다리기만 하고 직접 나서서 싸울 생각은 하지 않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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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도 방식도 살짝 꼬집어 준다. 무엇이든 바라기만 하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하느님은 계시지 않는다며 살짝 원망하는 나를 향한 질책 같았다.



니케북스의 une bible은 쉽게 통독하지 못하는 성경을 이야기 전하듯 스토리텔링의 방식으로 엮어져 있어 글을 읽을 줄 안다면 연령의 구분 없이 누구나 재미있게 성경을 만날 수 있는 유익한 도서이다. 책의 표지에 인간새는 천사를 대신한다. 우리 머릿속 깊이 새겨진 천사의 모습과 대조되어 신비롭다는 생각이 든다. 대천사 미카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성령으로 잉태하고 아들을 낳을 것이니 이름을 예수라 부르라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 마리아는 두려움이 없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잉태하니 '말씀하신 대로 자신에게 이루어질 것'임을 순종하며 따른다. 마리아의 약혼자 요셉 또한 조금의 의심도 없다.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것! 이 선량한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신앙적 중심 가치이다. 

책의 서두에서 말하듯 이 책은 그냥 성경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이야기이고 우리의 삶을 드러낸 이야기이다. 수천 개의 신화와 설화, 전설로 이루어진 하나의 이야기. 성경이 오롯이 신앙 속에 국한되어 있다는 편협한 시선은 넣어두고 우리 인간들의 삶 깊숙이 들어와 삶을 형성했고 무의식 안에서 옳고 그름을 가르치며 순환하고 있다. 구약을 거쳐 신약의 예수 탄생부터 죽음까지 한 사람으로서 삶과 죽음 그리고 하느님의 아들로서 부활을 들여다본다. 팔순의 친정엄마는 지금도 매일 성경을 읽고 필사를 하신다. 남들이 다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그 자체가 하느님의 말씀이고 이를 마음 속에 새기고 글로 다시 쓰며 선하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지침으로 삼는 것이다. 무엇보다 니케북스의 une bible은 지나치게 종교적안 색채를 거두어 내 신앙이 없는 사람이 읽어도 반감이 들지 않는 이야기글이라 아직 성경을 한번도 읽지 못한 독자라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도서임은 틀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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