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0
유종선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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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 다이제스트 100

유종선 /가람기획


실로 다양한 얼굴을 가진 나라이며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나라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백악관 앞에서는 수시로 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보이고 끊임없이 전쟁을 직간접으로 치르고 있으며 국가가 해외의 독재주의 정권을 지원하는 위선적 행위도 종종 보이는 단순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국가임은 분명하다.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가끔 믿어지지 않는 미국적 사고방식과 삶의 모습을 역사를 통해 이해해 보자는 것이 이 책에서 미국 역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적이다. 이 책을 통해 미국인들의 가치관과 삶이 일관되고 분명한 모습으로 자리 잡는 장면들을 독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콜럼버스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 발견하기 전부터 아시아에서 건너온 종족인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개척자들은 탄압에 저항하고 진정한 종교의 자유를 얻기 위해 미국으로 이주해왔고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미 살고 있는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은 격이 된다. 유럽인들의 잔인한 정복과 그들이 가지고 온 문명의 선물인 홍역, 감기, 성병 등으로부터 수많은 원주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개척과 자유,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희생당하며 미국 역사의 치부로 남게 되었다. 미국의 독립전쟁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의 한 축이다. 전쟁 발발 이전 상황부터 독립전쟁에 승리한 이후 워싱턴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상황까지의 사건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은 그동안 내가 알고있던 지루한 미국사라는 고정적 개념을 확실하게 깨트려 주었다. 아울러 노예제도 폐지로 일어나는 남북전쟁은 미국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부각된다. 미국시민끼리의 전쟁이기도했지만 전쟁만으로는흑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 후 미국도 산업혁명의 흐름에 올라타게 되고 공업화로 급성장하면서 유럽의 다양한 나라들과 함께 강대국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다. 2차세계대전이후 유럽의 국가들이 막대한 피혜를 입게되자 미국은 독보적인 세계 최강대국으로 우뚝 서게된다.


가장 다양한 인종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미국은 그 가운데 다양한 문화들을 변형, 개량하여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로 구축하였고 기술의 발전과 미디어의 도움으로 전세계에 전파하며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자 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현재 세계 최대 강대국은 단연코 미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로도 계속 세계 경찰을 자처하며 곳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쟁들에 영향력을 끼치는 자신들만의 위치를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다. 쇠퇴하는 미국을 다시 일으켜 세운 빌게이츠나 스티븐 잡스처럼 오늘날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정보통신혁명을 일으킨 미국적 정신을 가진 영웅들의 탄생은 미국이 결코 지지만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이 두 천재들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이러한 시험적 사업을 시도해 볼 수 있었을런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미국은 의심할 여지없이 세계 최강대국이며 국제 질서 재편에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새로운 질서를 추구하듯 세계와의 관계에서 타협과 양보, 협조는 반드시 필요한 사실이다. 오랫동안 일방적 강요에 익숙했던 미국이 발상적 전환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것이나 미국 스스로가 세계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닌 세계의 일원이라는 깨달음이 현실에 타협하는 태도일 것이다. 아울러 LA사태는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악화되고있음을 보여준다. 인종문제의 해결, 테러와의 전쟁등을 통해 보았을 때 미국의 위상은 실상 예전과 같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수십년 내에 미국이 힘과 위상을 상실해 또 다른 강대국이 주도권을 잡는 변화가 오는것에 대해 미국은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 진다. 미국의 역사를 한권의 책 속 100가지 사건으로 정리하며 그들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살펴보고 미흡하나마 그들이 가지는 미국적 정신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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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양장)
찰스 디킨스 지음, 이창호 옮김 / B612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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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찰스 디킨스 지음 / B612북스


19세기 영국 사회의 문화와 정체성을 작품에 잘 드러낸 찰스 디킨스는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이다. 이 작품 오래된 골동품 상점에서 디킨스는 당시의 사회 모습을 실감 나는 묘사로 보여주었고 그가 생각하는 유토피아의 실체를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상향의 사회를 꿈꾸는 것은 당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공통적인 염원이었고 그들이 살아가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를 찾고 되새기게 하였다. 산업사회의 포악성과 부정적인 모습들을 상세하게 드러내 주어 착한 소녀 넬이 꿈꾸는 유토피아와 현실에서의 괴리감이 드러나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던 어른들의 동화였다.



착한 소녀 넬은 외할아버지와 함께 오래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작품에서는 선과 악이 극명하게 대립되는 두 개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천사 같은 소녀 넬과 추악한 모습만큼 성품도 추악한 난쟁이 퀼프이다. 넬의 보호자인 할아버지는 넬의 미래 행복을 위한다는 구실로 고리대금업자 퀼프에게 끊임없이 돈을 빌린다. 그 돈이 어디에 쓰여지는지 할아버지의 너무나 모순된 행위에 헛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늦은 저녁 퀼프의 집으로 심부름을 다녀오다 길을 잃은 소녀 넬을 노신사인 화자(작가)가 집으로 데려다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는 퀼프를 작은 창조주로 표현한다. 퀼프는 돈이 되는 일은 무엇이든 한다. 키작은 난쟁이지만 머리와 얼굴은 거인처럼 크고 음흉하고 교활하며 추한 모습을 하고 있다. 돈에 팔려온 듯한 온순한 아내를 자신의 종부리듯 다루며 끊임없이 자신의 발 아래 두고 괴롭히고 지배하려는 아주 지독한 인간이기도 하다. 퀼프가 넬의 할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주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 어린 소녀를 자신의 아내가 잘못된다면 바로 후처로 들일 응큼한 속셈이기 때문이다. 


노인은 부자가 되고 싶었다. 사랑하는 손녀딸 넬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고 부자가 되어야 했다. 노인의 허황된 꿈은 자신이 언젠가는 이길 것이라는 헛된 곧 자본주의의 망상과도 같다는 생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두가 부자가 되지는 않는다. 도박에서 돈을 따는 사람은 부자가 되고 잃는 사람은 가난해진다.이는 자본주의의 경제체제의 근본적인 구조와도 상응하고 있다. 결국 모든 돈을 잃은 노인은 골동품 상점을 퀼프에게 빼앗기고도 남은 돈을 갚지 못해 넬과 함께 부정적인 메세지만 주는 도시를 떠나 그를 피해 멀리 도망가는 중이다. 당시 영국의 성인소설에서 넬처럼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고 신문에 연재되었던 이 소설은 시민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넬의 염원은 퀼프를 피해 아무도 모르는 한적한 곳에서 자유와 평화를 영위하며 할아버지와 함게 조용히 숨어 살아가는 소박한 것이었다. 평화로운 자연이 할아버지와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있기도 했다.


19세기 초 산업사회의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디킨스의 글이 인기 있었던 이유는 고난과 삶의 고통 속에서 탈출해 미지의 어떤 유토피아를 향하는 넬의 삶과 자신들의 삶을 동일시하였기 때문이다. 찰스 디킨즈는 넬을 통해 꾸밈없는 순수함을 보여주고자 노력했고 넬의 모습이 곧 근대사회의 발달 속 어른들이 냉혹한 현실 속에서 잃어버린 순수함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선원들이 어린 넬에게 밤새 노래를 부르게 하거나 어린아이에게 적합하지 못한 부당한 행위들은 빅토리아 시대에 여성이나 아이들이 매우 힘없는 존재였고 그들이 경험했던 고통을 소설에서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도시의 부정적 이미지에 지쳐 시골로 떠나는 할아버지와 넬, 그럼에도 불구하고 넬이 생각했던 안정된 시골생활은 존재하지 않았고 도시와 동일한 불안과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해 또다시 길을 떠나야 하는 이들의 삶이 안타깝기도 했다. 찰스 디킨스는 잔인하게도 넬이 상상하는 유토피아를 산업사회의 부조리와 포악함으로 지구상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런던만 떠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이미 자본주의 사회의 포악성은 넬이 가는 곳마다 퍼져있었고 다시 도박에 빠진 할아버지의 모습은 퀼프와 다름이 없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노인이 자리에 앉아 작은 승리에 기뻐 날뛰고 패배에 의기소침하고, 거칠게 굴고 안절부절 못하고, 엄청나게 열광하고 격하게 불안해하고, 작은 판돈에 무섭게 집착하고 심하게 탐욕을 부려 넬은 차라리 그가 죽는 모습을 보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page 309)』 


반면 중세고딕 교회마을에서는 종교에 대한 헌신적 태도나 희생적 사랑으로 소중한 가치를 찾으며 착한 넬이 죽음과 소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인생은 여행과도 같고 그 끝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은 소멸되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 멈춰진 사물이 가득한 골동품 상점은 변화와 움직임을 저항하는 물건들로 가득 찬 곳이다. 변화를 싫어했던 넬은 밤새 도박을 하러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두려움에 떨었던 곳이었고 그 곳을 떠나면 할아버지가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었다. 넬이 생각하는 죽음에 대한 생각도 스쿨마스터와 무덤파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에 대한 가치관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찰스 디킨스의 이 작품이 왜 이토록 오랜 기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산업도시 노동자들의 절박하고 비참한 도시의 삶, 자본주의의 포악성, 도박과 탐욕, 가난과 이기주의 등 어린 넬은 긴 여정을 통해 현실세계의 모습을 지각하게 된다. 실상 행복은 어떤 특정한 위치에 유토피아라고 딱 정해져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넬이 바랬던 행복 역시 큰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결국 인간이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종착역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쉼 없이 소중한 것들을 돌아봄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현대인의 삶에 조용하게 깨달음을 주고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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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 파란만장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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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 파란만장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힘겹게 돌아선 여인의 발밑에 상사화가 이지러졌다. 꽃과 잎이 서로 보지 못해 생겨난 이름이라던가, 꼭 무망한 관계가 되어버린 자신과 날치처럼. 백연의 걸음걸음, 짓이겨진 홍화들이 핏물처럼 길을 내었다. 꽃내음이 매웠다.

page322


이 애틋한 연인을 그냥 사랑하게 두면 안 되는 것인가! 파란만장한 이날치의 삶을 우리 고유의 열두 달 놀이와 함께 스토리텔링으로 엮어진 장다혜의 장편소설 이날치에 빠져 4일을 살았다. 평상시 병렬 독서하던 다른 책은 모두 덮었다. 오직 이날치에만 몰입하고 싶었다. 그만큼 몰입도가 강했고 아끼고 곱씹어 읽었다. 남녀상열지사의 애틋하고 야릇한 사랑의 장면도 작가는 참으로 귀한 단어들로 격을 떨어뜨리지 않는 고급 지고 아름다운 서술을 아끼지 않았다. 줄 타는 광대와 천한 곡비의 사랑이 뭐 대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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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역병으로 조실부모한 계동은 소리를 배우겠다는 신념 하나로 화정패 줄타기에 팔려가듯 따라가 패거리 중 줄꾼 묵호의 가르침과 보살핌으로 이날치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최고의 줄타기가 된다. 화정패의 우두머리인 꼭두쇠는 노름에 미친 인간이라 노름판 밑천이 된다면 딸도 저당잡아 팔아버릴 인간이기에 날치도 수시로 재물이 되기도 했다.


참봉 댁 종이었던 백연의 어미는 참봉의 은혜를 입고 백연을 낳았다. 신묘년 대홍수로 역병이 돌며 줄초상 끝에 풍비박산 난 가문을 떠나 초상집에서 대신 곡을 하는 곡비로 살며 백연을 키운다. 그러다 선무당 같은 당골네의 눈에 띄어 저주 같은 죽음을 예언 받고 결국 급사하게 된다. 홀로 남은 백연은 당골네가 거두어 애동무당 대하듯 굿판의 보조 일을 시킨다.


좌포청 종사관이었던 상록은 무과에 급제해 조선 최고의 신검으로 불리었다. 아픈 어미를 위해 불공을 드리러 갔다 영의정의 딸 화영을 만나고 사찰에서 1년여간 밀회를 하며 서로에게 애틋한 정을 품는다. 그 사이를 비집고 화영의 벗이었던 자헌 공주가 들어와 화영과 다섯째 오라비인 율언군의 국혼을 이끌어내고 어명으로 상록을 자신과 결혼하게 만들어 의빈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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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이 배우들이 겹쳐졌다. 날치와 백연, 그리고 둘의 사랑을 시샘한 상록... 만약에라도 이날치가 드라마가 된다면 이들이 연기하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일 뿐이다.



소설은 글을 잘 쓴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님을 읽었다. 이날치라는 소리꾼 하나를 남사당패라는 배경으로 만들어 두고 조선시대의 열두 달 전통 놀이와 구수한 팔도의 방언, 조선시대 민초들의 삶을 독자들이 쉽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방대한 자료수집과 역사의 고증 등 태산 같은 일들이 합을 이루어야 이날치 같은 멋진 작품 하나가 탄생하는 것이다.

스토리도 흥미로웠지만 소설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보며 가사를 곱씹게 된 판소리 다섯 마당, 다채로운 민요를 흥얼대보며 마음에 와닿는 소리는 유튜브로 찾아보기도 했다. 이날치, 파란만장은 조선의 흥과 멋에 맛깔나는 작가의 실력이 버무려지고 애틋한 세 사람의 연모가 곁들여져 읽는 내내 한눈팔 수 없는 최고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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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을 입은 여인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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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뱅이 에밀리 디킨스에게 남긴 애정 가득한 글을 만나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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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에디터스 컬렉션 15
메리 셸리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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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도덕성을 신경쓰지않고 과학적 창작품을 만들어냈을때 돌아오는 괴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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