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꿈꾸던 그날인가 - 98편의 짧은 소설 같은 이향아 에세이
이향아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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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과 지혜가 담긴 이향아의 에세이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보고 그 여정속 감사함을 기억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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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을유세계문학전집 125
버나드 맬러머드 지음, 이동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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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버나드 맬러머드 / 을유문화사


가끔 책 속의 한 구절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바로 그 공감을 준 버나드 맬러머드 라는 작가를 이 책 점원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유대교 미국 소설가이며 개인의 문학성과 유대인만의 철학을 조화롭게 표현한 작가로 손꼽힌다. 이 작품 『점원』에서는 인간이 가지는 고통을 통해 자신만의 인간성을 회복하고 도덕적으로 성숙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어 최근 가장 감명 깊은 소설이라 나는 이 책에 별★★★★★를 날리고 싶다. 


[간단한 줄거리 요약]


유대인 답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유대인의 정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모리슨은 오랜 기간 잘되지 않는 식료품 가게를 뉴욕 빈민가에서 운영하며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간다. 세상의 모든 고민과 걱정은 다 짊어지고 살아가는 예민한 아내 이다와 더 공부하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상 속옷 공장 비서로 취업해 급여를 부모가 진 빚을 갚는데 쓰는 착한 딸 헬렌이 등장한다. 가게 문을 열어두는 게 더 손해임에도 불구하고 모리슨은 쉽게 가게를 넘기지 못한다. 유대인이기에 그는 마을에서 적대자들을 적지 않게 두고 있었고 수난과 고통, 소외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리스는 성실하며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그는 선행의 표본 같은 인물이다. 


어느 날 두 명의 괴한이 가게로 들이닥쳐 모리스는 머리를 다치고 이후 식료품 가게를 돕겠다는 불쌍한 이태리 청년 프랭크를 점원으로 받아들인다. 장사도 안되는 가게에 웬 점원이냐며 아내 이다는 부랑자 청년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꺼렸지만 이내 수긍한다. 프랭크가 점원으로 일하면서 가게의 수입이 날이 갈수록 많아지기 때문이었다. 


프랭크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살기 위해 일을 했고 벌어들인 돈으로 총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의 내부에는 범죄 본능이 있었고 선에 대한 열망도 존재하고 있어 점원으로 일하면서도 자기분열을 자주 보여준다. 가게에서 먹고 자는 조건으로 말도 안 되는 급여에 노동을 착취 당하며 식료품 가게에 일을 돕지만 때때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면서 장사가 잘 될 때는 모리스 부부 몰래 판매한 돈을 슬쩍해 옷도 구입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도 한다. 그런 그가 사랑에 빠진다. 그것도 깐깐한 유대인 모리스와 이다의 딸 헬렌과 말이다. 


헬렌은 프랭크의 도덕적 성숙을 돕는다. 그가 더 많은 책을 읽기를 권하고 프랭크의 뜻대로 대학교육도 받기를 원하며 그가 하겠다고 하면 책임지고 대학을 다니도록 지원도 할 생각이었다. 프랭크는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헬렌을 통해 배우며 도덕적인 인간으로서 성장해 나간다. 그 성장은 단순히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고통이 존재하며 고통을 얼마나 지혜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가 중대한 문제였다.



[솔직하게 느낀 점]


모리스는 선하고 정직하며 유대인으로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 이러한 삶에는 고통과 시련이 공존하고 이를 통해 더욱 성장해 나갈 수 있음을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이미지로 보였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뉴욕 빈민가에서 영세한 식품점을 운영하며 근근이 먹고 살아가는 것이다. 같은 유대인으로서 건물주 카프는 모리스의 가게 인근에 또 다른 식료품 가게를 허가해 주어 모리스가 더욱 몰락하게 만든다. 모리스가 젊은 시절 그와 함게 동업하던 찰리는 모리스를 속이고 가게를 자신이 독차지해버린다. 모리스에게 고통을 준 이 두 사람은 모두 유대인이다. 유대인은 유대인끼리 결혼해야만 한다는 모리스의 아내 이다의 논리가 맞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들도 역시 서로에게 고통을 주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인종 간에 차별로 서로에게 고통을 주기보다 상대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임을 알게 한다. 정직함이 돈보다 훨씬 가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삶을 살았지만 사람들은 모리스가 말하는 가치 있는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의 딸 헬렌마저도... 유대적 도덕성과 가치관이 삶에 있어서 중요할 수 있지만 가치를 따르기에 그의 삶은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방황하는 프랭크를 도덕적 인간으로 만들어내는데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세속적인 삶의 성공을 인간으로서 성공한 삶이라 생각하기보다 이타적인 삶을 살며 타인을 죄를 용서하고 한 사람을 성숙한 인간으로 만들어 냈음에 모리스의 삶은 진정 가치있는 삶이었음을 읽었다.




[책 속의 한줄]



그게 바로 이 사람들이 사는 목표지. 프랭크가 생각했다. 고통을 받으려고 사는거야. 그리고 뱃속의 가장 큰 고통을 변기로 내려보내지 않으면서, 가장 오래된 그 고통을 안고 사는 사람이 최고의 유대인인 거지.

page130


그는 계속해서 자신이 더 나은 운명을 가질 만하다고 생각했고, 그저 한번만 -딱 한번만- 옳은 일을 한다면 그 운명은을 찾을 거라고 기대했다.

page138


어쨌거나 그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할지 결심을 해야할 때 , 그러지 못하기에 감자기 인생이 엉망이 된다는 것을 머릿속에서 지울수 없었다. 그리고 단 한 번의 잘못된 행동으로 얼마나 쉽게 인생 전체를 망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마음이 흔들렸다.

page160




출판사 지원 서평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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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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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환상서점

소서림 / 해피북스투유

이유 없이 끌리는 장소가 있고 사람이 있다. 문을 여는 시간도 닫는 시간도 서점 주인의 마음이며 고객의 기분을 읽고 섬뜩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읽어주기도 한다. 예고 없이 불쑥 어디선가 나타나기도 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며 책을 팔려고 하지도 않는다. 마치 올 줄 알았다는 듯 손님에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며 핏기 없는 얼굴로 섬뜩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목소리에는 슬픔이 가득하다.


[간단한 줄거리]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동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연서는 매번 출판사로부터 거절 메일을 받는다. 왜 모든 동화가 해피엔딩이 되어야 하는지 연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불편한 마음에 등산을 나섰다가 길을 잃고 절벽 아래에서 낯선 남자를 만난다. 절벽이 무서운 건지 사람이 무서운 건지 두려움이 있었고 마치 순정만화의 한 장면처럼 엄청난 바람에 떠밀려 허공으로 떠오른 연서를 이 남자는 한 아름에 받아버린다. 그 남자 서주의 서점에서 듣는 기묘한 이야기는 연서를 사로잡고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계속 서점을 찾게 되며 이 만남이 우연이 아닌 필연임을 읽는 독자들도 예감한다.



세상엔 운명이란 녀석도 있다. 모든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 지니고 태어나는 실타래다. 신들은 실 가닥마다 그 사람의 기쁨과 절망과 인연과 수명을 적어두었다. 그러니 사람은 맨 처음 하늘이 정해진 모양으로 살다가 때가되면 죽는다. 비록 남들보다 못하게 태어나고 억울한 사연으로 이별하더라도 그렇다.

page89




서주와 연서의 인연은 중간중간 드러난다. 서주가 읽어주는 총 8가지의 이야기 중 마음에 들어온 것은 『옥토:별과함께 태어난 아이』 에서 가진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더 가지려 애쓰는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본다. 신수(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사자)의 뿔을 자른 댓가로 저승사자가 되고 이 저승사자를 속여 불사조로 살아가는 남자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 독자들의 흥미를 일으킨다. 사랑하는 연인이 환생할 때마다 주변을 맴돌며 기다리는 남자의 심정은 어떨까?한없이 기다리며 이야기를 들려주며 부질없는 또다른 인생의 한면을 을 보여준다.공포스러움 속에서도 알수 없는 애틋함, 둘 사이의 그 애절한 사연을 알아내고 싶은 마음에 독자의 긴장은 가속화한다. 들으면 들을수록 인연의 사슬을 연관짓게 되는 연서의 혼돈. 서주가 읽어주는 그 다양한 이야기는 결국 둘의 이야기이다. 결말이 생성되지 않듯 둘의 인연도 정리되지 않는다. 한 사람은 앞으로도 끝없는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달라진 삶을 거듭해서 살 것이다.


음...항상 책을 읽으며서 만약 이 소설이 드라마가 된다면 서주의 역할이 누가 좋을까...또 상상해본다. 처음부터 이 역할은 이 얼굴이 떠올랐다. 연서가 아이유라도 좋겠다. 절대 드라마로 이루어질 수 없을 조합이겠지만....

출처:네이버


전자책에서 밀리의 서재로 역주행을 하며 종이책으로 출간된 환상서점은 판타지 소설이며 얼핏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연상되는 내용이었다. 판타지이다보니 환생이라는 설정도 있고 또 인연에 대한 애틋함도 전해져 독자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환타지에 대한 살짝 알 수 없는 거부감이 있었지만 이 소설을 통해 모두 해소되었다. 인연과 환생, 그리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던 신들의 이야기 속으로 소설 환상서점을 통해 들여다보면 사랑과 꿈을 희망하는 독자들의 작은 기대를 충분히 채울수 있을꺼라는 기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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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러시아어 원전 번역본) - 죽음 관련 톨스토이 명단편 3편 모음집 현대지성 클래식 4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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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의 독자를 위한 배려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저렴한 책값에 완성된 번역으로 충분한데 거기다 톨스토이라니...어떻게 이 책을 읽지 않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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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여정 -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
오데드 갤로어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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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여정

오데드 갤로어 / 시공사


'총.균.쇠'는 인류사의 긴 역사를 통찰하며 그 안에서 민족들이 생존해 나가기 위해 어떠한 요인들이 상호 작용해왔는지를 분석한 책이었다.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식량, 자원, 기후, 인구, 경제, 군사력 등의 요인들이 상호간에 작용을 하고 있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기후의 변화와 자원의 고갈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생존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어 인류의 각성이 필요함을 깨닫게 한다.


이 책 『인류의 여정』은 『총.균.쇠』와 좀 닮아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해 총.균.쇠에서 진화생물학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면 이제 우리는 경제학자의 생각을 들어볼 이유가 있다. 오늘날의 국가 부의 불평등은 왜 생겨났으며 그 까닭을 이해하기위해 우리는 맬서스의 이론을 바탕으로한 인류의 발전과정을 살펴보아야 하고 그 안에 깔려있는 인류의 추진력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 첫 번째로 뇌의 발전을 꼽는다. 강력한 뇌를 가진 인류는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고 더 효율적인 수렵과 채집으로 생존을 더욱 유리하게 하였다. 관개의 경작과 기술의 혁신으로 농업 산출물은 늘어나고 인구밀도는 더욱 높아진다. 여기에 전문화가 촉진되면서 식량생산과 지식창출만 전념하는 계급이 분화되어 기술진보에 속도가 붙고 인류문명이 시작된 것이다. 변화는 더 많은 기술진보를 불러왔고 필연적으로 빈부의 격차도 일어났다. 소득은 높아지고 기대수명은 늘어났으며 노동은 덜 위험하고 덜 힘들게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혜택은 공평하게 지구 모든 곳에 분배된 것은 아니다. 1부에서 인류의 여정과 경제적 활동범위를 고찰했다면 2부에서는 인종과 문화의 분화, 생존의 문제와 제도의 다양화, 산업혁명의 시간차 발생원인, 그 차이가 끼친 영향과 이유를 이해시킨다.


국가와 지역에 따라 부의 격차가 생기는 근본원인은 무엇일까? 인류가 태어나고 자라는 곳의 역사와 지리의 덫에 바지는 건 필연적일까? 이러한 불평등은 결정론적일까? 아니면 무작위적일까? 뿌리 깊은 제도적. 문화적. 사회적 특성은 부의 불평등에 어떤 역할을 했을까?


제도와 문화, 지리 그리고 다양성의 측면에서 지역적 격차는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다. 그러나 인류는 긍정적으로 대응한다. 시간을 두고 다양성 관련 정책에 더해 문화와 기술의 확산을 더해 지역적 격차를 최대한 좁혀 나갈 것이며 뿌리 깊은 영향의 요인을 완화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맬서스의 비관적인 생각보다 인류의 여정 밑바탕에 깊게 깔려있는 거대한 힘의 작동으로 교육, 관용, 더욱 발전된 성평등의 진화로 인류는 낙관론적으로 변화 될 것임을 작가는 주장한다. 인류의 뿌리를 알게되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희망적 인식을 가짐으로써 우리의 성취의욕을 북돋우고 있다. 인류는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불평등의기원을 이해하며 이를 통해 전세계적인 번영을 이루어 나갈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할 것이며 스스로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그려나가며 이루어질수있도록 노력해 나가는 것임을 당부한다.


3월에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더불어 총,균,쇠를 읽고 있다. 쉽게 독파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강한 책들이라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내고자 노력 중이다. 우연찮게 협찬 받은 인류의 여정은 이 책들과 상관관계가 있어 병렬독서로 읽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인류의 여정이 가장 어려운 책이다. 지대넓얕이나 총,균,쇠는 나처럼 인문학적 소양이 얕은 사람들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배려가 담겨있고 인류의 여정은 전문성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다. 어렵기도 했지만 책의 마무리에는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친절한 간추림이 실려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말들이 많지만 이 경제학자는 미래를 향한 낙관주의적 안내와 해피앤딩을 예고해 매력적이었다.



출판사 지원 서평도서이며 주관적인 책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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