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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설 속에 도롱뇽이 없다면 -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 만들기
이디스 워튼 지음, 최현지 옮김, 하성란 추천 / 엑스북스(xbooks) / 2023년 3월
평점 :

당신의 소설 속에 도롱뇽이 없다면
이디스 워튼 / xbooks
이디스 워튼, 그녀의 작품은 『버너자매』와 『환락의 집』을 통해 만나 보았고 작품 중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세계와 도덕과 윤리, 미묘한 심리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주목하였다. 또한 순수문학의 길을 걸어가던 몇 안 되는 미국의 여성 작가였고 그녀 자신이 부유한 집안 출신이어서인지 돈보다는 문학적 가치에 비중을 둔 글을 쓰고자 노력하였다. 여인의 초상을 쓴 헨리 제임스와 교류하며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1차 대전이 후 발표한 순수의 시대(1920)로 여성 최초 퓰리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이디스 워튼이 그 시대에 작성한 작법서이다. 지금의 수많은 작법서들과 차별을 두자면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다!] 는 책임 못 질 응원들에 반대하듯 '아주 오래 걸릴 것' 이라며 진실을 짚어준다. 글쓰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누구나 쓸수는 있지만 아무나 쓰는 것은 아님을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먼저 그녀가 존경하는 발자크와 스탕달의 소설기법을 비교해 준다. 발자크의 글을 읽으면 그가 만든 캐릭터들의 취미, 성격을 비롯한 삶의 습성들까지 간파해 내며 독자들이 인물에 빠져들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사실주의 작가임을 말한다. 그가 만든 캐릭터 하나하나가 실제 살아있는것 처럼 보이며 결함을 전혀 찾을수 없음을 찬양한다. 소설은 쓰는 사람의 생각이 맑아야 함을 말하고 작가의 생각이 아름다울수록 문장이 갖는 소리는 더 맑게 울림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생각이 아름다울수록 문장이 갖는 소리는 더 맑게 울린다. 비유나 인상이 아닌 생각 말이다.
정말로 좋은 주제를 잡았다면 작가는 그냥 깊게 파고 들어가면 되며 그런 면에서 러시아 작가들의 우수성을 예로 든다. 공감하는 것은 나 역시 러시아 작가들의 소설을 읽다보면 처음 이름이 좀 헷갈리는 것을 제외하면 가독성 하나는 최고인 듯 하다. 톨스토이의 천재성은 작품을 읽을 때마다 전반적인 인간의 삶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어 고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해본다. 이디스 워튼 역시 톨스토이의 위대함을 지속적으로 표현한다. 소설쓰기에서 특이점은 세상 어느 누구도 똑같은 경험을 하지 않으며, 이야기꾼은 주제를 선택한 다음 문제의 일화가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 발생할지를 가장 먼저 결정해야할 중요성을 언급 한다.
이디스 워튼이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누구보다 냉철하고 비판적이며 완벽에 대한 고집을 보여준다. 작가로서도 우수하지만 작품들에 대한 비평가로서도 아쉬움이 없음을 읽는다. 혹독하고 치열하게 깨지고 부서지며 쌓아올린 습관이 기초를 튼튼하게 하고 어떠한 메뉴얼이 있어 방법만 터득하면 쉽게 써지는 것이 소설쓰기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잘 쓰기 위해서는 타인의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써 보고, 많이 생각해야 하듯 이디스 워튼이 작가로서 살아가며 생각해온 소설쓰기의 본질을 아낌없이 글을 쓰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소중한 노하우를 전달 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 xbooks 에서 지원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