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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인간은 결코 자연과 생명 진화의 최종 단계가 아니다. 인간은 어찌 보면 불과 얼마 전에 지구 상에 출현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인간 이전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수많은 동물이 존재했고 또 존재할 것이다. 인간이 지금처럼 파괴를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기계와 로봇만 남게 될 텐 데, 그건 크나큰 재앙이다. 유리와 철근, 콘크리트로 뒤덮인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겪는 항시적 불안감의 원인이 무엇일까? 바로 자연과의 단절이다. 그래서 많은 현대인이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위안을 얻으려 하는 것이다. 그렇게라도 인간이 아닌 동물 세계와 연결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에서 온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과 단절된 상태로는 살 수 없다. 지금보다 자연이 더 파괴된 세상에서는 우리 모두 아마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2NK2ZALEK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살만한 지구를 위해 세대간에 연대가 필요하다고 직설한다. 작가의 이 인터뷰를 읽고 나면 문명이라는 책에 대한 이해도가 더 빨라진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큰 틀이 나와있고 거기에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아끼는 고양이를 대입 시킨 전작에 비해 우화적인내용이다.
수많은 세월동안 인간들은 자신들의 오락문화를 추구하기 위해 동물들에게 잔인한 경기를 시켰고 열광하기도 했다. 맛있는 고기를 얻기 위해 좁은 공간에 갇혀둔 거위와 돼지에게 강제로 먹이를 먹여 살을 찌웠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동물들에게 희생을 강요시켰다. 자기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며 뺏고 뺏기는 과정이 반복되고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1회용품들과 수많은 쓰레기들로 지구를 병들게 했다. 알수없는 전염병이 지구를 뒤흔들며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감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며 무책임한 행태들을 보이고 있는것 또한 문제이다.
‘제3의 눈’을 가진 동물들은 인간의 컴퓨터에 접속해 그동안 인류가 축적해 온 지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피타고라스뿐만 아니라 돼지 왕 아르튀르와 쥐 떼를 이끄는 흰쥐 티무르 등이 대학 실험실에서 같은 수술을 받았고, 바스테스 역시 제3의 눈을 장착하게 되며 2권부터는 주어진 새로운 가능성을 앞으로 다른단계의 의식들에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도구로 사용해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이제 피타고라스의 해석따위는 필요없게 되었고 단순히 쥐떼의 공격을 물리치고 열악한 환경속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 인간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것이 바스테스의 목표가 된 것이다.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로망 웰즈 교수인데 그는 인류의 모든 지식을 한데 모은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편집하고 에드몽 웰즈의 후손이다. 로망은 조상의 작업을 현대에 맞게 보완해 usb 하나에 담아 두었고 ESRAE라고 명했으며, 쥐 떼들의 공격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ESRAE를 목걸이로 만들어 바스테트의 목에 걸어 준다는 사실이 아주 흥미로웠다.

알수 없는 근자감에 불타오르는 귀여운 고양이 바스테트가 자신의 가슴에 인류의 모든 지식이 얹어져 있다는데 대해 자랑스러워 하는 설정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무너진 문명을 바로 세우고자 고양이가 노력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앞장서야 함을 알기에 환경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 지기도 한다.
인간들은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오.
세상은 그들 이전에도 존재했고
그들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니까
베르나르베르베르는 문명을 통해 지금 세대가 가져야하는 환경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다시 이야기한다. 미래의 세대에게 책임있게 사용하고 살아온 지구를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현실을 고발하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며 전작 '고양이' 보다는 우화적인 요소가 들어있어 아주 재미있기도 읽은 도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