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세계에서는 남자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부정적으로 말하면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가 더 반항적이고, 긍정적으로 말하면 더 독립적이다.
이 때문에 대학 미만의 교육 기관에서 남자가 고통받는다. 일반적으로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덜 상냥하고, 불안증과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더 낮다(상냥함은 동정심과 감정 이입, 갈등 회피 등과 관련된 성격 요인이다). 적어도 사춘기가 지난 후에는 그렇다. 남자아이의 관심사는 주로 사물을 향하고, 여자아이의 관심사는 주로 인간을 향하는 경향이 있다. 놀랍게도이런 차이는 생물학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양성평등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해 온 스칸디나비아 국가를 보면 남녀 차이가 생물학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양성 차이가 사회적 요인 때문에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다. 양성 차이는 사회적 산물이 아니다. 논쟁 주제가 아니다. 데이터가 입증한다. 남자아이는 경쟁을 좋아하고 순종을 싫어한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반항적 성향이 뚜렷이 드러난다. 이 시기 남자아이들은 가족의 품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이런 행동은 권위. 대한 도전과 유사한 행동이다. 학교는 1800년대 말에 순종을 가르치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강인한 정신력과 뛰어난 능력을 보여 주는 학생이라도 도발적이고 대담한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 물론 남자아이들이 위축된 데는 다른 요인들도 작용한다. 
4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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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처우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영국에서 사회주의가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한다. 오웰은 말쑥하게 차려입고 안락의자에 앉아 철학을 논하며 가난한 자들에 대한 연민과 부당한 사회에 대한 경멸을 이야기하는 사회 개혁자들이 번지르르한 말과는 달리 가난한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부자들이 싫었을 뿐이다. 그들은 원한과 시기심을 연민과 정의로 위장했다. 무의식적 측면에서 보면 오늘날 상황도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이트와 융, 니체와 오웰을 너무 열심히 읽어서인지 나는 누군가 ‘나는 이것을 찬성해!‘라고 강하게 주장하면 그 사람이 반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불평하고 비판하고 설득하려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의문이 든다.
4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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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원한‘이 이타적인 행동을 자극하고 모든 것을 완전히 공개적으로 드러낼 때도 있다고 분석했다.

인간이 복수심으로부터 구원받는 것, 나에게는 이것이 최고의 희망에 이르는 다리이며, 오랜 폭풍우 끝에 뜨는 무지개다. 그러나 평등을 주장하는 타란툴라(거대한 독거미‘를 뜻하는데, 니체는 당시의 평등주의자를 독거미에 비유했다. 옮긴이)들은 다른 식으로 말할 것이다.
"우리의 복수심으로 폭풍우를 일으켜 세상을 집어삼키는 것이 곧 우리의 정의다."
그들은 또 "우리는 우리와 평등하지 않은 모든 자에게 복수하고 모욕을 줄것이다"라고 굳게 맹세하고 "이제부터 평등에 대한 의지가 미덕의 이름이 되어야 하고, 우리는 권력을 가진 모든 것에 대항해 목청을 높일 것이다!"라고 선언할 것이다. 그대, 평등의 설교자들이여, 무력감에서 오는 폭군의 광기가 그대들 안에서 평등을 외치지만, 폭군이 되려는 그대들의 은밀한 욕망을 미덕의 말로 위장하는 것일 뿐이다.
4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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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이반일리치의 죽음 펭귄클래식 2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은정 옮김, 앤서니 브릭스 서문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그런데 죽음은? 죽음은 어디에 있지?’

그는 오랫동안 자신에게 머물러 친숙해진 죽음의 공포를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죽음은 어디로 갔을까? 그런데 무슨 죽음? 죽음이 사라진 지금, 공포 따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그래, 바로 이것이었어!" 그가 갑자기 소리 내어 말했다. "아, 이렇게 기쁠 수가!"

단 한 순간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고, 이 한 순간이 지니는 의미는 이미 영원히 변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임종을 지키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그러고도 두 시간이나 더 고통을 당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의 가슴에서 뭔가가 그르렁거렸다. 야윌 대로 야윈 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부르르 떨었다. 그러더니 그르렁거리는 소리도, 숨이 차올라 쌕쌕거리는 소리도 점점 잦아들었다.

"임종하셨습니다!" 누군가 그를 굽어보며 말했다.

그는 그 말을 들었고 그 말을 마음속에서 되뇌었다. ‘죽음은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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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이반일리치의 죽음 펭귄클래식 2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은정 옮김, 앤서니 브릭스 서문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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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머릿속에 ‘만약 정말로 내가 살아온 모든 삶이, 의식적인 나의 생활이 잘못된 것이었다면 어떡하지?’라는 의심이 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전에는 절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일, 그러니까 그가 살아온 인생이 송두리째 잘못된 것일 수 있고, 또 어쩌면 그것이 진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맞서서 저항하고 싶었던 마음속의 희미한 유혹들이, 자신이 깜짝 놀라서 곧바로 떨쳐 버리고 말았던 이 은밀한 유혹들이 어쩌면 진짜였고, 나머지는 모두 잘못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의 일도, 삶을 살았던 방식도, 가족도 그리고 사교계와 직장에서 친분을 쌓은 사람들까지도,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이 다 거짓일 수 있는 노릇이었다. 그는 눈앞의 이 모든 것들을 지키고 변호하려 했다. 하지만 돌연 자신이 변호하는 이것들이 헛되고 무력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똑똑히 느껴지는 것이었다. 지키고 변호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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