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이반일리치의 죽음 펭귄클래식 2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은정 옮김, 앤서니 브릭스 서문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불현듯 머릿속에 ‘만약 정말로 내가 살아온 모든 삶이, 의식적인 나의 생활이 잘못된 것이었다면 어떡하지?’라는 의심이 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전에는 절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일, 그러니까 그가 살아온 인생이 송두리째 잘못된 것일 수 있고, 또 어쩌면 그것이 진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맞서서 저항하고 싶었던 마음속의 희미한 유혹들이, 자신이 깜짝 놀라서 곧바로 떨쳐 버리고 말았던 이 은밀한 유혹들이 어쩌면 진짜였고, 나머지는 모두 잘못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의 일도, 삶을 살았던 방식도, 가족도 그리고 사교계와 직장에서 친분을 쌓은 사람들까지도,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이 다 거짓일 수 있는 노릇이었다. 그는 눈앞의 이 모든 것들을 지키고 변호하려 했다. 하지만 돌연 자신이 변호하는 이것들이 헛되고 무력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똑똑히 느껴지는 것이었다. 지키고 변호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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