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다루는 기술
사람은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시각적인 언어를 표현의 준거로 삼아 말하는 사람이고, 둘째는 주로 청각적인 언어를 빌려서 말하는 사람이며, 셋째는 육감적인 언어를 많이 구사하는 사람이다. 시각파들은 〈이것 봐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아주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이미지를 빌려서 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보여 주고 관찰하며 색깔을 통해 묘사한다. 또, 설명을 할 때는 〈명백하다, 불분명하다, 투명하다〉라는 식으로 말하고, 〈장밋빛 인생〉이라든가 〈불을 보듯 뻔하다〉 〈새파랗게 질리다〉와 같은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청각파들은 〈들어 봐요〉라는 말을 아주 자연스럽게 한다. 그들은 〈쇠귀에 경 읽기〉나 〈경종을 울리다〉 〈나발 불다〉처럼 어떤 소리를 상기시키는 표현을 사용해서 말하고, 〈가락이 맞는다〉라든가 〈불협화음〉, 〈귀가 솔깃하다〉, 〈세상이 떠들썩하다〉 같은 말들을 자주 쓴다.
육감파들은 〈나는 그렇게 느껴. 너도 그렇게 느끼니?〉 하는 식의 말을 아주 쉽게 한다. 그들은 느낌으로 말한다. 〈지긋지긋해〉 〈너무 예뻐서 깨물어 주고 싶어〉 〈썰렁하다〉 〈화끈하다〉 〈열에 받치다〉 〈열이 식다〉 같은 것이 그들이 애용하는 말들이다.
자기와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이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는 그 사람이 눈을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일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보라고 요구했을 때, 눈을 들어 위쪽을 보는 사람은 시각파이고, 눈길을 옆으로 돌리는 사람은 청각파이며, 자기 내부의 느낌에 호소하려는 듯 고개를 숙여 시선을 낮추는 사람은 육감파다.
대화의 상대방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 사람이든 각 유형의 언어적 특성을 알고 그 점을 참작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상대를 다루기가 한결 용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