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지 모르겠어. 아빠가 죽고 난 뒤, 몸져눕기를 잘 했던 예쁜 엄마도 겨우살이 풀에 상처를 입고 고생하다 죽고 말았지. 그때부터 난 눈만 내리면, 가슴이 사무쳐서 미칠 것만 같았어. 눈이 내려 덮인 길만 보면, 어디든지 곧 장 가고 싶었어. 엄마에겐 겨우살이 풀에 독이 있었고, 나한텐 눈에 독이 있는가 봐, 가고 싶은 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가지 못하면 눈 위에 오줌이라도 갈겨야 속이 시원하단 말이야. 날개를 달고 내 맘대로 휘젓고 다니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