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인생은 다름 아닌 모아놓은 시간, 살아진 시간, 이미 살아 생기를 잃어버린 시간이다˝ - 37쪽


˝늙었다는 것 혹은 늙어간다는 것을 감지한다는 말은 요컨대 몸, 그리고 우리가 영혼이라 부르는 것 안에서 시간의 무게를 느낀다는 뜻이다.˝- 38쪽


˝죽음은 그를 공간에서 통째로 들어내리라. 그 자신과 그의 몸에서 남는 것을 탈공간화하면서, 그에게서 세상과 인생을 앗아가리라. 그에게서, 세계에 있는 그의 공간을 빼앗으리라. 바로 그래서 늙어가는 사람은 다만 시간일 뿐이다. 그러니까 노인은 전적으로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이자, 시간의 소유자이며, 시간을 인식하는 사람이다.˝- 39쪽


˝내 인생의 의미는 곧 무의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저 뭉쳐진 시간덩어리다. 현실은 예전의 가능성을 깨끗이 씻어버렸다. 정작 다루고 싶었던 실체는 더는 주무를 수 없다. A는 후회했다. 그저 변두리에만 머물러산 산 인생을, 이제 모든 것을 놓쳐버린 지금 물끄러미 바라보는 벽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다시는 오지 않으리˝˝-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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