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 가치투자자로 거듭나다
가이 스파이어 지음, 이건 옮김 / 이레미디어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The Education of a Value Investor in 2014

- 지은이: 가이 스파이어 Guy Spier

- 옮긴이: 이건

- 출판사: 이레미디어 / 2015-07 / 292 / \15,500

 

1966년생인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과 수석졸업에 하버드 경영대학원 MBA라는 화려한 스팩을 자랑합니다. 자만심에 넘쳐 선택한 첫 직장은 부도덕한 투자은행이었고 이 직장에서의 경력은 다른 투자은행으로의 취업을 방해합니다. 부자아빠의 도움으로 투자회사를 만들고 우연히 알게 된 모니시 파브라이와의 만남은 투자에서만이 아니라 인생의 멘토로써 그를 발전시킵니다. 모니시 파브라이의 제의로 경매에 참가해서 갖게 된 버핏과의 점심은 훌륭한 분을 모방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멋진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1993 9월 회장 보좌역으로 부장이란 직책을 받고 입사한 첫 직장은 보기엔 그럴듯하지만 실제 성공확률이 낮은 사업을 찾아내어 무지한 투자 대중에게 주식을 팔아넘기는 부도덕한 투자은행 DH블래어입니다.

 

1년쯤 지나 이 회사에서 자신은 회사의 불완전한 거래에 대해 잠재력을 강조하고 단점을 숨기는 방향으로 치장하는 역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체면 때문에 그만두지 못하고 만회할 기회를 잡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입사 18개월 만에 기술력이 뛰어나면서 자금이 필요한 제대로 된 기업을 발굴하게 되었고 회사에 투자 승인을 요청하게 됩니다. 회장이 지정한 (실사를 담당한) 젊은 간부는 생트집을 잡으며 자금이 절실한 기업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으면서 회사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뽑아내는 상황을 체험하게 됩니다. 체면 회복의 희망은 끝났고 이제 구직활동이 시작됩니다.

 

그의 강력한 학력에도 불구하고 첫 직장 경력 때문에 다른 투자은행들은 그의 고용을 기피합니다. 방황하는 기간 동안 지인의 충고를 받아들여 긍정적인 자신감을 주는 자기개발전문가의 강의에 참석하거나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마음자세를 가다듬는 한편 버핏의 전기, [버핏]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등을 읽으면서 알게 된 가치투자에 기반한 투자공부를 합니다.

 

한편으로는 구직의 희망을 갖고서 배우기 위해, 가치투자로 유명한 트위디 브라운과 세쿼이아 펀드를 운용하는 루안 커니프를 방문하기도 합니다. 가장 큰 공부가 되었다는, 세쿼이아 펀드 투자자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판매가 중단된 이 펀드 한 주를 이베이에서 순자산가치 $128짜리를 $500에 구입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에 연락해서 영업보고서를 받아보고서는 버핏의 매력에 빠져 버핏을 닮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고 친구의 도움으로 참석장을 얻어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 참석하는 등 가치투자자로서의 공부하는 기간을 계속해 나갑니다.

 

1996년 영국에 있던 부자 아빠가 손을 내밉니다. 혼자 성공해내지 못하면 미쳐버릴 것 같아 보였다면서 투자금으로 $1,000,000을 보내줍니다. 잘 운용하였던 모양, 1년 후 아버지는 회사 동료 두 사람과 함께 추가로 투자. $15,000,000.. 이 자금으로 1997 9 15일 아쿠아마린 펀드가 시작되었습니다.

 

운용하던 펀드 수익률은 시장수익률을 크게 앞섰고 5년 뒤 펀드 규모가 5천만 불을 넘어서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을 정도가 되었는데, 마침 잘나가던 두 펀드매니저와 스파이어는 하버드 졸업생이라는 이유로 비교 대상이 됩니다. 펀드 운용자금 규모가 월등한 두 사람에게 질투심을 강하게 느낀 스파이어는 투자금 증액을 무리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사무실을 화려하게 꾸미고 규모를 확장하는 식으로 낭비하기도 합니다. 뉴욕에서의 생활은 부정적인 면이 많았지만 투자모임을 통해 알게 된 빌 애크먼의 조언으로 투자하고 있던 <파머 맥>을 오히려 공매도로 바꾸면서 위험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식의 도움을 얻기도 합니다. <파머 맥>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주가조작 혐의로 증권거래위윈회의 조사를 받기도 합니다.

 

작년에 읽었던 [공매도 X파일]의 저자이면서 주인공인 데이비드 아인혼도 얼라이드 캐피털 공매도 사건으로 같은 시기에 조사받았다고 하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스파이어가 파브라이와 함께 자선경매로 2008년 버핏과 점심을 한 것처럼 아인혼 역시 2003년 점심 경매의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매도 X파일]을 읽으면서 정의감 넘친 아인혼이 얼라이드 캐피털과의 싸움에 힘들어하는 것을 보았었는데, 스파이어 역시 <파머 맥> 공매도로 큰 이익을 얻었지만 심적으로 꽤나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당시 상황을 회고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그렇더라도 나는 공매도하지 않는 편이 더 나았을 성싶다. 짧은 인생에 이런 갈등을 겪을 필요가 없었고, 이렇게 얻은 이익보다도 이 과정에서 겪은 두통이 더 컸기 때문이다. 남들을 거칠게 대하면 우리에게도 화가 미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 경험을 돌아보면 쓸데없이 험악한 싸움에 휘말리는 대신, 선한 세력이 되어 긍정적인 일에 집중할 때 보답 받는다.”

 

방황하던 시기, 강의에 참석했던 자기개발전문가, 토니 로빈스에게서 배운 편지 쓰기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던 스파이어는 이를 통해 일생의 스승, -[단도투자]의 저자- 모니시 파브라이를 만나게 됩니다. 회사 인턴으로 채용한 아론 버드가 모니시 파브라이의 2003년 시카고 투자자 연례총회에 참석한다는 말에 흥미를 느끼고 함께 참석했는데, 이 총회에서 감동을 먹은 스파이어는 뉴욕에 돌아온 다음 파브라이에게 평범한 (그 주에 보낸 10통 중의 1) 감사의 편지를 보냅니다.

 

파브라이는 총회 참석자 중 유일하게 감사 편지를 보내 온 스파이어에 대해 기억하게 되었고 6개월 후 회의 참석차 뉴욕 방문길에 저녁을 함께 할 수 있는지 묻게 됩니다. 2005 2 11일 파브라이와의 저녁 만찬은 스파이어로 하여금 투자는 물론 삶의 방식까지 변화하게 만드는 멘티와 멘토의 만남이 되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파브라이는 성공한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복제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면 충분하다는 지혜를 줍니다.

 

몇 달 후 두 번째 만남에서 파브라이는 스파이어에게 버핏과의 점심 경매에 함께 응찰하자고 합니다. 처음엔 점심 한끼에 너무 많은 돈을 쓸 수 없다며 거부하는데, 기부금을 받게 되는 자선단체의 성격과 덤으로 버핏과 점심을 함께 하는 것이며 이는 버핏의 가르침에 대해 감사할 기회라는 파브라이의 설득에 공감하고서 참가를 결정하지만 낮은 응찰액으로 인해 실패합니다.

 

다음 해 두 번째 응찰에서는 기필코 낙찰 받겠다는 파브라이의 의지에 겁을 먹은 스파이어는 자신이 부담할 수 있는 최고 금액을 제시하게 됩니다. 파브라이는 자신이 더 많은 부담을 갖겠다는 관대한 제안을 하면서 그를 안심시켰고 버핏과의 점심은 결국 $650,100에 낙찰 받게 됩니다.

 

점심 날짜는 2008 6 25. 책에서는 스파이어가 셋째 출산과 집 이사 등으로 들어갈 돈이 많다는 것 외엔 별다른 언급이 없지만 당시 미국 금융위기로 인해 증시 상황이 무척 어려울 때였으므로 스파이어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런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08년 한 해 아쿠아마린 펀드는 무려 46.7%의 손실을 입었거든요.

 

버핏과의 점심을 앞두고서 스파이어는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 보수구조가 버핏이나 기본 수수료 없이 수익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받는 파브라이 운용펀드에 비해 탐욕스럽다는 데 대해 고민하게 되고 -처음 펀드 보수체계를 만들 때 그랬듯이 고문 변호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본 수수료를 없애는 방식으로 보수체계를 수정합니다. 그리고 버핏에게 자랑했더니, 버핏은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들려줍니다. “당신이 특이한 방식으로 옳은 일을 하려 하면, 사람들은 항상 말릴 것입니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버핏이 들려 준 말씀..

- 외면적 평가가 아니라 항상 내면적 평가에 따라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 세상은 당신을 최상의 연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최악의 연인이 되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은 당신을 최악의 연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최상의 연인이 되고 싶습니까?

- 찰리와 나는 큰 부자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서두르지는 않았습니다. 수익률이 시장평균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고, 버는 돈이 쓰는 돈보다 많으며,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큰 부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 더 나은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 우리는 개선될 수밖에 없습니다.

- 내 나이가 되어서도 나를 좋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내 계좌에 돈이 아무리 많아도 내 인생은 완전히 실패입니다. 이것이 내 인생을 평가하는 궁극적인 기준입니다. -> 아내 수지에게서 배운 버핏이 말하는 <성공>의 정의입니다.

 

버핏과의 점심 6개월 뒤, 스파이어는 뉴욕을 벗어나 냉철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 곳으로 선택한 스위스로 이사하기로 마음 먹었고 2008년 금융위기를 어느 정도 훌륭하게 대응한 후 2009년 여름 취리히로 이사합니다. 나름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스파이어는 버핏과의 점심에서 버핏의 뛰어난 두뇌에 감탄합니다. 넘사벽을 깨달은 그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다고 합니다.

- 버핏과 경쟁하려 하지 말고 진정한 기회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것은 최고의 가이 스파이어가 되는 것이다. 버핏이 즐겨 말하는 오래된 농담이 떠올랐다. 바비 피셔(체스 선수)를 물리치는 방법은? 체스 이외의 게임을 하는 것이다.

 

버핏과의 점심 후 스파이어는 버핏과 파브라이를 더욱 모방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취리히의 사무실은 버핏의 사무실을 둘러본 경험을 바탕으로 배치하고 출퇴근 소요시간은 10~12분이 적당한 거리로 결정하고서 사무실을 구합니다.

 

스파이어는 개장 시간 중에는 주식 매매주문을 절대 하지 않는다. 경영진과 면담하지 않는다는 등 그의 경험을 통해 확립한 8가지 투자 원칙을 제시합니다. 저는 외람되지만- 적잖은 부분에서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일반 가치투자들이 받아들일 만한 투자 원칙은 존 템플턴, 피터 린치, 필립 피셔, 워렌 버핏 등의 대가들이 제시한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을 번역한 이건 님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고 언급한 11, 투자 점검목록, 즉 나름의 체크 목록을 작성하는 것은 투자 종목 결정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 투자 경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먹구구식 투자를 하는 저로선 자신만의 체크 목록의 필요성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이 책의 감수자인 신진오 님이 책 말미에 정리한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스파이어는 비교적 젊고 투자경력도 짧은 투자자로써 확실히 시장을 이기고 있는 성공한 투자자이긴 하지만 빼어나게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투자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독자로서 건질 것은 투자법이 아니라 실패와 변신과정을 통해 그가 얻은 교훈을 공유하는 데 있다는 신진오 님의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

 

<가치투자>는 단순히 유망종목을 선정하는 전략이 아니다. 워런 버핏의 인생이 보여주듯, 가치투자에는 <진정한 가치 추구>도 포함된다. , 직업적 성공, 사회적 지위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 모니시 파브라이와 워런 버핏이라는 걸출한 두 스승으로부터 배운 스파이어가 투자는 물론 삶의 방식까지 포괄하는 가치투자의 개념입니다.

 

책을 읽고서 느낀 점은 투자수익만을 쫓는 투자가 아닌 솔직한 대화가 통하는 친구와 돈 그 이상을 추구하는 목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투자는 즐거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가치투자가 최고라는 저의 평소 생각과 상당히 공감하는 내용이라 읽기가 편했습니다. 월급쟁이로서의 실질적 은퇴가 임박한 저로선 가정과 일정 거리를 두는 (10분 정도 통근거리) 일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또한 본업 소득보다 투자 소득이 많아지면 결과적으로 전업투자자가 되는 것이라는 감수자의 조언은 저로 하여금 은퇴는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다짐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뭔가 서두르는 듯한 저보다 훨씬 젊은 친구들에게 금언(金言)이 될 듯 합니다.

 

사족: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 앞서 보았는데, 감수자께서 [가치투자 실전 매뉴얼]이란 책에 가이 스파이어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보았습니다. 작년 9월에 저도 이 책을 읽고서 독후감까지 썼던 책이지만, 붕어 기억력은 가이 스파이어란 이름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통에 이 책을 읽기 전에 한 번 더 읽었습니다.

저자인 존 미하일레비치가 뛰어난 투자전문가 100명 이상을 인터뷰해서 만든 이 책 곳곳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저자는 버핏, 파브라이와 함께 스파이어에 대해 솔직하고 투명한 투자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국제 투자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음이 특이한데,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 투자 범위를 넓혀준 한 가지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늘 찾게 되는 가치투자자에 있어 촉매에 대한 스파이어의 언급이 당연하면서 적절한 조언이라 생각되어 옮깁니다.

가치 그 자체가 촉매입니다. 그 종목이 싼 것은 이 종목은 절대 상승하지 않을 거야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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