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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가 들려주는 제시 리버모어
리처드 스미튼 지음, 정재호(부자아빠) 엮음, 김병록 옮김 / 새빛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부자아빠가 들려주는 제시 리버모어
World’s Greatest Stock Trader in 2001
- 지은이: 리차드 스미튼 Richard Smitten
- 옮긴이: 김병록 – 편저자: 정재호(부자아빠)
- 출판사: 애빗/ 2013-05-15/ 272쪽/ \14,000
저자는 어릴 때 아버지가 들려 준 제시 리버모어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서 리버모어에 관한 책 2권을 찾아 읽게 됩니다. 그리고 이 위대한 인물에 대해 개인사 등 부족함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2년 동안 준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저 역시 저자가 읽었다는 에드윈 르페브르의 [월스트리트의 주식투자 바이블: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과 리버모어가 아들의 권유를 받고 저술했다는 [주식 매매하는 법]을 읽으면서 느꼈던 모자람이었는데, 이 책 덕분에 궁금증은 거의 해소 되었습니다.
직감에 의한 추세 매매로 한 시대를 풍미한 제시 리버모어는 1907년과 1929년 대공황 때 대박을 터뜨림으로써 큰곰으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특히 1907년 위기 때는 JP 모건의 협조 요청을 받아들여 공매도 물량을 정리함으로써 당시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거물이었습니다.
1877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수학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던 리버모어는 농부로 만들려는 아버지를 뿌리치고 도시로 나온 후 화려한 생활을 영위하다 투자실패와 고질병인 우울증의 영향으로 1940년 권총 자살로 63년의 찐한 인생을 마감합니다.
추세매매로 성공과 파산을 넘나들었고 자살한 투기꾼으로 좋은 평판을 얻지 못하고 있는(?) 리버모어지만 그의 삶을 더듬어 보노라면 배울 점이 많은, 반면교사로서만이 아니라 타산지석으로 삼기에도 충분한 투자가 혹은 투기꾼이라고 하겠습니다.
책은 그의 전기이라고 할 수 있는 <1부, 리버모어의 인생역정>과 투자 활동을 다룬 <2부, 리버모어의 투자기법>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4세 때 어머니가 마련해 준 5달러를 갖고서 보스톤으로 나온 리버모어는 증권회사에 취직합니다. 그 곳에서 시세를 공부하던 중 15세 때 친구와 함께 투자한 US스틸에서 며칠 만에 3달러를 벌면서 투자를 시작합니다. 리버모어는 집을 나온 지 2년이 지난 16세 때, 이미 천 달러 이상을 벌게 되는데, 이 때 집에 가서 어머니께 500달러를 돌려드립니다.
몇 번의 파산과 재기를 거치게 되는 리버모어는 백만 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서 파산신청을 하기도 하는데, 거래하던 증권사에선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리버모어는 자신이 자란 뉴잉글랜드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빚 지고는 못산다’는 정신에 따라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갚습니다.
1918년 41세 때 18세의 도로시 웬트와 재혼한 리버모어는 1919년 첫 아들 제시 주니어, 1923년 둘째 아들 폴을 낳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둘째 아들 폴 및 음독 자살한 첫 아들 제시 주니어의 두 번째 부인 패트리샤와 인터뷰를 하였다고 합니다.
1932년 도로시와 이혼한 리버모어는 1933년 38세의 헤리엇과 결혼합니다. 헤리엇은 당시 5번째 결혼이었는데, 끔찍하게도 전 남편 4명은 모두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헤리엇이 네브라스카 오마하에서 양조회사를 소유한 귀족 가문 출신이라고 소개하는데, 저는 생뚱맞게 워렌 버핏이 생각나더군요^^
1934년 파산신청을 한 다음 비교적 어렵게 살아가게 되는데, 1940년 3월 장남 제시의 권유에 의해 [주식투자기법: How to Trade in Stocks]를 저술합니다. 그리고 1940년 11월 28일 VIP 대우를 받고 있던 셔리네덜란드 호텔 휴대품보관소 의자에 앉아서 권총으로 자살합니다. 꽤 많이 알려진 그의 유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하는 니나에게, 이제는 견딜 수가 없소. 모든 것들이 악화되고 있소. 이제는 더 이상 싸울 수가 없을 것 같구려. 지쳐서 더 이상 계속할 수가 없소. 이게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소. 나는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소. 나는 실패작이라오. 미안하오. 하지만 이게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오.”
그의 투자 기법은 한 마디로 ‘추세매매’라고 불립니다. 특히 약세장에 강했는데, 몇 차례의 실패를 경험하면서 투자신탁에 별도 자금을 맡기는 등 나름 파산에 대해 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업 내용을 보지 않고 오로지 추세와 감으로 투자했다지만 그의 언행을 보면 가치투자를 지향한다는 제가 보기에도 배울 점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글 몇 쪽을 옮깁니다.
- 다수와 반대로 배팅하라: 시장의 추세가 크게 방향을 트는 초기단계에서는 대다수의 의견을 거슬러가야 한다. 다수는 언제나 현존하는 시장의 거대한 모멘텀에 강한 유혹을 받고 있다. 따라서 정작 큰 흐름의 변곡점에서는 군중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반대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리버모어가 대박을 터뜨린 것은 항상 이런 시기였다.
- 큰손 이론: 대중은 엘리트로 구성된 집단이 어떤 주식을 '진정한 가치'보다 훨씬 아래로 끌고 내려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주식의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절대적으로 싼값'을 만들기 위해 주식을 혹독하게 몰아붙여 '진정한 가치' 이하로 끌어내리는 일련의 슈퍼 트레이더, 슈퍼 투기자, 슈퍼 자본가가 있을 것이라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힌다. 대중은 그 와중에도 똑똑한 사람들이 끼어들어 그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다. <뉴욕타임즈 기고문 – 자신의 공매도에 대한 비난이 극도에 달했을 때>
- 시간 그리고 돈: 시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라. 시간은 돈이 아니다. 돈도 쉬어야 할 때가 있다. 시간은 시간이고 돈은 돈이다. 명민한 투기꾼들은 항상 시장에 발을 담가놓고 있지 않는다. 전액 현금만 보유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기다리다 보면 쉬고 있던 돈들이 다시 활동을 개시해야 할 적절한 환경이 찾아온다. 시장의 방향이 불분명해 보인다면 보다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려라. 이것이 바로 대박을 터뜨리는 비결이다. 인내, 인내, 인내만이 성공으로 가는 열쇠다. 절대 서두르지 마라.
- 희망은 탐욕: 투기꾼의 사전에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없다. 주가가 이러저러하게 되길 바라는 것이야말로 진짜 도박이다. 만약 포지션을 계속 보유해야 할 적절하고 결정적인 이유가 없다면 좀더 논리적인 포지션으로 옮겨 타라. 희망은 탐욕의 또 다른 이름이다.
- 시장: 주식시장에서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투자자만 계속 물갈이될 뿐이다. 새로운 투자자들은 1907년이나 1029년의 대공황과 같은 큰 주기에 대한 금융적인 기억력이 없다. 직접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충격이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것이지만 시장에게는 낯선 것이 아니다.
어떻습니까? 가치투자가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별로 어색하지 않지 않을 것 같은데요. 리버모어가 평생 화두로 삼았다는 세 가지 테마를 옮기는 것으로 즐거웠던 리버모어 읽기를 마무리합니다.
1. 타이밍: 포커를 칠 때 언제 죽을지를 알아야 하는 것처럼, 투기꾼은 언제 시장에 들어가고 나올지를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2. 자금관리: 현금이 없는 투기꾼은 창고에 물건이 하나도 없는 상점주인과 같다. 종자돈이 없는 투기꾼은 다음해 봄에 농사지을 씨앗이 없는 농부와 같다. 현금은 투기꾼의 생명줄이고 가장 믿을 만한 친구다. 현금이 없으면 기회도 업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밑천을 지켜라.
3. 감정조절: 매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전에 먼저 간단명료한 매매전략을 수립해두어야 한다. 모든 투기꾼들은 주식시장에서 투기를 감행하기 전에 지능적인 전술을 구상해두어야 하고, 자신의 성향에 맞도록 그 전술을 다듬어놓아야 한다. 투기꾼에게 있어 가장 큰 과제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성, 논리 그리고 순수 경제학이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이 아니다. 주식시장은 시간이 흘러도 절대 변하지 않는 인간본성에 의해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