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영학 콘서트 - 복잡한 세상을 지배하는 경영학의 힘
장영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3월
평점 :
경영학 콘서트 in 2010
- 지은이: 장 영재
-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3716 쪽 / \13,800
제약, 병원 또는 식품 관련 직업을 꿈꾸면서 이과를 선택했던 큰 아이가 결국 성적 등의 이유로 대학 전공은 아빠가 원하던 경영학을 택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가 못내 서운했었는데, 중간고사까지 치른 지금 아이는 매일처럼 하는 전화통화에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으며 아빠 생각대로 전공을 바꾼 것이 정말 잘 한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론 부담이 됩니다.
스무 날쯤 전 어느 날 아이가 느닷없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빠, 현대경영학이 뭐에요?” “어……” 어영부영 했던 대답은,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굳이 얘기하자면, 경영학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빠의 무지를 깨쳐주려는 듯, 며칠 후 아침 출근길에 켜놓은 라디오에서 이 책을 만났습니다. MIT 공학박사이면서 경영학석사이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기획/경영분야에서 근무하는 저자의 이력이 이채로웠고 항공료가 어쩌고 하는 대담 내용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회사 도착하자말자 책 주문을 넣었습니다. 같은 방송에서도 언급되었고, 꽤나 유명했지만 읽기를 미뤄두었던 [경제학 콘서트]까지 함께 주문했습니다.
저자는 경제학이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해석이라면, 경영학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제시하는 학문이라고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조금은 어렵고 또는 생소한 경제/경영학의 전문 용어들을 현실에서 일어나는 현상/개선 사례 등을 통해 쉽게 이해하거나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항공요금, 호텔 객실요금, 지역에 따라 다른 전공서적 책값 체계를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느끼는 가치에 따라 그 가격을 책정하거나 비즈니스 운영을 달리하는 경영기업인, ‘수익경영(Revenue Management)’ 이에 앞서 도입된 ‘수익관리’란 용어가 그랬고
수익경영의 이론을 제공하는
* Perishable asset (소멸성 자산): 비행기, 영화관 좌석처럼 시간의 구속을 받는 자산
* Segmentation(고객선별): 취향이나 구매 성향 등에 기초해서 고객을 나누는 방식
* CRM(고객관계관리):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과 관련된 자료를 분석해서 세일즈, 마케팅 그리고 기업의 전체 전략과 운영의 기초를 마련하고 평가하는 방법/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이 처음부터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저자는 기존 비디오 대여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블록버스터’가 인터넷을 활용하며 등장한 ‘넷플릭스’에 의해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개인 맞춤형 영화 추천 기능’ 등을 통해 ‘집단지성’ 나아가 자체 진화하는 인공지능을 설명합니다.
위키피디아가 브리태니커를 무너뜨리고 ‘아마존닷컴’이 ‘반스앤노블’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구글 등이 기존의 광고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방송/신문 등의 큰 적수가 되었고 이제 시장을 야금야금 먹어 들어가고 있는 것은 뉴스도 아님을 이해하게 됩니다.
* 집단지성 Collective Intelligence: 각 개인의 지식과 판단이 수많은 다른 개인들과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지성 이상의 집단적 통찰력과 사고를 창출한다
2009 년 오바마 정부에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노후차량 보상 프로그램’이 예상과 달리 배정된 예산이 초기에 바닥나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정책 기획자들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겠지만, 검색의 왕, 구글은 이미 이런 상황을 예측하였음을 보여줍니다.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보았던, ‘예지의 과학(Predictive Science)’입니다.
* Decision Theory 의사결정학: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
피터 번스타인은 그의 저서 [위험, 기회, 미래가 공존하는 리스크 Against the Gods]라는 책에서 리스크를 인류의 과거와 현대를 가르는 기준점으로 제시하는데, 신대륙이 발견되는 르네상스 시기라고 합니다. 이때부터 신의 권한이었던, ‘선택과 결정’이 인간의 의지에 따라 미래가 바뀔 수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고 따라서, 불확실성은 인간이 도전하고 정복해야 하는 하나의 과제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17 세기 수학자 파스칼은 확률에 의해 신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차라리 믿으면 안 믿었을 때, 지옥에 떨어지는 위험을 덜 수 있으므로 믿는 것이 낫겠다는 약간은 우스운 결론을 내린 것이 이때입니다. 저 역시 어릴 때, 누군가 하던 이 말에 겁을 먹고 교회에 몇 번 갔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이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은 베르누이, 가우스 등의 수학자들에 의해 이론으로 발전해오다 실생활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20 세기 들어 프랑스 수학자 바실리에의 ‘옵션 Option’을 시작으로 저 유명한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포트폴리오 이론의 ‘마코위츠’가 나타나면서 빠른 발전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반도체 생산업체 중에서 생산성이 가장 뒤 떨어졌던 삼성전자가 실천적인 학자이며 취미가 재즈 피아니스트인 미 버클리대 로버트 리치먼 교수의 팀(정확하게는 그의 컨설팅 회사)의 대기이론(Queueing Theory)을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갖춘 기업으로 바뀌는 과정은 적잖은 흥분을 느꼈습니다.
삼성전자의 성공사례와 달리 HP의 생산관리에서 나타나는 Lean System 도입에 따른 문제와 재고이론 부분은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재고를 우리 몸의 지방과 같은 것으로 적당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점은 쉬운 표현이었지만, 실제 흐름에서의 설명과정은 책 읽는 내내 느낀 제 얉은 지식의 한계로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월드컵 때 가짜 티셔츠는 불티나게 팔렸지만 정품 티셔츠 판매관련 업체는 즉시 조달 및 향후 악성 재고 등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상품이 생산되고 유통되어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되는 전 과정을 연결시켜 운영 관리하는 ‘공급사슬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덧붙여 ‘유령주문’이라는 재미있는 용어도 함께 배웠습니다.
현대경영학은 2 차 세계대전 때, 참여했던 수학자에 의해 기원하였고 MIT에 설립된 운영연구센터에서 발전하였음을 설명합니다. 자신의 전공으로 직장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에서 원가절감에 큰 기여를 한 이론인,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계획하는 수학적 방식, 선형계획법(Linear Programming)을 보여줍니다.
마코위츠, 윌리엄 샤프 등 13 명의 노벨 경제학 수상자들의 선형계획법에 관한 저술 내용을 표로 보여주면서 이 이론이 현대경영학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설명합니다. 컴퓨터의 발달로 인해 수학-경영-컴퓨터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경영이 바야흐로 과학이 되는 경영과학의 탄생 과정을 설명합니다.
우주왕복선 통제에서 볼 수 있었던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의사결정 기법을 기업의 의사결정과정에 이용하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 BI)와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데이터 웨어하우스(Data Warehouse)를 통해 현대경영에서 활용되는 사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LTCM은 천재들이 완벽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던, 컨버전스 트레이딩(Convergence Trading) 방식은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투자 모델이라고 생각했고 한 동안 성공적으로 잘 나갔지만, 공식에서 빠뜨린 ‘시장의 두려움과 패닉’이 1998 년 당시 세계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2008 년 세계를 강타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퀀트들이 수학적으로 주택담보부 증권이란 상품을 고안할 때, ‘인간의 탐욕’을 빼놓은 결과였음을 사례를 들어 설명합니다.
저자는 의도가 훌륭해도 과정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경영학은 넓은 의미에서 현실 세계에서 내가 원하는 목표를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의사결정과 행동방식이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만나는 다양한 현상의 본질을 수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능력은 제게 있어 내세에서나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은 어려운 일임을 자각하게 되었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부분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저는 미래를 위한 저축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관련 책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투자와 전혀 관련 없는 소설류에서조차 투자와의 연관성을 찾는 저를 보게 됩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제가 생각하게 된 것은, 평소 투자 기업에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던 경영자/오너에 대한 평가항목에 한 가지를 더 얹기로 했습니다.
이왕이면 수학자라면 좋겠고 MBA 과정에 수학이 강화되고 있다니, MBA라면 차선책은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 가치에 비해 엄청 저평가된 기업을 발견하고서 기왕의 오너가 퇴임하고 2 세가 취임할 때까지 투자를 미룬 경우도 있었는데, 막연했던 제 생각이, 한 가지 이유에서 확신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 딸에게 지난 번에 했던 궁색한 답변을 보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영아, 현대경영(학)은 과학이라는구나. 전통적인 의미의 경영(학)이 인문적이었다면 현대경영(학)은 분석과 계산이 필요한 과학적 요소가 중요하다고 하네. 아빠의 지식과 이해력으로는 온전히 내용을 전달할 수 없는 이 책을 네가 읽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면 앞으로 4 년 전공과정을 공부하는 동안 좋은 길잡이가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