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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버튼 G. 맬킬 지음, 이건.김홍식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 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in 2007
- 지은이: 버튼 G. 맬킬 Burton G. Malkiel
- 옮긴이: 이 건 / 김 홍식
- 출판사: 국일증권경제연구소 /509 쪽 / \23,000
지난 여름에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를 읽으면서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당시’역발상 투자’를 읽을 때는 이 책 읽기를 끝내면 바로 봐야지 했었는데, 이제야 읽게 되었습니다. 저로선 해를 넘기지 않은 것이 다행입니다.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에서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비판합니다. 그래서 역발상 투자가 가능한 것이고 이를 통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공감했습니다.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매수한 후 제 가치가 가격에 반영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제가 추구하는 가치투자와 상통하는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정보가 시장에 즉시 반영된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은 제가 졸면서 들었던 대학강의에서 조차 의구심을 가졌던 이론이라 굳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었습니다. 그렇지만 역발상 투자의 드레먼 등 많은 가치투자자들이 씹어 댄 효율적 시장가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책으로써 강력 추천된 이 책은 읽고 싶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석좌교수인 저자는 뛰어난 경제학자이면서 경제학자답지 않게 투자에서도 성공한 분입니다. 저자 자신이 1 부 1 장에서 강조합니다. 자신의 말을 믿어 달라는 말씀인데, 저는 믿어주기로 했습니다. 1973 년에 처음 쓴 이 책을 저자는 7 번째 개정한 2007 년판까지 35 년 동안 보완하면서 개정판을 냈습니다. 책임감이 있는 분입니다. 더구나 말에 거침이 없습니다. 대단한 사기꾼이 아니라면 떳떳하다는 뜻이겠지요. 프린스턴 대학의 석좌교수라면 사기꾼은 아닐 테니, 믿을만하지 않겠습니까?
서문에서 저자는 ‘투자자는 개별 종목을 사고 팔거나 적극적 운용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인덱스펀드에 장기 투자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고 합니다. 짧은 이 문장 하나가 509 쪽에 이르는 제법 두툼한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한 부제로 붙인다면 어울릴 말로 언급한, ‘느리지만 확실하게 부자가 되는 책’, 역시 사족으로 하고 싶었던 말이 될 것 같습니다.
미래의 주가 움직임을 알 수 없다는 ‘랜덤 워크’로 대표되는 ‘효율적 시장가설’과 대비되는 두 가지 투자이론으로 가치투자자들이 지향하는 방법인 ‘견고한 토대이론’과 기술적 분석으로 대표되는 ‘공중누각 이론’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두 가지 투자이론에 대한 설명과 한계를 설파하며 가장 훌륭한 투자방법은 ‘인덱스펀드’라고 합니다.
지수 상승률 보다 꾸준하게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준 펀드가 거의 없음을 통계자료로 제시합니다. 사실 ‘인덱스 펀드’가 어떤 투자 방법보다 좋다는 것은 워렌 버핏까지 인정하고 적극 권한만큼, 좀 지루할 망정, 이제 거부감을 가질 분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
10 장, 행태재무론에서 우리가 가장 힘들어하는 ‘손실혐오’에 대해 그 이론적 기초를 볼 수 있었습니다. 손실에서 얻는 고통이 이익에서 얻는 기쁨의 2.5 배라는 결론을 얻었다는데요. 즉, 백만 원 손실은 백만 원 이익보다 2.5 배 고통스럽다는 뜻입니다. 제가 같은 금액의 손실과 이익에 대해 동등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 저는 보통 사람에 비해 2.5 배나 간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가치투자자의 대부 벤저민 그레이엄께서 1976 년 죽기 직전에 ‘파이낸셜 에널리스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효율적 시장학파를 지지한다는 충격적인 말씀을 했다고 합니다. 그레이엄과 도드의 책이 처음 출간되던 40 년 전에는 이 방법으로 보상받을 수 있었지만 그 동안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상황이라 하겠지만, 이후 워렌 버핏이나 템플턴 등의 뛰어난 운용실적을 보면, 그레이엄이 혼미해진 상태에서의 실수였으리라 감히 간주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4 부, 실용적인 투자 가이드 편에선 랜덤워크 투자자를 위한 지침서 등 투자자를 위한 갖은 방법을 일러줍니다. 투자의 재미 등의 이유로 직접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를 위해 종목 선정 원칙을 알려줍니다. 제게 해당되는 내용이라 옮겨 적습니다.
1. 적어도 향후 5년간은 평균 이상의 이익 성장률을 꾸준히 이어갈 만한 회사들로 매수 종목을 국한하라.
2. 합리적으로 산출한 견고한 토대 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지 말라.
3. 투자자들이 공중누각을 지을 만큼 성장 스토리가 그럴듯한 주식을 사는 것도 도움이 된다.
4. 가능한 한 매매 빈도를 줄여라.
천천히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써 인덱스 펀드 투자를 권하는 저자는 잦은 매매에 따른 과다한 수수료 비용과 투자수익 실현에 따른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숱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주식형 펀드 가입에 따른 높은 수수료는 문제가 되겠지만,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책 내용을 그대로 적용/이해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본업에 충실하면서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써 주식투자를 생각하는 투자가나 간접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인덱스펀드’가 맘 편히 여유 자금을 불려나가기에 가장 좋은 방법임은 확신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훌륭한 길잡이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기본적 분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투자의 대가들이 한결같이 ‘인덱스펀드’를 권한다는 점에서 비록 저자는 견고한 투자이론이라며 한계를 지적했지만, 효율적 시장가설은 시기와 개별 종목 각각의 문제는 있겠지만, 결국 ‘가치는 가격에 수렴한다’는 대전제에 귀결하였다고 봅니다.
며칠 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저녁에 집에서 컴퓨터 할 시간을 내지 못해서, 후기 작성이 늦었습니다. 그 동안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고 있는데, 이 책 첫 장에서 유태인인 아인슈타인은 ‘인격신을 믿지 않는다’는 등 종교를 부인했다는 이유로 신학자들로부터 난타를 당하고 있습니다. 유명인의 명성과 영향력 때문이겠지만, 이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곳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투자관련 책에서도 어김없이 그의 명언으로 두각을 나타내는데, 이 책에서도 인용되는 귀한 글귀를 옮기면서 이만 줄입니다.
“복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학적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