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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 대중에 역행하여 시장을 이긴 드레먼의 투자전략
데이비드 드레먼 지음, 이건.김홍식 옮김 / 흐름출판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Contrarian Investment Strategies in the Next Generation in 1998
- 지은이: 데이비드 드레먼 David Dreman / 이 건, 김홍식 옮김
- 출판사: 흐름출판 / 685 쪽 / \26,000
책 서두에 나오는 옮긴이인 이 건의 ‘옮긴이의 말’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 상당 부분을 짐작/이해 할 수 있습니다. 옮긴이는 좋은 투자 서적의 조건으로 두 가지를 꼽습니다. 저자의 자격과 저자가 신념을 담아 쓴 책이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책은 충분히 그 조건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 책을 읽기 전에 버튼 맬키엘의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를 추천합니다. 검색해 봤는데, 옮긴이가 이 책의 번역자와 같더군요. 번역자의 자신감과 함께 약간의 거만함을 느꼈는데요. 아마도 경영학 석사이면서 주식 펀드매니저이고 다른 재테크 서적의 저자이기도 한 옮긴이의 화려한 이력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를 잘 이해한 번역자의 수고 덕분에 상당히 부피가 두꺼운 책이었지만 읽어나가는 데는 별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또한 독자인 제 성향과 상당 부분 공감이 가는 저작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 몇 번이나 ‘그래, 바로 그거야!’ 하는 소리를 질렀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시장에서 최악의 주식이라면서 소외 받고 있는, 저PER, 저PBR, 저PCR, 저PDR 주식을 사서 장기간 보유하면 시장에서 최고의 주식으로 평가 받는 주식을 보유했을 때보다 월등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현재 최고의 주식으로 평가 받는 주식들은 과거 화려한 상승률을 보였던 시기가 있었음을 확인하는 ‘달의 뒤편’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화려함을 확인하고 먼저 매수하기가 지극히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역발상 투자’가 가장 좋은 투자 방법임을 강조합니다.
익히 알려진 시장의 광기에 의해 벌어진 많은 사건과 함께 마녀 사냥 등 터무니 없는 일들이 얼마나 널리 오랜 세월 벌어졌었는지 많은 사례를 들면서 대중의 어리석음을 질타합니다. 저자의 엄청난 독서량과 해박한 지식, 뛰어난 역사 인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투자 방식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차트 분석법, 채권이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안전자산 개념 등을 들먹이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우리 가치투자자의 고전인 그레이엄의 기본적 분석법까지 잘못된 투자방식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성장주 수익을 끝까지 챙기지 못한다는 것과 당시 채권 수익과 비교하면서 나온 이론이라는 한계로 인해 지금의 투자방법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것입니다. 이는 제 이해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 일정 부분은 무시하기로 하였습니다.
한편, 저자가 역발상 투자라는 개념 자체가 저PER 등 기본적 분석에 근거를 두고 있음으로 판단할 때, 기존 투자 방법들을 비판하느라, 지나치게 나간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매도 보고서가 없다는 얘기들을 심심찮게 보게 되는데, 이는 저자가 활동하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옳은 매도 추천보고서가 나왔더라도 결과는 해고이고 우수한 분석가로 발탁된다는 것이 분석 능력보다는 영업력이라는 것에서 공감의 웃음을 짓게 하였습니다.
예외 없이 나오는 펀드에 맡겼을 때의 못난 수익률과 이번 삼성전자 2 분기 실적공시와 관련해서 비웃음을 받았던 우리나라 분석가들의 엉터리 예측력이 미국에서는 일상적인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발상 투자가 성공할 수 있는 근거로 저자는 ‘사건 유발’과 ‘사건 강화’를 말합니다.
* 사건 유발: 인기 주식에 대한 부정적 서프라이즈의 경우 주가는 하락한다. 비인기 주식에 대한 긍정적 서프라이즈의 경우 주가는 크게 뛰어오른다.
* 사건 강화: 인기 주식에 대한 긍정적 서프라이즈의 경우 주가는 시장과 보조를 맞추는 정도에 그친다. 비인기 주식에 대한 부정적 서프라이즈의 경우 주가는 미약한 영향을 미칠 뿐이다.
-> 사건 유발의 두 가지 유형이 사건 강화보다 주가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저자의 자산운용사가 적용하는 역발상 투자 방법: 저PER 기법을 핵심 전략으로 사용하면서 나머지 세 가지(PBR/PCR/PDR) 역발상 전략을 폭넓게 사용.
* 주식 매도 시점:
- 역발상 투자가 주식의 매입/매도 시점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 주식을 매입할 때, 매도기준을 정한 후 기준에 도달하면 이를 악물고 기운을 내어 주식을 매도한다.
- 어떤 주식의 장기적 관점에서 기본이 크게 악화되는 경우 그 주식을 즉시 매도해야 한다.
* 악수를 두지 않는 방법: 가만히 있으면 된다.
과잉반응은 시장에서 가장 예측하기 쉬운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 당신이 악재에 타격 받은 주식을 좋아한다면 잠시 옆으로 비켜서서 기다리는 편이 유리하다. 십중팔구 다음 90 일 동안 더 싸게 살 기회가 많이 있을 것이다.
위기 상황일 때 엄습해오는 불안과 의혹은 정말 떨쳐버리기 힘든 일이다.
- 공황을 유발하고 공황 상태를 지속시키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코앞에 닥친 위험에 꼼짝없이 걸려들었다는 느낌이다.
- 사람들은 코앞에 위험이 닥친 것으로 보고 곧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느낀다. 공황상태에 빠지면 도피 본능을 억제하는 능력이 완전히 무너진다. 자신을 구하려는 강렬한 욕구가 분출되면서 자기 통제력은 공포에 짓눌린 채 발휘되지 못하고 극도로 자기 중심적인 행동으로 치닫는다.
- 모든 위기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투자자들의 지나친 과잉반응으로 인해 주가가 날카롭게 떨어지는 현상이다.
저자는 어떤 자산에 대한 투자보다 주식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높다고 누누이 강조합니다.
- 귀금속 가격은 주가만큼 오르지 못한다 – 이유는 생산활동에 활용되는 회사의 자산은 물가상승에 맞춰서 더 높은 명목금액의 이익을 계속 만들어내지만, 귀금속은 장롱 안에 가만히 있기 때문이다.
- 제 2 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투자환경은 완전히 변했다. 과거 어느 시기를 보더라도 물가상승률을 공제한 수익률에서 주식은 재무부 장기채권과 단기증권을 앞질렀다.
광기의 특징:
1) 가격이 실제 가치를 이탈해 과도하게 높아졌다
2) 1980 년대 부동산 거품처럼 수십만 명의 군중들이 돈을 벌어준다는 투자 개념을 한꺼번에 확신했다
3) 실제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실종됐다
금융투기의 일반적인 원리 4 가지
1) 한 순간에 실현될 듯한 순간적인 부가 떨쳐버리기 힘든 이미지로 출현하고 그 주위에 군중이 몰려든다
2) 새로운 사회적 실재가 만들어진다. 사람들의 생각이 하나로 수렴하면서 마침내 ‘사실’로 둔갑한다
3) 군중의 의식 속에 자리 잡은 이미지가 갑자기 돌변해, 과잉 확신이 불안으로 바뀐다. 잔뜩 부풀어 오른 거품이 터지면서 공황이 뒤따른다
4) 투자자 집단을 형성하는 우리는 과거의 실수에서 배우지 못한다. 거품 때마다 벌어지는 현상은 거의 똑 같지만, 우리 눈에는 매번 다른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역발상 투자원칙으로 책 말미에 무려 41 개의 투자원칙을 제시하는데요. 이는 책 중간 중간에 나와있는 문맥과 대비시켜가면서 이해했을 때, 그 원칙을 충분히 활용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종 자신감 넘치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면서 때로는 지나친 주장이 아닐까 갸우뚱하면서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많은 상황을 제시하느라 책 부피가 너무 두꺼운 것이 아닐까 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재미난 표현과 훌륭한 번역(제가 판단할 수준은 아니지만, 문장의 흐름이 매끄러웠습니다) 덕분에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알려진 고전과는 좀 다른,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또 하나의 필독서로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